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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봉 스님의 안면암 일기 } 75. 본래의 계는 있다(사의품 4)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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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2건 조회 168회 작성일 24-12-06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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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본래의 계는 있다(사의품 4) 끝

 

   대승불교에는 큰 약점이 있다. 마치 헤겔의 변증법에서 정반합을 끊임없이 반복해 올라가서 참으로 바른 것을 찾듯이 부처님 법에서도 어떤 고정된 이상을 두지 않고 끊임없이 더 높은 이상을 향해서 올라 가는 장점이 있기는 하지만 만약 어떤 사람이 이와 같이 터놓은 점을 개인의 허물을 합리화하는 데 악용한다면 그런 사람에 대해서 대승불교는 손쓰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미혹에 쌓인 개인의 업에 의해서 계행을 파하고는 정법을 보호하기 위해서 방편으로 계행을 파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을 경우 대승불교는 그런 사람을 처리하기가 곤란 하다는 것이다.

 

   방편으로 계행을 파한 사람이 참회의 목욕물로 본래 지니고 있던 계를 되살리는 문제가 있다. 불교의 기본정신에서 보면 설사 방편으로 처음 파한 것이 아니라 자기 봉제가 무너짐으로써 계율을 파했다고 하더라도 참회하면 잘못은 녹아 없어진다. 계율에 정해진 죄목 가운데 는 참회로 용서되는 것과 용서되지 않는 것이 있다. 계율은 승단이라 는 조직의 질서를 잡기 위한 것이고 종교적 또는 철학적인 입장에서 보면 참회한 사람은 반드시 용서받을 수 있다. 물론 그 용서가 금생 내에 이루어질 수도 있고 오랜 억겁의 생을 거쳐야만 하기도 하지만 참회할 경우 모든 죄가 용서된다는 원칙만은 분명히 서 있다.

 

   좋은 일을 성취하고 뽐내면서 으스대는 사람과 나쁜 일을 했으나 겸손하게 뉘우치는 사람이 있을 경우 앞으로 잘될 가능성이 더 많은 폭은 나쁜 일을 저질렀지만 잘못을 깨닫고 참회하는 사람이다. 모든 방면에서 어떤 성취를 이루었다고 해서 자만하는 사람은 세간·출세간을 막론하고 잘못된 길로 빠질 확률이 더 많다. 그런데 참회하면 용서된다고 해서 참회를 미루고 계속해서 잘못을 저지르면 안 된다. 연장된 참회는 불순한 것이 된다. 잘못을 깨닫는 순간 바로 그 자리에서 참회하는 것이 정법의 불도라는 큰 길로 들어서는 힘이 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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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 오늘의 부처님 말씀 }

“ 만약 물이 항상 있다면 우물이 무슨 소용이 있으랴.

  만약 욕심이 전혀 없다면 무엇을 바라고 무엇을 구하리. ”

                                                                        < 소부경전 >

*** 석지현 스님의 선시집에서 ( 현암사)

[ 선시 禪詩 ]

< 그 얼굴 빛을 뿌려 >

-  작가미상

달은 은하수에 갈려 점차 둥글어지고

그 소박한 얼굴에서 빛을 뿌려 온 누리를 비추네

원숭이들 어깨동무하고 달그림자 건지나

달은 본래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았네.


無題
무제

月曆銀漢轉成圓 素面舒光照大千 連臂山山空捉影 孤輪本不落青天
월마은한전성원 소면서광조대천 연비산산공착영 고환본불학정원

= 출전 석문의범

### 주

은한(銀滿): 은하수.

소면(素面): 화장 따위를 하지 않은 얼굴, 여기서는 '둥근 달'을 뜻 한다.

·대천(大千): 삼천대천세계(三千大千世界), 우주,

·연비(連臂): 물에 빠진 달을 건지려고 팔에 팔을 잡고 늘어선 원숭이 들의 형용.

산산(山山): 산원(山猿), 즉 원숭이.

고륜(孤輪): 외로이 떠 있는 달. 마치 바퀴 같다고 해서 륜(輪) 자를 썼다.

·청천(靑天): 하늘 또는 푸른 하늘, 맑은 하늘.


      • 해설

'연야달다(演若達多)'라는 사람이 있었다. 어느 날 거울을 보았다. 아니, 거울 속에 자기의 얼굴이 있지 않은가. 연야달다는 놀랐다. 자기의 목이 그만 거울 속에 들어가버린 것이었다. 그리하여 연야달다는 미친 듯이 울부짖으며 거리를 헤맸다. "내 목이 없어졌다. 내 목이 없어졌다!" 연야달다의 처절한 외침이 거리마다 울려퍼졌다. 드디어 그는 미쳐버렸다. 그렇게 수년이 흘러갔다. 연야달다는 어느 현 자(賢者)를 만났다. 자신의 머리가 없어진 게 아니라 단지 거울 속에 비쳤을 뿐임을 깨달았다.

그렇다. 연야달다는 바로 우리 자신이다. 이 우주의 모든 현상이, 그 현상을 지배하는 법칙이 바로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여기로부터 비롯되는데, 우리는 먼 곳만을 찾아 헤매고 있다. 하느님, 하느님을 찾고 부처님, 부처님을 찾고 있다. 찾는 그 마음이 바로 그 자체인 줄은 까맣게 모르고 있다. 두 번 죽었다가 다섯 번 깨어나도 알지 못 한다. 여기 물에 빠진 달을 건지려고 어깨 건 원숭이들은 무엇인가, 바로 우리 자신이다. 나를 버리고 밖에서 열쇠를 찾아 허덕이는 나 자신이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윤병예 합장

석원영님의 댓글

석원영 작성일

그대 그리운 날엔

                강신자

  보고 싶다는
  말  한마디가

  내 안에 있는
  또 하나의 나를
  흔들어  놓는
  볕  가지런한  아침

  그대 그리운 마음으로
  찻물을  끓인다

  주전자 속에
  그리움 한 웅큼 넣고
  불을 지피면

  내 마음 찻물에 녹아
  운무처럼
  사방에  흩어진다

  그리움의  향기
  백  리를 가고

  그리운 그대
  천년을  건너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