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봉스님의 안면암 일기} 허허 지명 대종사님 『그것만 내려 놓으라』저서 : <세상에는 타인과 자연의 마음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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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3건 조회 117회 작성일 25-08-02 07:16본문
『그것만 내려 놓으라』저서 中:
<세상에는 타인과 자연의 마음도 있어>
세상사는 어떻게 이루어질까? 숙명적으로 정해져 있을까? 우연히 이루어질까? 아니면 어떤 조물주가 있어서 그의 뜻대로 이루어질까?
불교는 숙명론을 부정한다. 특별히 이유를 대지 않더라도 현실에 서 모든 것이 정해진 코스대로 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단, 일시적인 숙명은 있다. 높은 곳에서 아래로 뛰어내렸을 경우 땅에 떨어지는 것은 정해져 있다. 남에게 해를 입혔을 경우, 남을 갖가지 방법으로 공격했을 경우, 또는 파렴치한 나쁜 일을 저질렀을 경우, 스스로 당사자의 마음이 불안해진다. 실제로 자기 잘못에 대한 과보도 받게 될 것이다. 그러나 불안이 필연적으로 따르는 일을 행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숙명적으로 업을 짓고 과보를 받는다고 할 수는 없다.
유물사상을 가진 이들은 우연론을 주장하는데, 여기에 큰 허점이 있다. 우리의 뜻이 들어갈 자리가 없다. 사람이 아무리 노력해서 일을 추진하더라도 그 성패가 우연에 의해서 좌우된다면 세상은 무질서하게 될 것이다. 범죄를 저질러도 그것이 밝혀지고 범인이 잡히는 것이 우연에 의해서 이루어질 것이다. 악한 마음도 우연히 일어나 몸으로 행할 것이니, 그 우연의 마음에 죄를 물을 수도 없으리라.
조물주론도 인간의 의지를 무시한다. 세상에는 사람의 잘못에 의 해서 생기는 재앙이 있는데, 그 책임을 당사자에게 물을 수가 없다. 조물주가 그렇게 되도록 만든 셈이니까. 악을 저질러도 그것을 나무랄 수 없다. 조물주의 뜻이니까. 자연재해의 책임도 조물주에게 있고, 역사 발전의 공덕도 조물주에게 있다고 하는 것이 되니. 사람은 있으나 마나 한 존재가 된다.
저 숙명론, 우연론, 조물주론에 인간의 의지가 빠져 있기도 하거니와 진리가 아니기 때문에, 불교에서는 인연론을 가르친다. 삼라만법 은 고정된 실체로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마음 흐름의 인연에 의해서 규정되어진다는 것이다. 사람의 의지가 있어야 어떤 일을 성취하기도 하지만, 이루어진 그 일을 성공, 실패, 선, 악, 미, 추 등으로 정 해서 보는 것도 또한 우리의 마음이라는 것이다.
"하면 된다", "뜻을 내고 물러서지 않으면 언젠가는 반드시 이루어 진다" 정말 그럴까? 다음 생뿐만 아니라 세세생생의 긴 시간을 잡고 있는 불교 입장에서는, 마음을 내고 이루지 못할 일이 없을 것이다. 억천만겁 동안에 안 될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단, 금생의 짧은 기간 내에 원하는 대로 모든 일이 성취되기를 바라서는 안 된다. 금생 내의 목표는 여러 가지 인연 환경을 염두에 두고 성취 가능한 것만 잡아야 한다. 실제의 현실에서는 내 뜻대로 되는 일보다도 안 되는 일 이 더 많다. 세상사가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왜 그런가?
바다에서 세일링을 즐기기 위해 작은 돛단배에 올랐다고 치자. 바 람, 파도, 조류 등을 거스르지 않고 편안하게 밀리는 대로 갈 수 있다. 바람을 등 뒤에서 받고 가면 다시 본래 자리로 돌아오기 어렵지만, 옆바람을 받으면서 일정 구간을 반복적으로 왕복하면 언제든지 출발했던 자리로 돌아올 수가 있다. 그런데 말이다. 영리한 인간은 같은 코스 반복을 지루해 한다. 새로운 곳에 가보고 싶다. 그래서 목적지를 정한다. 하지만 바로 그 순간부터 바람과 파도와 조류의 각도가 내 뜻대로 따라주지 않음을 알게 된다. 편안하게 바람과 노닐 수 있는 곳에서 '내 뜻의 목표'에 얽매여서 고난을 자초하는 것이다. 세상사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인연 닿는 대로 아름다운 세상을 꾸미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그 자체를 음미하면서 살면 되는데,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목표를 세우고 그쪽을 향하다 보면, 삶 전체가 고달파진다.
우리 뜻대로 살 수 있다. 원하는 곳에 갈 수 있고,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다. 그렇지만 내 뜻이 구체적으로 성취되는 것은 당시 당처의 인연에 맡겨야 한다. 세상에는 내 마음만 있는 것이 아니라, 많은 타인과 자연의 마음도 있기 때문이다. 내 뜻을 세우되 주변의 마음과 어울리게 한다면, 내 뜻과 우주의 뜻이 하나가 되는 묘한 경지를 느끼게 될 것이다. ...
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오늘의 부처님 말씀]
“ 보시를 즐겨하고 안으로 평등을 실천하라.
이렇게 실천하는 사람은 빨리 삼매를 깨달으리라. ”
<해인삼매경>
살면서 1을 잃었을 때
인생의 크기가 10인 것처럼
슬퍼하지 말아라
그대의 인생은 보기보다 크고
죽을 것 같은 슬픔도
멀리서 바라보면
막상 아무 일도 아니니까
- 인생, 한글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윤병예 합장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수 년 전 게시봉사했었으나
마음 깊이 새겨졌던 조실 큰스님의 법문입니다.
다시한번 각인시키고 싶어 게시봉사했습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윤병예 해탈심 합장
원영님의 댓글
원영 작성일
공림사에서 묵다
부휴선수
흰 눈 위에 달빛은 한밤중인데
고향 그리는 마음 만 리를 가네
맑고 차가운 바람 뼈를 뚫을수록
나그네 홀로 깊은 시정詩情에 젖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