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봉스님의 안면암 일기} 83. 대승의 바다에 불성이 있어 (사정품 3) 3
페이지 정보
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4건 조회 175회 작성일 25-01-14 09:14본문
83. 대승의 바다에 불성이 있어 (사정품 3) 3
우주와 내가 구별되지 않는 우주적인 나라고 하거나 불성이 있다고 해서 그것이 바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 즉 최고의 지혜를 이룬 부처와 같은 것은 아니라고 한다. 불성은 부처가 될 가능성이요, 부처는 수행을 통해서 불성을 개발한 것이다. 불성을 씨앗이라고 한다면 부처는 꽃과 열매라고 할 수 있다. 씨앗이 있다고 해서 그것이 그대로 꽃과 열매가 되는 것은 아니다. 불성이 있다는 이유를 내세워서 자기가 부처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바라이 죄를 범한 것이라고 한다.
금이 아무리 땅속에 묻혀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캐내서 제련하지 않으면 금을 얻을 수가 없다. 부뚜막에 있는 소금도 집어 넣어야 짜다 는 속담이 있다. 소금이 옆에 있는 것과 소금을 집어 넣어 간을 맞추는 것은 분명히 다르다. 불성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불성을 닦아서 부처를 뽑아 내지 않으면 미혹 속에 잠겨진 불성은 소용이 없다는 것 이다.
한국불교의 큰 병폐 가운데 하나는 '성불하십시오'라고 인사는 잘 하면서 실제로 성불하겠다는 의욕은 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문제는 여론 조사기관에 의뢰해서 설문조사를 벌일 사안은 아니기 때문에 어떤 단체나 개인이 한국불교도들의 부처가 되겠다는 의식에 관해서 공식적으로 조사해 본 바는 없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대화해 본 바에 의하면 불교도들 가운데 금생에 기어이 부처를 이루겠다고 다짐하는 분은 많지 않다. 자신이 부처가 되리라고 생각하거나 또는 상대가 부처가 될 것이라고 믿지도 않으면서 입으로만 '성불하십시오'라거나 ' 성불하십시다'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는 말이다. 부처님께서 우리의 마 음을 아신다면 걱정하실 것이다. 마음에 없는 말을 형식적으로 내뱉기 때문이다.
- 죄송합니다만, 내일 또 이어 게시봉사하겠습니다.
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 오늘의 부처님 말씀 }
“ 꽃향기는 바람에 거슬려 오르지 못한다.
그러나 착한 사람에 대한 칭찬은 바람을 거슬러 세상에 흘러 전해진다.”
<법구경>
[선시(禪詩)]
*** 석지현 스님의 선시집에서 ( 현암사)
<말을 채찍질해 옛 성을 지나가네>
-한산
말을 채찍질해 옛 성을 지나가네
허물어진 저 모습 나그네 마음 흔드네
높고 낮은 성 위의 낮은 담이며 크고 작은 옛 무덤뿐이네
스스로 흔들리는 외로운 다북쑥의 그림자
길이 울리는 무덤 곁의 바람 소리
슬프다. 어찌 모두 이런 풍경뿐인가
오래 두고 남을 이름 하나 없네.
驅馬度荒城
구마도황성
驅馬度荒城 荒城動客情 高低舊雉堞 大小古墳塋
구마도황성 황성동객정 고저구치첩 대소고분영 自振孤蓬影 長凝拱木聲 所嘆皆俗骨 仙史更無名
자진고봉영 장응공목성 소탄개속골 선사갱무명
=출전 한산시
### 주
ㆍ구마(驅馬): 말을 몰다.
ㆍ도(度): 물 같은 곳을 '건너가다'. 여기서는 '지나가다'.
-황성(城): 허물어진 옛 성.
- 치첩(雉堞): 성 위에 낮게 쌓은 담.
-고분영(古墳塋): 옛 무덤,
봉(蓬): 다북쑥, 쑥의 한 가지.
공목성(拱木聲): 무덤가의 나무 바람 소리.
선사(仙史): 신선의 역사를 기록한 책, 여기서는 '불로장생'을 의미 한다.
• 해설
가을날 당신은 낙엽 한 장이 되어보십시오.
그리하여 가장 깊은 곳에서 당신의 모습과 만나십시오.
아아, 거기에는 백골의 싸늘함만이 뒹굴 뿐입니다.
저 긴 무덤의 행렬은 무엇을 말하는 것입니까.
그것은 결국 미래의 내 모습인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무덤은 결코 내가 가야 할 곳이 아닌 걸로 천년의 삶을 꿈꾸고 있습니다.
여기서 비극이 싹트는 것 입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윤병예 합장
정광월 합장님의 댓글
정광월 합장 작성일
푸른 애인
정호승
푸른 하늘 아래 너는 있다
푸른 하늘 끝 그 어딘가에 너는 있다
나는 오늘도 사는 일과 죽는 일이 부끄러워
비 오는 날의 멧새처럼 너를 기다려도
너는 언제나 가랑비처럼 왔다가 사라진다
푸른 땅 아래 너는 있다
푸른 땅 끝 그 무덤 속에 너는 있다
사는 것이 죄인 나에게
내가 산다는 것이
죄의 대가를 치르는 것인 이 밤에
너는 언제나 감자꽃처럼 피었다 진다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정광월 보살님!
푸르름은 청빈과 희망의 상징으로 느껴집니다.
시인님이 사는 것이 죄인 나에게 라고 하셨는데
왜 맑은 시인님께서 사신을 죄인처럼 묘사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소중한 댓글 항상 늘 감사드립니다.
윤병예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