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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봉스님의 안면암 일기} 허허 지명 대종사님 『그것만 내려 놓으라』법문집에서, 「고정관념의 상 지워야 여래가 나타난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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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2건 조회 75회 작성일 25-09-02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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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관념의 상 지워야 여래가 나타난다」(1)

 

   짙은 병색의 50대 후반 여성이 상담을 청해왔다. 여러 병원을 전전하며 수차례 검진을 받았는데 신체적으로는 아무런 이상이 없단다. 하지만 실제로는 기운이 없다. 오래 서 있을 수도 없다. 항상 피곤해서 누워야 한다. 본인에게 원인을 물었다. 몇 년 간 손자를 보살피면서 답답함에도 불구하고 참고 지냈더니 갑자기 드러눕게 되었다고 한다. “손자를 보면 귀엽고 심심하지 않을 터인데 왜 답답함을 느끼나요? ”라고 다시 물었다. 그러자 그녀는 “어린애에게는 큰소리를 치거나 화를 낼 수 없잖아요?”라고 답했다.

 

   그 말을 듣고 나는 가슴이 뜨끔했다. 어린이에게는 무조건 부드럽고 자비로운 말씨와 태도로 대한다는 “애기 보살핌 신조”에 감탄하고 존경심이 생겼다. 아울러 나 자신을 돌아보지 않을 수 없었다. 수행자는 모름지기 사람들을 부처님처럼 공경해야 하는데, 나는 그렇게 못해왔기 때문이다. 가깝다고 생각되는 마음 여린 분들에게 큰소리를 치거나 화를 내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저 무조건 친절의 원칙을 지키는 일이 대단히 어렵고 감사하기는 하지만, 몸에 이상이 올 정도로 답답함을 느꼈다면 뭔가 문제가 있다.

 

   어떤 집착의 무거운 짐을 고단하게 품고 있었던 것이 분명하다. 아무리 아기를 보살피는 일이 중요하다고 하더라도, 아기와 보호자가 다 같이 살아야 한다. 아기만 좋고 보호자가 병들면 되겠는가.

 

   왜 답답한가? 왜 괴로운가? 인연에 따라 나는 산 정상 높은 곳에 서 있을 수 있고, 바다가 낮은 곳에 있을 수도 있다. 사무실에서 컴퓨터로 일할 수도 있고, 논밭에서 괭이를 들고 일할 수도 있다. 현재 서 있는 위치의 차이를 분별해서 매달리면 나는 괴로워진다.

 

   높은 자리에 있는 이는 떨어질까 불안해지고, 낮은 자리에 있는 이는 오르지 못해서 속상해 할 것이다. 반드시 높은 빌딩 속의 사무실이 좋거나 낮은 땅의 농장이 나쁘지 않은데도 말이다. 내가 “혼자서 어떤 일을 하는 것이 한심하다”거나 “다른 이들은 저렇게 활달하게 잘 사는데”라는 생각을 지어놓고 그것에 매달릴 때, 나는 스스로 내가 만든 우리에 갇히게 된다. 공연히 패자에 끼어들고 한쪽 편에 빠지니 답답하고 괴로울 수밖에 없지 않은가.  


-죄송합니다만, 내일 또 이어 게시봉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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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오늘의 부처님 말씀]

“ 진리를 보는 사람은 마치 횃불을 들고

  캄캄한 방에 들어간 것과 같아서 어둠은 꼭 사라지고 온 방안이 밝아진다. ”

                                                                    <사십이장경>


당신의 미래는 당신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에 달려 있다.

                                                              - 마하트마 간디

나는 실패한 적이 없다. 그저 작동하지 않는 10,000가지 방법을 발견했을 뿐이다.

                                                                              - 토마스 에디슨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윤병예 합장

원영님의 댓글

원영 작성일

지혜의  눈으로  바라보는  판단

  판단하지 않는다는 것은  무조건  받아들이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멈추고  살피는 것입니다.  한  걸음  느리게, 한  걸음  더 깊이,
  한 걸음 가볍게.
  그렇게  걷다  보면  판단은  차츰  지혜와  자비로  바뀌고,
  우리  마음은  더  넓어지고  부드러워질  것입니다.

                          일면 스님  ㅡ행복한  빈손ㅡ    9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