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봉 스님의 안면암 일기 } 71. 모든 것을 버린 후에 열반락을 받는 주체 (사상품 2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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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3건 조회 186회 작성일 24-11-10 07:07본문
71. 모든 것을 버린 후에 열반락을 받는 주체 (사상품 20) 3
물을 무서워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들었다. 아마도 물 속에서 자기를 완전히 지워 버리고 물과 하나가 되는 법을 모르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어둠을 무서워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어둠도 대하기 나름이다. 자기 중심으로 생각하고 자기에게 집착하면 어둠으로부터 무 엇이 나와서 자기를 해치지 않을까 겁이 난다. 그러나 자기를 하잖은 것으로 생각하고 어둠에 자기를 묻어 버리면 어둠은 무섭지 않다. 오히려 어둠 속에 자신을 숨길 수 있어서 편안한 생각이 들기까지 한다.
바닷가 절벽 낭떠러지 위에서 바다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뛰어내리고 싶은 충동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특히 파도가 절벽을 치고 거품을 품으며 흩어지고 물러갈 때 그 파도와 함께 부서지고 싶은 생각이를 기도 한다. 아주 극단적인 황홀경에서는 '나'라는 의식이 희미해진다
는 것을 말하려고 하는 것이다. 일상 생활 속에서도 무아지경 즉 내가 없는 경지는 극히 행복하고 기분 좋은 심경을 뜻한다.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자기 그림에 몰두하면 자신을 잊어버린다. 자기를 의식하면서 그리는 그림은 오직 상품을 만들기 위한 노동이지 예술 작업이 아니다. 완전히 무아지경에서 그리는 그림이 진정으로 우주의 신기가 서린 예술 작품이 된다. 자기를 지울 때 우주가 자기에게 들어올 수 있고, 우주가 화가의 손에서 기운을 낼 때 화가 개인이 아니고 우주가 그리는 그림이 나올 수 있다.
글을 쓰는 일도 마찬가지이다. 소설가나 시인이 작업을 할 때 개인으로서의 자기를 완전히 버리고 어떤 신기를 부리느냐 않느냐에 따라서 그가 만드는 작품의 질이 결정된다. 신기가 들지 않고 인위적으로 쓴 글은 어딘가 표가 난다. 세상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모든 문학작 품들은 작가가 어떤 개아의 의식을 가지고 쓴 것이 아니라 무아지경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내일 또 이어 게시봉사하겠습니다.
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 오늘의 부처님 말씀 ]
“ 무아법에 통달한 이가 있다면 여래는 그를 참다운 보살이라 한다. ”
< 금강경 >
성파 종정 큰스님 { 선예(禪藝)} 특별전에서
人性太初靡不明 사람의 본성이 태초에 밝지 않음이 없거늘
何關外物失真性 외물에 어찌 참다운 본성을 잃을까.
擇處仁隣修子職 어진 이웃 사귐은 아들의 직분이요,
釣歸南浦悅親情 남포의 낚시는 어버이의 기쁨이네.
我爲當座鍊全趣 내가 자리하여 온전한 본성 단련하는데,
誰送深山伐木聲 누가 깊은 산속 벌목하는 소리하는가.
事理重重雖萬緒 일마다 겹겹이 단서도 많지만,
敬誠他日一貫平 공경과 정성만이 훗날 평안 기약하리.
성파 종정 큰스님 출가 전 10대 중후반에 쓴 한시 모음집
- 예술의 전당 한가람 디자인 미술관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석원영님의 댓글
석원영 작성일
감사
노천명
저 푸른 하늘과
태양을 볼 수 있고
대기를 마시며
내가 자유롭게 산보할 수 있는 한
나는 충분히 행복하다
이것만으로 나는 신에게
감사할 수 있다.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석원영 보살님!
노천명 시인은 어쩌면 이렇게 감사의 시를
쉽고도 핵심만 표현하실 수 있는지 너무나 부럽습니다.
읽기는 쉽지만 쓰기는 너무나 어려운 명시
감사드립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