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봉 스님의 안면암 일기 } 69. 해탈의 특징 2(사상품 18)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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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4건 조회 217회 작성일 24-10-31 08:33본문
시간을 많이 나눌 수록 돈독해지는 도반님들과의 우정
초이레 용왕 법회를 맞이하여
하루 전날 강남 고속 터니널에서 진여화 총무님과 함께
11시 5분 고속버스를 타고 2시간 반 후
안면읍에 내렸습니다.
저는 몰랐었지만
윤 보덕월 보살님께서 우리를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커다란 파란 비닐 봉투에는제가 좋아하는 짤막짤막한
크기의 연한 열무가 수북히 담겨 있었습니다.
윤 보덕월 보살님은 저와 같은 파평 윤씨 소정공파의 자손으로 족보 상으로 할머니 뻘 되시는 분이십니다.
우리는 간단히 요기를 하고 택시를 타고 안면암에 도착하니 천안의 허윤희 보살님께서 먼저 와 기다리고 계셨고,
법당에는 벌써 정성스럽게 괴인 과일들이 상단 신중단 영단에 차려져 있었습니다.
사무실에서는 설봉스님께서 컴퓨터를 하고 계셨고,
밀운행 보살님, 현주행 보살님, 유마심 보살님들이 우리들을 반가히 맞아 주셨습니다. 안면암 포교당에서 만날 때보다 더 마음이 따뜻해 집니다.
조실 큰스님 평소의 말씀 대로 저는 설봉스님께 3배를 올리려고 했지만 장소가 협소해서인지 젊잖게 더욱 거절하셨습니다.
저녁 5시 반,
무상화 보살님께서 차려 주시는 공양은 언제나 저의 입맛에
가장 잘 맞기 때문에 된장국을 두 그릇이나 먹었고 누룽지탕까지 배불리 먹었습니다.
공양 후
우리들은 부드러운 열무를 깨끗이 손질했습니다.
내일 법회 공양 때 드실 겉절이를 준비하시느라고 무상화 보살님과 보덕월 보살님께서 애쓰셨습니다.
설봉 스님께 법당에서 9시 경부터 몇 시간 정진하고 싶다고
총무님과 보덕월 보살님 두 분이 미리 말씀드렸습니다.
입동이 가까운 고즈녁한 산사의 밤은 어둠에 빨리 잠기므로 예정보다 빨리
밤 8시가 되자 보덕월 보살님, 총무님과 함께 법당에 올랐습니다.
천안에서 운전하고 오신 허보살님은 허리가 몹시 아프셔서 쉬기로 하셨습니다.
밤 기도는 저에게는 13년 전쯤 ㅇㅇ사에서의 단체 철야기도 이후
처음입니다.
보덕월 보살님께서 이끄는 대로 두 시간을 신명나게 기도하고 내려와 깊고 편안한 잠에 빠졌습니다.
총무님으로부터 보덕월 보살님의 돈독한 신심과
보살행에 대해 여러 번 들었었지만, 이번에 확실히 알게 된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총무님은 조실 큰스님께서도 보덕월 보살님을
지혜가 있다고 칭찬하셨다는 말씀을 또 다시 하셨습니다.
드디어 용왕 법회일 ,
법회가 시작되기 전
저는 바닷물이 빠진 갯벌을 장화를 신고 건너가 종종걸음으로
안면암과 부상탑 , 바다와 새 두두물물들을 부지런히 저의 스마트폰데 소중히 모셨습니다.
드디어
사시 예불 시간에
용왕법회 기도가 시작되었습니다.
모두가 다 잘들 아시다시피
교통 편이 좋지 않아 스무 분 남짓 법회에 참석하셨는데
천안에서 오신 다섯 분의 다정스럼 노보살님들은
건강이나 자태가 한결같으셨습니다.
불과 20여 일 전
독일의 소양자 보살님과 함께 안면암에 참배왔을 때보다 더욱 수승해지신 법체에서
나오는 설봉스님이 염불 소리는 우리들의 불심을 고양시켜 주셨습니다.
무량수전에서의 법회가 끝나고 용왕각에서의 법회 차례가 되었습니다.
아주 오랫만에 듣게 된 설봉스님의 힘찬 법고 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신명나게 들렸습니다.
10월 10일 <속리산 법주사 개산대재>에 참석할 때 고속버스 건너 편에서 앉아 계셨던
고재화 보살님, 김의분 보살님의 환하고 따뜻한 미소를 안면암에서 뵙게 되니
무척이나 반갑고 반가웠습니다.
공양간에서 맛깔스런 공양을 먹으면서 이런저런 얘기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총무님께서 유마심 보살님 일행이 상경하실 때
미리
우리도 편승하기를 부탁하셨다고 합니다.
207호 실에서 헤어지기가 아쉬운듯
보덕월 보살님께서 손수 키우시는 파로 파김치를 만들어 줄테니 고남의 댁으로 함께 가자고 권유하셨습니다.
총무님과 허보살님 저는 흔쾌히 따라 가기로 했고, 현주행 보살님께 보덕월 보살님 댁으로 가게 됐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얼마의 시간이 흐른 뒤
유마심 보살님으로부터 지금 곧 출발할 거라는 전화를 주셔서 감사하다며 다음 번에 신세지겠다는 말로 마음을 대신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법당에서 삼배씩을 하고
사무실의 밀운행 보살님께 작별인사를 하려고 하니
사무실 문과 방문이 잠겨 아쉽지만 그냥 내려 오게 되었습니다.
1시 반 경,
그리운 안면암을 뒤로 하고
우리는 허 보살님의 차로 편안히 앉아 윤 보덕월 보살님 댁으로 향했습니다.
바빠서 몇 시간만에
핸드폰을 열어 봤던 총무님은 곧장 부모님 같으셨던 큰언니(92세)께서
별세하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코로나 19 때문에 마음대로 병문안을 가지 못했던
총무님께서는 큰언니의 갑작스런 죽음에 깊은 슬픔과 회한에 빠져 계셨습니다.
경제력으로 여유가 있으셨고
불심이 돈독하셨다던 큰언니께서는 총무님을 물심양면으로 크게 써포트하셨다고 그분에 대한 사랑과 존경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허보살님, 보덕월 보살님, 나중에 다시 만난 서현씨
우리들은 다음 만남을 기대하며 아쉬운 이별을 하게 되었고 총무님과 저는
2시반 고속버스로 상경하게 되었습니다.
삼가 고인의 왕생 극락을 기원드립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용왕각에서의 법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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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기애애한 공양간
항상 조왕신과 설봉스님께 올리는 야생화
씀바귀꽃 호박꽃 국화 등
< 용왕법회일 전야 > 밤 8시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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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해탈의 특징 2(사상품 18) 4
해탈은 또 볼 수가 없다는 특징이 있다. 해탈은 내면적인 것이지 외형적인 것이 아니다. 해탈한 사람이 별도의 몸을 가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몸을 버린다. 육신을 통해서 행복을 구하려 하지 않는다. 육신을 버리기 때문에 육신에 병도 없다. 사실적인 의미에서 육신에 병이 생기지 않는다는 말이 아니라 육신에 병이 있고 없는 것이 해탈한 사람의 마음을 흔들어 놓지 못한다는 뜻이다. 해탈한 사람에게 육신이 큰 의미를 갖지 못하는 것은 마치 보름달을 가린 구름이 결국은 없어지는 것과 같다.
해탈을 얻은 사람은 모든 생명을 평등하게 보살핀다. 그래서 생명을 죽이지 않는다. 우리가 불살생계를 지킬 때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타율적으로 따르는 것이지만 해탈을 얻은 사람은 아무리 작은 생명에 대해서도 자율적으로 불쌍한 마음을 가지는 것이다. 죽이지 않는다는 많은 짐승이나 곤충의 생명 같은 육체적인 것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의미도 있다. 사람의 마음을 다치게 하는 것도 일종의 살생이다. 해탈한 사람이 평등한 사랑을 사람들에게 베푸는 것은 바로 사람들의 마 음을 상하지 않게 한다는 뜻도 포함되어 있다.
또 해탈을 얻은 사람은 만족할 줄을 안다. 해탈은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과 같고 가장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애인과 같고 가장 귀한 명예와 같다. 해탈이라는 맛있는 음식을 먹는 사람은 세상의 음식을 먹고 싶지 않다. 맛이 없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애인과의 사랑에 맛을 들인 사람은 다른 사람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마찬가지로 해탈에 일 단 맛을 들이면 다른 것을 더 이상 구하려고 하지 않는다. 따라서 모 든 욕망은 쉬고 마음은 고요히 가라앉는다.
물고기가 낚시를 무는 것은 미끼를 먹고자 하기 때문이다. 해탈한 사람은 아무것도 구하는 바가 없기 때문에 세상이 설치해 두는 유혹의 덫에 걸리지 않는다. 어떤 유혹의 줄도 해탈한 사람을 읽어 낼 수가 없다. 해탈한 이에게는 대자유가 있을 뿐이다.
- 죄송합니다만, 내일 또 이어 게시봉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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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 오늘의 부처님 말씀 ]
“ 흰 천에 묻은 얼룩은 눈에 띄지만
악인은 검은 옷에 먹물을 칠한 것처럼 남의 눈에 띄지 않는다. ”
< 대지도론 >
[ 禪詩(선시)]
< 꿈속에서 서방정토를 걷네 >
오(鰲)암(岩) 의민(義民) 스님 (1719~ 1792)
낮잠 들어
꿈속에서 서방정토를 걷네
새 우는 소리에 문득 깨이니
여전히 이곳은 사바세계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윤병예 합장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허허(虛虛) 지명(之鳴) 조실 큰스님의 '해탈(解脫)의 특징'을
게시봉사하면서
항상 늘
양심의 가책을 깊이 받았습니다.
사람은 자기 이름에 충실해야 합니다.
조실 큰스님께서 하사하신
해탈심解脫心이라는 보살명은
우매한 저에게는 도저히 감당할 길 없으므로,
오늘부터는 아버지께서 물려주신 속명을 사용하겠습니다.
그동안 대단히 감사했습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윤병예 합장
일심행 합장님의 댓글
일심행 합장 작성일
삼보에 귀의하옵고
참 좋은 인연에 감사드립니다
오늘은 10월 초하루
그믐 날
가끔씩 절친 도님들과 철야하던
까마득한 지난 시절이 생각 납니다.
조실 큰스님 우렁차신
염불선에 두둥실 환희심이
마음을 적시곤 하였어요.
천방지축 어리석은 제가 기도하는 시간만은
과오를 참회하는 마음이였지요
돌아서면 또다시 습의 노예로 끄달리고예
화엄성 이사장님 고우신 모습을 그립니다
수십년전 안면암 대중방사에서
화엄성 이사장님과 몇몇 도반들과 하룻밤을
함께하였을 때 별말씀 없이 고요하시던 모습이
무릎, 다리, 정신마져도
도깨비에게 홀린 것 처럼 제대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환절기에 도반님 모두 건행하시길 ~ 기원드립니다.
원만행님의 댓글
원만행 작성일홈피방이없었으면 무릎 다리 정신 도반안부서로 손가락 찍기도반으로 라도 얼마나 다행입니까? 부처님은 내마음속에계시지요? .저도 있을재 빛날찬 으로 할아버지께서주신 이름으로 새겨보겠읍니다 .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가정에 만복이 가득하시길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