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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봉스님의 안면암 일기} 허허 지명 대종사님 『그것만 내려 놓으라』법문집에서, 「마음 호흡의 공기인 언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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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2건 조회 97회 작성일 25-08-28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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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호흡의 공기인 언행」

 

   우리는 삼키고 배설하지 않으면 살 수가 없다. 들여오고 섞고 내보내야 한다. 음식과 공기가 그러하고, 살과 살, 부모와 자식이 그러하다. 삶은 저 부단한 교류 과정의 부산물일 뿐이다. 우리는 언뜻 삶이 먼저이고 중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저 교류가 없다면 지금의 우리 존재 자체가 불가능하다.

 

   육체만 교류의 산물일까? 우리의 마음도 교류가 전제되지 않으면 육체의 교류도 없다. 만약 내 주변에 자연과 사람, 그리고 그것들과의 교류가 없다면, 나는 살아 있으되 죽어 있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삶과 마찬가지로 행복도 주변과의 교류의 산물이다. 마음의 숨을 쉬지 않고는 즉 교류하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세상에서, 좋은 언행은 맑은 공기와 같다.

 

   사람들과의 교류에서 무심코 내뱉은 나의 말 한마디가 상대의 기 분을 상하게 할 수 있다. 나의 몸짓, 표정, 눈길도 마찬가지이다. 빛과 소리가 반사 반향으로 되돌아오는 것과 같이, 나의 동작과 언어도 메아리가 되어서 돌아온다. 내가 상대의 기분을 1할 상하게 했다면. 가중치가 붙은 반응은 나의 기분을 2할 상하게 할 것이다. 그리고 이 악순환의 반사작용은 연속적으로 도를 높이게 될 것이다. 반대로 나의 언행이 상대의 기분을 좋게 하면, 그 반향이 내 마음에서 일어나고 연이어서 상대의 마음이 밝아질 것이다. 행복을 만드는 쪽으로 교류의 숨을 쉴 수 있게 될 것이다.

 

   연말의 많은 송년회를 앞두고 "모임에 나갔을 때 피하고 싶은 인 물 유형이 무엇이냐?"의 설문으로 조사한 내용이 보도된 바 있다. 별 내용이 없는 말을 술주정하듯이 짓궂고 지겹게 되풀이하면서 깐죽대는 형, 뒤에서 남을 비방하는 형, 자화자찬형, 아랫사람은 무시하고 윗사람에게는 지나치게 아부하는 형, 재력을 과시하는 형 등의 순으로 응답률이 가장 높았다고 한다.

 

   저 유형 가운데서 깐죽대거나 자화자찬하거나 재력을 과시하지 않기는 쉬울 것 같다. 아부하거나 직접적으로 남을 비방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나 불교의 이상은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을 골라내는데 신경을 쓰는 것이 아니라, 내가 먼저 남이 듣기 싫은 말을 한마디도 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그런 생각이 머리에 떠오르지 않게 하는 것이다. 이것 어렵다. 모인 사람들의 잘잘못을 비판의 눈으로 관찰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스러운 어린 애기의 움직임을 무조건 귀엽게 보듯이, 그저 흥미롭고 재미있는 쪽으로만 생각하기가 무척 어렵다. 하지만 아무리 어렵더라도, 도를 닦는 사람은 항상 밖의 것에 핑계를 찾지 않고, 자기로부터 행복을 여는 길의 출발점을 찾아야 한다. 남을 불쾌하게 할 가능성이 있는 말과 행동은 물론 뜻까지도 갖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나옹화상 발원문」 가운데, "내 이름을 듣는 이는 지옥, 아귀, 축생의 고통을 면하고, 내 모양을 보는 이는 해탈을 얻게 하소서"라는 구절이 있다. "내 이름"과 "내 모습"을 "내 말"과 "내 몸짓"으로 바꾸어도 좋으리라. 나옹화상은 만나는 사람마다 극락과 해탈의 세계를 선사하려는 큰 원을 세우지만, 우리는 최소한 접하는 이의 마음을 상하지 않게 하겠다는 결심을 할 수는 있으리라.

 


   등산로에서 아버지와 중학교 1학년 정도의 아들을 만났다. 아버지는 아무 말 없이 땅을 보고 지나갔다. 나는 보통 가볍게 말을 걸지만, 아버지가 대면을 피하는 것 같아서 편하게 해주고 싶은 마음으로 그냥 지나쳤다. 그런데 뒤따라오던 아들이 "안녕하세요"라며 머리를 꾸벅하는 것이었다. 나는 깜짝 놀랐다. 앞서 지나간 아버지는 단순히 건강을 위해서 등산만 하는 것이 아니었다. 아들에게 인사를 담아서 전하는 중이었다. 아들로 하여금 밝고 정겨운 세상을 만들도록 교육을 지키는 중이었다. 내 속에서는 저절로 축원이 떠올랐다.

 

    “저런 아이가 커서 많은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훌륭한 인물이 되게 해 주십시오.”

 


    엘리베이터 안에서 무언으로도 상대에게 공경을 표할 수 있다. 단지 두 손을 가위자로 모아서 아랫배를 가리는 시늉만 해보라. 아름다운 경례의 조각을 만드는 예술가가 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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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오늘의 부처님 말씀]

“이와 같이 쾌락은 종기처럼 위험하다.

 질병이나 화살처럼 두려운 것이다.

 감각적 쾌락에서 두려움 보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숫따니빠따>

 

                            =불교 신문에서

「천수천안」-  월호스님 논설위원·행봉선원장


<공덕이 돌아가기를!>

빔비사라 왕이 부처님께 공양올린 날 밤, 잠을 못자고 아귀들의 형상에 시달렸다. 날이 밝자 이에 대해 부처님께 여쭈니, 답하셨다. "대왕이여, 그 아귀들은 먼 과거생 그대의 친척이었습니다. 그들은 비구 승가에 올린 음식을 먹어치웠기에 아귀로 태어났습니다. 그들은 대왕이 공양을 올리고, 공덕을 회향해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다음날 왕은 부처님과 스님들께 공양 올리 고, 그 공덕을 옛 친척인 아귀들에게 희향하였 다. 아귀들은 건강한 외모를 완전히 회복하였 지만, 모두 알몸이었다. 다시 가사를 보시하고 회향하니, 아귀들은 보석으로 치장된 천상의 옷을 입게 되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담장 박경>을 설하셨다. "죽은 이들은 담장 밖에서 있고, 옛집에 들어오려고 문기둥에 서 있네, 사람들은 많은 음식을 먹고 마시면서도, 아무도 그들을 기억하지 않네. 진정 죽은 이를 위한다면, 삼보에 공양올리고 이렇게 빌어야 한다.

 
네. ‘이 공덕이 죽은 이에게 돌아가기를! 죽은 이가 행복하기를!’ 이들이 사는 곳에는 농사도, 농사 지을 소도, 장사도, 장사할 돈도 없다네. 그들은 오직 우리가 주는 것만으로 살아가네. 울며 슬퍼하고 땅을 치고 통곡한다 해도, 죽은 이에게는 아무 소용없네. 거룩한 삼보에 공양 올리면, 즉시 좋은 과보를 받네."

 
목건련의 어머니도 죽어서 아귀로 태어났다. 목건련이 발우에 밥을 담아 어머니께 갖다 주니, 갑자기 불덩이로 변하여 먹지 못했다. 이를 부처님께 여쭈니, 말씀하셨다.

 
"너의 어머니는 죄의 뿌리가 깊어서 너 한 사람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다. 시방의 여러 스님들께 공덕을 지어야 한다. 누구든 7월 보름에 청정한 승가에게 정성껏 공양하고 발원하면, 현재의 부모와 과거 7세의 부모가 삼악도 괴로움에서 벗어나리라."

이와 같이 행하자, 목건련의 어머니는 아귀보를 벗어났다. 끝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윤병예 합장

원영님의 댓글

원영 작성일

들판이  적막하다

                                  정현종

  가을  햇볕에  공기에
  익는  벼에
  눈분신  것  천지인데.
  그런데,
  아,  들판이  적막하다ㅡ
  메뚜기가  없다!
  오  이  불길한  고요ㅡ
  생명의 , 황금  고리가  끊어졌느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