ȸ

{ 설봉 스님의 안면암 일기 } 78. 의의불의어(依義不依語)(사의품 7) 4

페이지 정보

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3건 조회 169회 작성일 24-12-20 19:06

본문



5ed9cf7e26fb859421fb524ba4b0ba40_1700725845_412.jpg



0720fa0f7f060784acaed3814a7c68d2_1700520412_5397.jpg

 


78. 의의불의어(依義不依語)(사의품 7) 4

 

부처님이 아무리 물질 세계가 주는 재물·권리·명예·애욕 같은 것에서 참다운 행복을 얻을 수 없다고 말씀하더라도 우리는 그 말을 건성으로 듣게 된다. 물질 세계라는 산마루를 넘은 저 열반 세계의 행복은 간단하게 이론적으로 이해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질 세계에 대해서 철저하게 무상을 느끼거나 일반 세계에 대한 확철대오(廓徹大悟)가 있어야만 항상한 법신의 세계를 짐작할 수 있다. 우리가 물질 세계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한 《열반경》의 가르침은 귓가만 스치고 지나가고 말 것이다. 얼굴을 스치는 바람결과 다름없이 될 것이다.

 

  의의불의어 즉 뜻에 의지하고 말에 의지하지 말라는 말을 법신상주의 세계를 확실하게 믿고 열반 세계의 반대인 물질 세계에는 의지하지 말라는 뜻으로 이해하는 것이 <열반경>에서 의도하는 것이지만 우리는 이 말을 광범위한 뜻으로 해석하고 사용할 수도 있다. 먼저 양쪽 의 옳고 그름을 가릴 때 뜻에 의지하고 말에 의지하지 않는 것을 생각해 보자. 가령 친하게 지내던 두 사람이 어떤 사안에 대해서 자기 주장을 하면서 말다툼을 벌인다고 치자. 사람 사이에서 말다툼은 흔히 있는 일이다. 그런데 당초에 두 사람이 주장하던 내용에 집중하지 않고 설전을 주고받으면서 말하는 방법이 잘못되었다는 문제로 옮아가는 현상을 자주 볼 수 있다. 상대방이 옳은 주장을 할 경우 그 주장이 옳다면 그것을 인정하고 설전을 끝내면 되겠는데 상대의 주장은 옳지만 그것을 주장하는 방법이 잘못되었다고 시비를 하게 된다. 주장하는 방법의 옳고 그름을 따지다가 중간에 다른 허점이 생기면 다시 그것을 공격한다. 이런 식으로 설전을 벌이다 보면 마침내 어떤 문제로 설전을 벌였는지조차 알 수 없게 된다. 뜻에 의지하고 말에 의지하지 말라는 말은 어떤 주제를 문제로 삼았을 경우 그 주제에만 집중하고 중간 과정의 말에 끄달리지 말라는 뜻으로 풀이할 수도 있다.


- 죄송합니다만, 내일 또 이어 게시봉사하겠습니다.




a76fb3d592629321f954ee101c3638c8_1734688995_198.jpg

a76fb3d592629321f954ee101c3638c8_1734688997_0207.jpg

a76fb3d592629321f954ee101c3638c8_1734688999_2657.jpg

a76fb3d592629321f954ee101c3638c8_1734689001_4674.jpg

a76fb3d592629321f954ee101c3638c8_1734689004_356.jpg
 


 

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 오늘의 부처님 말씀 }

“ 욕심이 적은 사람은

  남의 비위를 맞추고자 아부할 일도 없고

  갖가지 욕망에 끌려다닐 일도 없다. ”

                                                                                  < 유교경 >

선시(禪詩)


*** 석지현 스님의 선시집에서 ( 현암사)

< 준상인에게, 둘 >

 -  매월당 김시습

 
지팡이 날리며 날리며 가노니

온산 가득 송홧가루 날리네

문전마다 밥을 빌면서

다 떨어진 누더기 한 벌로 몸을 감쌌네

마음은 저 흐르는 물과 같고

몸은 저 조각구름에 맡겨버렸네

이 강산 다 누비고 마음눈이 밝아진 후에

우담바라꽃 피면 내 돌아오리라.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윤병예 합장

원만행님의 댓글

원만행 작성일

생사속에서  생사를초월하고    생사없는도리를    있는그대로  행하는것    본래없는것은    열반만 있다 .  늘 있는그대로  열반이다  .진리의  큰불을  밝힐수있는  !    염라대왕도      부처님제자다  .  모든  사물과 부딫치는것에서  눈을뜨고  진리를 찿는다  . 오늘은동지  작은설이라고  불우리기도  하는    나이는  한살  숫자로  올라가고  진리는  다욱  밝아지시기  바랍니다  .  번뇌망상속에  화두 챙기며 마음을  정  심  으로  두손 모읍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석원영님의 댓글

석원영 작성일

달  보드레

                이아영

  밤 아홉 시가 열  시로  가고  있는
  강북구청 사거리
  건널목이 신호등을 기다린다

  잔설 남은 인수봉과  백운대 사잇길
  새하얀 보름달이  인수봉  머리  위로
  새색시  맵시처럼  걸어 나온다

  신호등이  바뀌자
  어서 건너 오라 손짓하는
  눈앞에  달 보드레  카페

  어젯밤 꿈 섶에  나타나시어
  생손 앓는  손가락  행주치마에  감추고
  이슬 머금은  연잎처럼
  내 이마  씻어  주시던 어머니

  달 보드레 문 앞에
  망부석 되어
  알파성이  뜰  때까지  기다리신다

          제9회 불교문예작가상
                불교문예  겨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