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봉 스님의 안면암 일기 72. 바른 법과 네 종류의 사람(사의품 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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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1건 조회 190회 작성일 24-11-17 08:28본문
72. 바른 법과 네 종류의 사람(사의품 1) 4
그런데 조직에서의 힘이라는 것이 무엇일까. 넓은 의미에서 명예가 아닐까. 권력이나 재력을 누리고 휘두르는 것도 넓게 보면 일종의 명예를 누리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에게서 명예를 누리고자 하는 욕구는 대단히 강렬하다. 춥고 배고파서 명예를 누리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존경을 받고 싶어하는 본능이 세 차게 꿈틀거리기 때문이다. 부처님이 흉포한 용이 겁을 준다고 한 것 은 바로 인간의 마음에 있는 명예의 본능이 용트림하는 것을 나타내 는 것이다. 사람들은 그 본능을 만나서 어찌할 바를 모른다. 생각으로는 명예를 누리는 것이 부질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막상 자기 일로 당하게 되면 그 본능 앞에 무릎을 끓고 만다. 어떤 이는 본능의 문제점을 의식하면서 굴복당하기도 하고 다른 이는 잘못된 것인지도 모르고 그냥 본능을 따라간다. 마치 고양이 앞에 쥐가 꼼짝하지 못하는 것과 같고 사자 앞에 토끼가 맥을 못 쓰는 것과 같다.
사람들이 본능의 욕망에 굴복하고 있을 때 분연히 일어나서 그 욕망을 꺾는 사람이 있다면 사람들은 그것을 보고 자기도 시도해 보겠 다는 의욕과 용기를 얻게 될 것이다. 욕심 없이 검박하게 사는 모범을 보이는 인물로 세상 사람들은 태국의 잠롱 시장을 꼽고 있다. 요즘에 는 부총리가 되었다고 들었지만 방콕 시장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그 분은 관직에 있으면서도 나라로부터 나오는 차량이나 호화공관 같은 것을 모두 사양하고 빈민굴에서 생활한다고 한다. 또 자기가 받는 월 급은 모두 자선기관에 보낸다고 한다. 이렇게 살기는 어렵다. 요즘에 는 재래식 화장실에서 변을 보기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필자가 살고 있는 절은 환경 문제 때문에 재래식 화장실을 이용하고 있는데 사찰을 방문하는 사람들 가운데는 재래식 화장실에 대해서 불평하는 이들이 있다. 이런 때에 태국 수도의 시장직·당수직·부총리직에 있는 사람이 빈민굴에 산다는 것은 세상 사람들에게 검박하게 사는 길을 충격적인 행동으로 보이는 셈이다.
- 죄송합니다만, 내일 또 이어 게시봉사하겠습니다.
[ 빨간, 붉은 동백꽃의 꽃말 : 애타는 사랑, 열정 ]
11월 7일,
안면암 초이레 용왕법회일에
진여화 총무님과 함께 참배했을 때에는
두 눈을 부릅뜨고
동백나무마다 일일이 찾아 봐도
보여 주지 않았던 동백꽃이
드디어
한결같은 고마운 독자님들께
아름다운 자태를 한 송이씩 수줍게 보여 드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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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 오늘의 부처님 말씀 }
“ 이 세상에 탐욕있는 사람들은 갖가지 그릇된 생각을 하니,
만일 탐욕을 항복 받으면 그야말로 욕심을 버린 사람이다. ”
< 담마빠다 >
[ 선시 禪詩 ] = 석지현 스님의 선시집에서 ( 현암사 출판)
{ 靜 }
1. 정적 - 산집 고요한 밤
< 거문고 소리 들으며 >
청허 휴정
눈인 듯 고운 손 어지러이 움직이니 가락은 끝났으나 정은 남았네 가을 강은 거울빛을 열어서 푸른 산봉우리들 그려내네.
過邸舍聞琴
과저사문금
白雪亂纖手曲终情未終秋江開鏡色畫出數青峯 백설난섬수 곡종정미종 추강개경색 화출수청봉
출전 청허당집
# 주
·저사(邸舍): 여관, 여인숙.
·섬수(纖手): 섬섬옥수, 가냘프고 고운 여자의 손, 미인의 손.
·경색(鏡色): 고요한 수면을 거울에 비유했다.
• 해설
옛이야기 한 토막이 저 먼 기억의 바다에서 꼬리를 치며 깜박거리고 있다.
"옛날도 오랜 옛날,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에 강원도 어느 고을에 한 원님이 있었다. 원의 딸과 원의 머슴의 아들이 사랑을 하게 되었다. 이를 안 원은 화가 머리끝까지 뻗쳐서 산속의 굴 깊이 이 두 '연 놈'을 오랫줄에 묶어 가뒀다. 두 남녀는 묶인 채 둘이 하나가 되어 죽었다. 이후 이 고을에 새로 부임해 오는 윈은 모조리 눈이 멀어버리는 것이었다."
인간에게 있어서 사랑이란 먼 마음과 마음이 서로 비추임을 말한 다. 이 그리움 빛은 몸이라는 구체적인 모습으로 결합되어 비로소 완전한 것이 된다. 이 육신의 결합은 동시에 두 영혼의 결합이다. 이를 자각하지 못할 때 인간의 문명은 '눈먼 문명'이 된다. 육신은 사랑을 담는 그릇이지만, 일단 사랑의 결합일 때 몸은 몸이기에 앞서 본질적인 것의 가장 따뜻한 표현이다.
아아, 2구를 보라. 얼마나 멋진가.
"가락은 끝났으나 정은 남았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윤병예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