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봉 스님의 안면암 일기 } 72. 바른 법과 네 종류의 사람(사의품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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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3건 조회 189회 작성일 24-11-16 08:01본문
72. 바른 법과 네 종류의 사람(사의품 1) 3
부처님은 무서운 번뇌를 물리치는 방법을 무서운 짐승을 물리치는 방법으로 비유해서 설명하신다. 호랑이나 사자가 산중의 왕으로서 무섭기는 하지만, 용은 더욱 무섭다. 만약 흉포한 왕이 성질을 부리고 악을 쓰면 모든 짐승들이 겁을 내고 달아난다. 일단 용이 무섭더라는 이미지가 머리 속에 입력되면 용의 형상만을 보아도 짐승들은 벌벌 떨게 된다. 그런데 어떤 도인이 모든 짐승들이 무서워하는 호랑이 사자를 비롯해서 용을 항복받고, 그것들에게 심부름을 시킨다면 모든 짐승들은 도인을 보기만 해도 그에게 굴복하고 도인의 말을 따르게 된다.
이 비유에서 소승의 성문은 흉포한 용을 무서워하는 호랑이나 사자와 같고 흉포한 용은 마왕 파순과도 같다고 한다. 그러나 대승을 배우는 사람은 호랑이나 용처럼 무섭게 설치는 번뇌에 대해서 두려운 생각을 내지 않는다. 사람들이 그것들을 무서워하는 것을 보고는 방편으로 마군을 항복시키고 그것들을 타고 다니기까지 하는 것을 보여 준 다. 그러면 소승 성문들이 무서운 마군도 무너지는 것을 보고는 더 이상 번뇌에 대해 두려운 생각을 하지 않고 대승법을 믿어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우리는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조계사 개혁 운동을 기억하고 있다. 총무원에서 약 7개월 동안 머무른 후 산으로 다시 들어간 스님으로부터 소감을 들은 적이 있다. 스님은 총무원에 있어 보니 사찰의 주지나 권력의 문제가 너무 강하게 부각되어 마치 총무원의 모든 일이 권력이나 직책을 조정하는 곳처럼 생각될 정도라는 것이었다. 사람이 모이는 곳에는 조직이 있게 마련이고 조직이 있는 곳에는 힘의 문제가 대두되기 마련이다. 승속을 막론하고 모든 단체에는 힘의 기울기를 조절하는 문제를 피할 수가 없다.
- 죄송합니다만, 내일 또 이어 게시봉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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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 오늘의 부처님 말씀 }
“ 모든 행(行) 가운데 인욕행(忍辱行)이 최고이니,
인(忍)이 없으면 행(行)(육바라밀의 행)을 성취하지 못한다. ”
< 신화엄경론 >
[ 선시 禪詩 ]
못을 거닐며
- 진각 혜심
미풍이 솔바람을 깨우자 고요하고 청정한 슬픔이 이네
마음 물결 위에 달빛이 어려 맑고 맑아 티끌이 없네
보고 듣는 것이 너무나도 상쾌하여 시를 읊으며 홀로 배회하네
시흥(詩興)이 다하여 조용히 앉으면 내 마음은 차가워 불 꺼진 재와 같네.
池上偶吟 지상우음
微風引松籟 肅肅清且哀皎月落心波澄澄淨無埃
미풍인송뢰 숙숙청차에 교원락심과 징징정무애
見聞殊爽快 嘯咏獨徘徊 興盡却靜坐心寒如死灰
견문수상쾌 소영독배회 홍진각정좌 심한여사회
출전 『무의자시집,
# 주
·송뢰(松籟): 솔바람.
·숙숙(肅肅):소소(蕭蕭)와 같은 뜻. 바람이 부는 소리, 고요한 모양.
·소영(嘯味): 읊조리다. (시를) 읊다.
• 해설 - 석지현 스님
작품 전반에 걸쳐 전혀 무리가 없고 고운 숨결이 흐르듯, 그렇게 예쁜 작품이다.
서리 기운 스미는 마음결 위에 동양이 가질 수 있는 최상의 적멸이 있다.
외로움이 뭔지. 그걸 일러주는 듯한 암시가 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윤병예 합장
석원영님의 댓글
석원영 작성일
저녁의 포옹
지영환
싸늘해진 노을을. 안아 주는 단풍들
가지와 가지를 안고 핀 꽃들
꽃이 피는 동안 바람을 안아 주는 새들
흐느끼면서 살랑거리는 바람들
흘러가는 법만 익힌 냇물을 안아 주는
조약돌들
거슬러 가야 올라가야 하는 연어를
안아 주는 물들
산다는 것은 포옹이다.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석원영 보살님!
인간의 포옹만 알고 있었던 제가 너무 어리석고 부끄럽습니다.
모든 포옹들이 아름답고 간절하지만,
첫 연
'싸늘해진 노을을 안아 주는 단풍들'이
저에게는
요즘에 가장 심각하게 다가오는 포옹입니다.
소중한 댓글 항상 감사드립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윤병예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