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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봉스님의 안면암 일기} 허허 지명 대종사님 『그것만 내려 놓으라』법문집에서, 「나와 남을 맞바꾼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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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2건 조회 104회 작성일 25-08-27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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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남을 맞바꾼다면」

 

   누구에게나 선망의 대상이 있다. 수행자라면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청정하고, 바르고, 지혜롭고, 자비가 넘치고, 교화력이 있는 지도자를 부러워할 것이다. 금생에 그런 인물이 되지 못 한다면 내생에라도 그리 되도록 원을 세울 것이다. 그런데 수행에만 전념하는 지도자는 주목을 받지 못하고, 명성을 얻은 지도자는 ‘권승權僧’으로 불린다. 교단의 행정조직에서 권력을 가진 이 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 이를테면 복지, 문화, 예술 분야에서까지 사회적 명성과 영향력을 누리면 일종의 권승이 된다. 대부분 소문에 의해서 지도자를 찾기 때문에, 명성을 얻은 이들에게 사람들이 몰리기 마련이다. 두 분의 교단 지도자가 먼저 떠오른다. 그들 각자의 활동 전성기는 구름처럼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그들은 남다른 능력과 열정으로 교단의 발전과 안정에 이바지하려고 했다. 그런데 두 분은 각기 육체적 병고로 인해 일찍 적멸의 세계에 들었다. 나는 평소 그분들을 추앙하는 이들에게 물었다.

 

     "그분들의 생애와 그대들의 생애를 맞바꿀 수 있다면, 그대들은 그렇게 하겠는가?"

 

   한 사람도 그러겠다고 나서지 않았다. 질문에 허점이 많은 것을 잘 한다. 내 맘대로 잘 나가는 이를 나로 간주한다고 하더라도, 그 대상의 움직임에 내 뜻을 반영할 수도 없고, 상대가 나라는 것을 주위에 알릴 수도 없다.

 

   『법화경』 「법사공덕품」에는 경을 받들어 지니면 여섯 가지 감각기관이 각기 팔백 또는 천이백 가지의 공덕을 얻게 된다고 한다. 눈의 공덕에는 하늘의 눈, 지옥의 눈, 귀한 이의 눈, 천한 이의 눈, 착한 이의 눈, 악한 이의 눈, 양반의 눈, 기생의 눈, 사업가의 눈, 예술가의 눈, 할머니의 눈, 손자의 눈 등이 있다. 모든 측면에서 세상을 골고루 볼 수 있음을 강조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많은 종류의 귀, 코, 혀. 몸뜻으로 모든 소리, 냄새, 맛, 감촉, 뜻을 듣고, 맛 보고, 느끼고, 살필 수 있다. 건성으로 세상을 거쳐 가기만하는 것이 아니라, 사사물물을 낱낱이 그리고 속속들이 감상할 수 있다. 팔백 또는 천이백 종류의 감각기관을 연속적으로 여섯 번 제곱하니, 한 몸에 무수히 많은 캐릭터들이 담겨 있는 셈이다.

 

   앞에서 우리는 나와 남을 바꾸기가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런데 어떻게 내 몸에 그 많은 종류의 감각기관을 한꺼번에 가질 수 있단 말인가. 우리의 주체 바꾸기와 『법화경』에서의 무수한 감각기관을 갖추는 것에는 차이가 있다. 우리는 우선 '나' '내 것. '내 맘대로' 그리고 '나의 명성'을 원한다. '나'를 내세우니까 문제이지 그렇지만 않다면 나는 상대의 아무런 허락을 받지 않고도 누구든지 무엇이든지 될 수 있다. 천 년 동안 움직이지 않는 바위가 될 수도 있고, 하루살이가 될 수도 있다. 또 가을이면 쓸쓸이 떨어지는 낙엽이 될 수도 있다. 돈, 권력, 명예 등을 위주로 무엇인가를 구하고 쌓아두겠다는 것이 아니라, 삶의 구석구석을 있는 그대로 여실히 감상하면서 행복해 하겠다는 것이니, 어느 것에 걸릴 것도 방해될 것도 없다.

 

   나와 남을 실제로 바꿀 수는 없지만, 가정해보는 것은 수행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고인 가운데서, 내가 원하는 생애의 유형을 골라보자. 어떤 영웅호걸 스타든지 맘대로 골라도 된다. 그리고 지금의 내가 그 중의 한 인물이었기를 원하는지를 관해보자. 모든 화려함의 뒷면에는 그에 대한 대가를 치루는 억지와 고난의 그늘이 있게 마련인데, 나는 그것들을 감당할 자신도 없거니와, 화려함의 사이즈가 내 몸에 맞지 않다. 너무 크다. 내가 옷을 입는 것이 아니라, 옷이 나를 담을 것 같다. 무엇보다도 죽은 화려함의 과거보다도 살아있는 현재의 초라함이 좋다. 편안하다. 현재 살아있으면서 최고의 명예와 영화를 누리는 이와 맞바꾸기를 하면 어떨까. 그도 백 년 내에 고인이 될 터인데 이 육신의 옷을 벗고 입는 것이 번거로울 것 같다.

 

   그대, 수능시험을 치룬 직후에 자살한 대입 삼수생은 아니지? 위 암 판정을 받자마자 농약을 마신 공무원도 아니지? 그러면 됐다. 그대는 살아 있다. 무수한 눈, 귀, 코 등으로 지금의 여기를 실컷 음미 할 수 있다. 행복할 자격과 조건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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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오늘의 부처님 말씀]

“보살은 기쁜 마음으로 보시를 하고 보시한 뒤에 기뻐하며 과보를 바라지 않는다.

 일체 모든 것을 다 버리고 보리로 향하나니, 선정의 마음으로 보시한 뒤엔 보리를 증득한다.”

                                             
                                                                                              <여래비밀장경>



                                                                    = 불교신문에서
[범어사 '선지식 초청법회']

                            <총무원장 스님 백중 법문>


“선명상하면 분별심 사라져 평안"


총무원장 진우스님이 백중지장 기도에 동참한 부산 불자들에게 마음을 평안하게 다스리는 선명상 수행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총무원장 스님은 8월2일 금정총림 범어사 설법전에서 열린 '2025 백중지장기도 선지식 초청법회'에 초청법사로 나서 분별심을 내려놓고 선명상을 실천하면 업이 소멸되고 삶이 평화로워진다"며 신심과 정진을 당부했다.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날 법회에는 수많은 불자들이 참석했다.

진우스님은 현대인의 고통을 언급하며 선명상의 필요성을 강조했 다. 스님은 "한국은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이며 국민소득도 일본을 앞질렀지만, 자살률은 세계 최고,

복지수는 최하위"라며 "이러한 괴로움은 모두 마음의 문제이며, 마음을 다스리는 부처님 법이 절실히 필요한 시대"라고 했다.

스님은 부처님 법을 현대적으로 전달하는 방편으로 '선명상'의 대중화를 소개했다. 스님은 "명상은 원래 부처님께서 시작하신 것이며,
 
서양에서 유행하는 명상도 불교에 나온 것"이라며 "선명상을 통해서 국민이 마음을 안정시키고 삶의 괴 로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종단에서 적극 보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스님은 선명상의 실천 방법 우선멈춤 5초 명상, 지나가리으로 라 쉘패스 명상, 내려놓는 방하착

명상 등을 소개하며, "모든 괴로움은 지나가는 인연이며, 그것을 집착하지 않고 흘려보낼 때 없이 소멸된다"고 설했다.

 
특히 분별심의 폐해를 강조하며 "지나친 기쁨은 반드시 괴로움의 원인이 된다. 이것이 인과이며, 생과 사의 윤회는 분별심에서 비롯 된다"며 "분별심을 내려놓고 평온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이 해탈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또 "업을 줄이고 평안을 얻기 위해 우리가 기도하고 재 지내며 수행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공덕과 수행을 통해 업장소멸이 이루어지고, 선명상은 그 수행을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마음을 잘 다스리고 신심과 정진으로 삶의 괴로움을 녹여 평안한 삶을 이루시길 바란다"며 법문을 마쳤다.

 
                                                          유지호 부산지사장 kugyolbugyo.com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윤병예 합장

원영님의 댓글

원영 작성일

나에게  한  권의  책이  있는데
  종이나  먹을  가지고  만든  것이  아니다.
  펼치면  한  글자도  없는데
  항상  큰  광명을  놓는다.

                  한용운  스님  ㅡ채근담  강의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