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중생의 고통은 여래의 슬픔 (애탄품 1) (2)

   첫 번째 왕자들에게 기술을 잘 가르쳐 놓고 왕자들을 버리는 것과 같다는 비유는 부처님께서 제자들에게 깨달음을 얻는 길을 가르쳐 주고 모든 제자들이 그 가르침대로 실천해서 결실을 얻기 전에 열반에 드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부처님의 제자 가운데는 높은 경지에 오른 이들도 많겠지만 모든 제자들이 다 그 같은 경지에 이른 것은 아니다. 더욱이 이 세상에 있는 모든 중생들을 들먹거린다면,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아직 부처님의 인도를 필요로 하고 있다.

   이 세상에서는 각 연줄에 따라서 이끌어 주고 밀어 준다. 학연 지연 인맥 등은 없어져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렇지 못하다. 가령 같은 학교 내에서도 지도교수가 누구냐에 따라서 인맥이 달라진다. 지도 교수는 각기 자기의 제자를 잘 가르치고 이끌어 주고 싶어한다. 직장에서도 자기 학교나 자기 동향의 후배가 있을 경우 사람들은 보통 자기의 인연에 관심을 많이 갖게 마련이다. 무예를 가르치는 스승들도 자신의 제자가 다른 스승의 제자와 대결하여 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자신의 제자가 뛰어나기를 바란다. 절집도 다를 바가 없다. 큰스님네는 각기 제자들을 높은 도의 경지로 이끌고자 안다. 내 제자를 보다 훌륭하게 키우고 싶어한다.

   부처님은 어떤 특정한 사람들만을 애제자로 키우려는 분이 아니다. 모든 사람들을 깨달음으로 인도하고자 할 뿐이다. 모든 중생은 부처님의 사도와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부처님이 그들을 다 보살피지 않고 열반에 드는 것은 스승과 제자 간의 상식적인 관계를 저버리는 것이 아니냐고 열반 터의 천왕들을 조심스럽게 부처님께 호소하고 있다.

  두번째 비유는 누구나 이길 수 있는 무서운 논리를 배운 이가 스스로 자기를 배운 논리를 무서워하듯이, 부처님께서 영원한 생명을 깨달으시고 열반에 들려고 하는 것은 자신의 깨달음을 감당하지 못할까 두려워서 도망치려는 것이 아니냐고 따지는 것이다. 세상에서는 무서운 법을 만든 사람은 자기가 만든 법에 당할 확률이 많다고 한다. 가령 사형제도를 만든 사람은 그 제도에 의해서 자기가 사형을 당할 확률이 많고, 무서운 정보부를 만든 사람은 자신이 그 기관에 의해서 당할 확률이 많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을 꼼짝못하게 될 논리를 개발한 사람은 자기가 그 논리에 의해서 당할 확률이 많다고 한다. 인연에 의해서 생겨나고 인연에 의해서 소멸하는 인연법과 무상법을 터득한 부처님도 그 무상법의 원치에 따라서 이 세상을 하직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물음이다.

- 죄송합니다만, 내일 또 이어 게시봉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