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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봉 스님의 안면암 일기 } 74. 방편으로 파계한 이는 공경해야(사의품 3)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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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4건 조회 249회 작성일 24-12-01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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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방편으로 파계한 이는 공경해야(사의품 3) 끝

불법을 펴는 데는 방편이 중요하다. 팔만 사천의 법문이 있는 이유는 팔만 사천의 다른 근기가 있기 때문이다. 중생의 근기를 생각하지 않고 내 원칙에 따라서만 포교를 하겠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남을 위하겠다는 생각을 내는 사람이 아니라 자기 원칙에 따라 살겠다는 사람이다. 물론 좋은 방향으로 세운 자기 원칙을 지키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훌륭하기는 하지만 대승 보살도의 정신은 사람들을 구하는 것이다. 자기가 옳다는 것을 내세워서 배짱을 부리려는 것이 아니다. 중생들에게 불심을 심어 주기 위해서는 자기의 원칙을 굽히고 중생들과 같이 어울릴 수 있어야 한다.

중생에게 접근하는 길이 어찌 담배를 피우고 술을 마시는 일만 있겠는가. 중생이란 참다움보다는 거짓에 가깝고 선보다는 악에 가깝기 때문에 가지가지의 거짓과 악을 저지름으로써 사람들에게 접근할 수도 있다. 부처님은 이런 사람에게 예배와 공양을 올리라고 가르치신다. 악을 저지른다고 해서 무조건 배척하지 말라고 하신다. 물론 조건이 있다. 존경해야 할 상대가 중생을 구하고 중생에게 다가가기 위한 방편으로 악을 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방편을 악용해서 자신이나 남의 죄악을 합리화하려고 해서는 절대 안 될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