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봉 스님의 안면암 일기 } : 안면암 바닷가의 평화로운 설경(雪景), 82. 깨닫지 못하고 깨달았다고 하는 바라이 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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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2건 조회 171회 작성일 25-01-08 08:45본문
82. 깨닫지 못하고 깨달았다고 하는 바라이 죄(사정품) 2
부처님은 수행자가 큰 깨달음을 얻지 못했으면서도 도를 얻었다고 말하면 바라이 죄가 된다고 한다. 거짓말을 하더라도 작은 거짓말과 큰 거짓말이 있다. 작은 거짓말은 일상생활에서 사실과 달리 꾸며서 말하는 것이고 큰 거짓말은 자신이 깨달음을 얻지 못했으면서도 깨달음을 얻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작은 거짓말은 피해가 적지만 큰 거짓말은 불법을 해치고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준다.
그래서 불교에서는 도를 얻지 못했으면서도 도를 얻었다고 주장하는 이에 대해서 사회의 재판 제도로 말하면 사형에 해당하는 바라이 죄를 범한 것으로 여긴다.
우리들은 길을 잃고 헤매는 사람들과 같다. 도를 얻은 사람은 목적지로 가는 길을 아는 사람과 같다. 가령 우리가 찾기 어려운 집을 찾아간다고 할 경우 그 지역에 대해서 전혀 아는 바가 없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자기가 길을 잘 안다고 주장한다면 상대를 모르는 우리는 그 사람에게 의지해서 길을 찾으려고 할 것이다. 그러나 길을 모르는 사람이 길을 잃은 사람을 바로 안내할 수는 없다는 것은 너무도 뻔한 일이다. 길을 잃은 사람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 것이다. 깨닫지 못했으면서도 깨달았다고 주장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갈 길을 잡지 못하고 방황하는 사람들의 인생을 뒤죽박죽으로 만들 것이다. 길을 잃고 집을 못 찾는 것이야 하루의 일로 끝나지만 인생의 방향을 잘못 잡는 것은 일생의 그르침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도를 이루지 못하고 도를 이루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승단으로부터 용서받지 못하고 추방당하는 바라이 죄가 된다.
- 죄송합니다만, 내일 또 이어 게시봉사하겠습니다.
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 오늘의 부처님 말씀 }
“ 사람이 만일 좋은 일을 했다면 거듭거듭 그것을 되풀이 하게 하라.
그 좋은 일 속에서 기쁨을 느끼게 하라.
그 기쁨은 바로 그대 자신의 그 착한 행위의 보답이다. ”
<법구경>
[ 선시(禪詩) ]
*** 석지현 스님의 선시집에서 ( 현암사)
<병들어 서재에 앉아>
병들어 오랫동안 방에만 앉아 있으니
찬 기운 두려워 문밖을 못 나가네
"봄이 간다'는 동자아이의 말에
놀라 일어나 산을 보니 푸른 잎이 시들고 있네.
病裡書帳
抱疾經年長打坐 御寒惟恐出門遊 兒童忽報春光盡 驚起看山綠葉稠
포질경년장타와 접한유공출문유 아동홀보춘광진 경기간산록엽조
=출전 소요당집
### 주
ㆍ서헌(書): 서재의 창문.
·타좌(打坐): 앉아 있다.
겁(㥘): 두려워하다.
해설
산에서 사는 사람의 정서를 무리없이 표현한 작품이다.
1구와 2구의 일상적인 발상이 문득 3구에 와서 한 번 굽이치더니
마지막 구절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윤병예 합장
정광월 합장님의 댓글
정광월 합장 작성일
서시
김민부
나는 때때로 죽음과 조우한다
조락한 가랑잎
여자의 손톱에 빛나는 햇살
찻집의 조롱 속에 갇혀 있는 새의
눈망울
그 눈망울 속에 얽혀 있는 가느디
가는 핏발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의 창문에
퍼덕이는 빨래...
죽음은 그렇게 내게로 온다
어떤 날은 숨 쉴 때마다 괴로웠다
죽음은 내 영혼에 때를 묻히고
간다
그래서 내 영혼은 늘 정결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