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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봉스님의 안면암 일기} 허허 지명 대종사님 『그것만 내려 놓으라』법문집에서, 「천도와 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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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4건 조회 81회 작성일 25-09-04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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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도와 수행」(1)

 


   고은 시인의 작품 가운데 장충식이라는 시가 있다. 아버지의 사망 후, 사업을 이어받은 아들이 자기 아버지로부터 배신당한 이, 버림받은 이, 망한 이, 손해 본 이,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받은 이, 마침내 아버지와 원수가 된 이를 십여 년 수소문해 찾아다니며 아버지 대신 참회하고, 힘닿는 대로 보상하고, 용서를 구한다. 그러고 나니 아버지가 꿈에 밝은 표정으로 콧노래를 부르며 나타나서, "이제 나 구만리장천 훨훨 날아다니게 되었구나"라고 말한다. 아 버지와 아들은 생사를 뛰어넘는 한 줄기로, 아버지를 사는 아들이 되기도 하고, 아들을 사는 아버지가 되기도 한다는 내용이다.

 

   '보통사람' 으로 살다가 죽은 가족이 누구에게나 있다. 보통사람은

알게 모르게 크고 작은 업을 짓는다. 남을 속이기도 하고, 해치기도 한다. 빚을 갚지 않아 남음 망치는 사람도 있다. 반대로 억울하게 죽은 사람도 있다. 교통사고를 비롯해서 갖가지 뜻밖의 사고로 목숨을 일은 이들도 있다. 모든 죽음에는 크고 작은 '한'이 남게 마련이다.

 

   그 시에서의 훌륭한 아들은 아버지가 생전에 남에게 끼친 손해를 보상하고 참회하고 용서를 구했다. 그러나 나는 그만큼 훌륭하지도 알고, 여유롭지도 않다. 조상으로부터 손해 본 사람들을 낱낱이 찾아 다닐 엄두도 나지 않는다. 또 나의 조상이 한을 품었다고 해서 세상에 있는 시기, 질투, 증오, 모함, 속임을 다 없앨 수도 없다. 일체의 질병과 사고를 없앨 수도 없다. 원수진 사람이 있다고 해서 무협소설의 주인공처럼 칼을 들고 찾아다닐 수도 없다. 한마디로 내 조상의 빛과 한을 다 알 수도 없고, 안다고 하더라도 그것들을 속 시원하게 풀어줄 수가 없다.

 

   못난 내가 지금 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어떤 것이 있을까. 내 조상의 잘못을 구체적으로 알아낼 수는 없지만, 몸과 입과 뜻으로 지은 죄의 범주에 속하는 것은 분명하다. 죽이고, 훔치고, 삿된 음행을 한 죄는 몸의 죄에 속하고, 거짓말, 아침, 이간질, 욕설, 험담은 입의 죄에 속한다.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은 뜻의 죄에 속한다.

- 죄송합니다만, 내일 또 이어 게시봉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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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오늘의 부처님 말씀]

“ 지혜로운 사람은 듣기 위해 몸을 굽히고,

  도를 닦는 이도 귀를 기울이니, 많이 들음으로써 지혜를 쌓기 위함이다. ”

                                                                                  <법구경>

 
태도는 사소한 것이지만, 그것이 만드는 차이는 엄청나다.

즉 어떤 마음을 갖느냐가 어떤 일을 하느냐보다 더 큰 가치를 만들 수 있다.
                                                                                -윈스턴 처칠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윤병예 합장

원영님의 댓글

원영 작성일

물결편지

                  고영

  버드나무  냇가에  앉아
  물결  하나  접어
  그대에게  편지를  쓰네

  냇물  속에는
  글자처럼  몰려다니는
  은빛  송사리  떼

  머릿속에는
  송사리  떼처럼  몰려다니는
  그대  생각

  물결 하나 접어
  그대에게
  짧은  편지를  쓰네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석원영 보살님!

고영 시인님의

창의성이 대단하십니다.

어떻게 물결 하나 접어

그대에게 짧은 편지를 쓰다니 . . .


소중한 댓글 항상 늘 감사드립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윤병예 합장

원영님의 댓글

원영 작성일

돌아가신
부인에 대한 시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