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어사 생전 예수재 및 백중특별법회 법문 (뒤) = 법주사 조실 지명대종사 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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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2건 조회 163회 작성일 25-07-19 21:07본문
불가사의한 인연의 숨바꼭질 속에서 소승이 대중 앞에 서게 된 것입니다.
그런 인연으로 이곳 방장이신 대선지식 정여큰스님을 자주 친견하고 깊은 심지법문(心地法門)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또 부산불교의 중흥이라는 큰 원을 세우신 여기 주지 정오큰스님으로부터
법문 초청을 받게 되었습니다.
지장보살의 대원을 생각하고 받들고 따르고 전하려는 작은 노력의 공덕으로
60여 년 전의 여기 범어사 강원 학인이 황송하게도 이곳 법상에 앉게 된 겁니다.
(엄숙한 박수갈채)
지장대원 따라서 좋은 일이 생겼다고 하면 이런 의문이 떠오릅니다.
선인선과 악인악과 인과법으로 볼 때 악업을 지었을 경우에 그에 따르는 과보를 피할 수 없습니다.
혀짧이와 귀머거리는 소승의 전생악업을 확실하게 나타냅니다.
어떻게 나쁜 업을 짓고도 좋은 일이 생기느냐는 겁니다.
옛 조사스님은 부처님에게도 세 가지 마음대로 안 되는 일이 있다고 합니다.
바로 삼불능(三不能)입니다. 그 첫째가 악업을 지어서 이미 정해진 과보는 면할 수 없다는 겁니다.
지장보살의 원력은 다릅니다.
칭불명호품(稱佛名號品)에서 지장보살이 부처님께 이렇게 아룁니다.
“부처님의 명호를 듣고 잠깐 동안이라도 공경심을 내게 된다면 40겁에 걸쳐 지은 무거운 죄업에서 벗어납니다.
하물며 부처님의 형상을 그리거나 만들고 공양하고 찬탄한다면 그 복은 한량이 없나이다.”
과학자들은 일겁을 약 50억 년으로 계산합니다.
46억 년 전쯤에 지구가 탄생하고 40억 년 전쯤에 생명체가 지구에서 시작된 것으로 봅니다.
여하튼 지구와 생명의 역사가 일겁도 안 됩니다.
그런데 40겁에 걸쳐 지은 죄업이 있을지라도 부처님의 명호를 듣고 공경한다면 그 죄업이 소멸된다는 겁니다.
지옥 중생, 고통 중생을 구제하는 지장대원은 인과법에 정해진 과거를 완전히 초월합니다.
관중생업연품(觀衆生業緣品)에서 지장보살이 중생업연을 다 관하듯이 우리 지장행자 지장불도를 닦는 불자님들도 수행을 통해서 유리거울 이상을 볼 수 있습니다.
사람의 위대함은 1차적으로 거울 속의 자기 모습을 자기로 알아보는 겁니다.
2차적으로는 거울에 비친 자기를 넘어서 온 천지의 사사물물에 비친 자기, 또는 삼라만물에 담겨 있는 자기를 보는 겁니다.
이것이 자기와 우주를 하나로 보는 깨달음의 첫 걸음입니다.
돌고래, 코끼리, 원숭이류, 까치 등을 제외하고는 동물들은 사람처럼 거울을 보고 자신임을 알지 못합니다.
거울 속의 자기를 남으로 생각합니다. 아무리 머리 좋다는 개도 꾀가 많다고 하는 여우조차도 마찬가지입니다.
삶 전체를 넓고 깊게 관하는 지장행자만이 거울과 우주와 마음에서 자기 반사를 보게 되었습니다.
여기 법석의 지장기도 지장행자님들에게는 아름다운 이상세계를 향한 꿈, 삶의 정열이 있습니다.
우주거울에서 자기를 보려는 마음이 있는 겁니다.
세월의 처분만을 기다리며 먹고 자고, 배설하고 옷 갈아입는 것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의미와 보람을 생생하게 느끼는 겁니다.
삶의 정열도 일종의 번뇌입니다. 불교는 근본적으로 번뇌를 일으키고 업을 짓는 사람들을 위한 종교입니다.
죄 짓지 않는 부처님이나 지장보살을 위한 종교가 아닙니다.
그래서 지장보살의 대원은 문제가 있는 중생을 우선적으로 보살피는 겁니다.
몇 개월 전에
우리나라 대법원에서 아주 흥미로운 이혼 불가 판결을 내렸습니다.
부부에게 두 아들이 있는데 큰아들은 모범생에다 공부도 잘하고 부모의 말에 무조건 순종합니다.
둘째 아들은 나쁜 친구들과 어울려서 공부는 뒷전이고 아버지에게 반항합니다.
부자가 너무 자주 심하게 다투어서 계속 같이 살다가는 어떤 불상사가 생길지도 모를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래서 어머니는 둘째 아들을 데리고 집을 빌려서 별도로 살았습니다.
일하면서 생활비를 마련하고 10여 년 동안 둘째 아들을 보살펴 주었습니다.
그런데 남편은 이혼 소송을 법원에 냈습니다. 장기간 별거했으니 이혼 사유가 된다는 겁니다.
그러나 법원의 최종 판단은 가족 전체를 위했던 것이니 이혼 불가라는 겁니다.
이 판결 이야기를 보고 지장보살이 떠올랐습니다.
큰아들처럼 착실하고 잘난 사람이 아닌, 둘째 아들처럼 삐뚤어지고 못난 사람, 장래가 촉망되는 사람이 아닌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을 위해서 고통이 있는 것으로 문제가 있는 곳으로 내려가는 분이 지장 보살이기 때문입니다.
지장보살은 문제중생 우선주의 죄업중생 우선주의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삶에서 재미있고 즐거울 때는 언제일까?
되돌아보면 철이 없을 때입니다. 미숙할 때입니다.
삶이란 무엇인가?
별거 아닙니다.
번뇌 망상 욕망의 치열한 활동입니다.
참선 정진할 때는 화두 집중을 위한 무념무상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번뇌가 들끓을 때 화산처럼 폭발하고 용암처럼 흐를 때가 또한 중요합니다.
번뇌 불길 속의 화두 타파에서 말이나 이치로 설명할 수 없는 불가사의한 개벽의 신세계가 열립니다.
진흙을 거름으로 삼아 연꽃이 나오고, 애욕의 번뇌와 고통을 거름으로 삼아 깨달음이 나옵니다.
번뇌와 무념, 윤회와 해탈이 공존하는 미묘한 경지입니다.
그런 느낌은 아무런 욕망과 번뇌가 없는 바위나 나무나 호수나 흙은 경험할 수 없는 겁니다.
만약 미혹과 깨달음, 지옥과 극락을 공간적으로, 자의적으로 일시적으로 통한다면
현실적으로 엄연히 있는 미혹, 고통의 세계, 중생의 세계를 무시하는 것이 됩니다.
《지장경》의 정신은 중생 세계를 인정하고 그 미혹 고통의 끝이 없음도 인정하는 겁니다.
미혹 버리고 새롭게 진여 자성 속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중생이 있는 그대로, 미혹이 있는 그대로 다 같이 부처의 세계로 관점을 바꾸어 보는 겁니다.
앞에 언급한 유리거울을 넘어선 우주거울에서 자기의 진면목을 보는 겁니다.
어느 때 어느 곳을 특정해서 기다리지 않는 당시당처의 깨달음이요, 당시당처의 구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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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는 놈의 존재의 뿌리와 범위를 파악하는데 내 몸을 둘로 나누어서 살아보면 크게 도움이 됩니다.
몸을 나누는 분신(分身)의 아이디어, 착상은 분신집회품(分身集會品)에서 지장보살이 보여줍니다.
작년에 프랑스 여성 감독에 의해서 제작되고 개봉된 영화가 몸을 나누어 살아보는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 영화의 제목은 <서브스턴스substance>입니다. 절세의 미모로 인기를 누리던 한 스타 여성이 50대에 이르렀습니다.
TV 쇼 프로그램에 출연하는데 늙고 활기가 없다고 푸대접을 받습니다.
방송국에서는 출연자를 바꾸려고 합니다. 그 한물간 스타 여성이 늙음을 한탄하며 살아갑니다.
그때 “젊은 시절 자신의 몸을 겸해서 살 수 있다”고 선전하는 약장수가 은밀하게 접근해 옵니다.
단 조건이 있습니다. 늙은 몸에서 젊은 시절 자신의 몸에 분리해 낼 경우
첫째, 철저하게 일주일씩의 교대 주기를 엄수해서 살아가야 합니다.
그것을 어기면 부작용이 생긴다는 겁니다.
둘째, 늙은 몸과 젊은 몸은 처음부터 끝까지 둘이 아니고 하나임을 명심하라는 겁니다.
목욕탕에서 약을 주입하니 50대의 몸에서 20대 때의 자신과 똑같은 싱싱한 미모의 여성이 분리됩니다.
방송국에서는 새로 나타난 젊음의 그녀와 출연 계약을 하려고 난리입니다.
전국적인 인기가 하늘을 찌릅니다. 젊은 몸에게는 일주일의 교대 시간은 금방 지나가고 너무 짧게 느껴집니다.
늙은 몸 입장에서는 젊은 몸이 바로 자신임에도 불구하고 질투가 납니다.
나중에는 젊은 몸이 일주일의 교대 기간을 맘대로 늦추면서 늙은 몸에 부작용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늙은 몸은 분개하고 스스로 자기 몸을 해치면서 마침내 둘 다 괴물로 변하고 파멸로 끝납니다.
둘이 아닌 하나의 자기 속에서 또다시 자기를 나누고 그 하나하나에 따로따로 집착하는 우리 마음을 영화로 표현한 겁니다.
분신집회품(分身集會品)에서 지장보살은 한 몸인 동시에 여러 몸입니다.
나 중심의 한 몸일 뿐만 아니라 다른 여럿의 모두에게도 똑같이 각기 그 중심의 한 몸일 수가 있습니다.
지금의 나를 두 개의 나, 만개의 나, 무량억천만 개의 나로 나누더라도 하나의 나로 살 수 있어야 합니다.
여기서 나와 분신 사이에 하나를 강조한 이유는 중생심의 비교와 질투를 없애기 위해서입니다.
여기 백중 기도에는 한 많고, 외롭고, 슬프고, 억울하고, 후손 없고, 버려지고, 죄 많은 영가님들,
물에서 산에서 들에서 길에서 가신 헤아릴 수없이 많은 사연을 가진 애혼 고혼 영가님들이 여기에 계십니다.
또 우리 자신의 내면에 담겨진 다겁생래 업장의 인연 영가들도 다 계십니다.
여기 천도재자들은 온 마음을 다해 안팎의 영가님들을 차별 없이 초청해 모셨습니다.
무차법식으로 다 공양케 하고, 발심케 하고, 정토에 왕생케 하고, 마침내 지옥도 부처도 없는 경지까지 이르게 하려는 겁니다.
여기 범어사 을사년 백중기도, 위패봉안 영가님들이여!
생전 예수재 동참 불자님들이여!
몸을 나누는 분신(分身)으로 해탈의 한 방편을 설하느라.
첫째, 일체 중생 삼라만법이 한마음의 분신이라 동시에 살든 이어서 살든 한 몸임을 명심하라.
둘째, 비교하고 질투하는 망념들이 떠오르며 한마음의 원본으로 지체 없이 돌아가라.
지옥과 극락, 미혹과 깨달음, 중생과 부처가 모양 없는 모양으로 같이 하고 소리 없는 소리로 통하도다.
어떤 분은 제사를 모셔도 찾아올 조상이나 귀신이 없으니 제사를 지낼 필요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또 다른 분은 내생이 없으니 윤회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불교에서 크게 경계하는 단멸론자(斷滅論者)들의주장입니다.
불교는 모든 것이 고정 불변의 실체로 있다는 상주(常住)론을 부정하고, 그 반대로 사회에 아무것도 없다는 단멸론(斷滅論)도 부정합니다.
연기법에 의한 공(空)의 상태, 충만의 상태인 중도(中道)를 가르칩니다.
없기로 말하면 사후에 아무것도 없다고 말하는 그 사람도 현재 공(空)한 상태에 있습니다.
우리 몸의 세포는 한순간도 쉬지 않고 분열하고 있습니다.
앞 세포 죽고 뒤 세포 태어나는 생명의 연속 상태에 있습니다.
찰나찰나 변하는 상태에 있습니다.
있다고 하더라도 동영상에서 앞의 장면과 다음 장면을 짐작하고 연결해서 보듯이
생자 망자가 똑같이 그런 상태에서 존재합니다.
일초 전의 촛불에서 1초 후에 촛불로 이어지지 않을 때가 똑같습니다.
오늘 법문의 마지막으로 지장대원을 받들고 실천하는 현실적인 방법 5가지를 드리겠습니다.
첫째, 사람은 예외 없이 사랑받고 위함받고 인정받고 존중받기를 좋아합니다.
재물이나 명예나 권력을 구하려는 궁극 목적은 이 네 가지를 받기 위해서입니다.
이 중에 하나라도 준다면 누구나 좋아합니다.
자기 마음 그릇의 크기와 원력을 확장해서 이 네 가지를 베풀어야 합니다.
둘째, 지장대원을 배우고 찬탄하고 전해야 합니다.
아파해주고 슬퍼해 주는 지장대원 보살도를 몸과 마음의 실천으로 펼쳐야 합니다.
셋째, 지장보살님을 좋아해야 합니다. 일념의 지장기도로 그 영험을 직접 느껴야 합니다.
넷째, 시간의 떠내려 식으로 살면 안 됩니다. 시간이 지장행자, 우리를 사는 게 아니라 우리가 우리 지장 행자가 내가 시간을 살아야 합니다.
시시처처에서 지장대원 보살도의 내밀한 기쁨을 느끼고 그것을 전해야 됩니다.
다섯째, 여기 범어사 지장보살님께 자주 가까이해야 합니다.
지장보살 교화에 필요한 게 무엇인지 알아내서 적극 동참하고 후원하고 찬탄해야 합니다.
오늘 을사년 백중기도와 생전예수재 2재 법회 공덕으로 여기 범어사의 기도와 수행과 전법과 불사
그리고 여기 모두가 밖에 있는 분 다 마찬가지로 전부 다 좋게 되는 지장 대원 보살도가 원만히 성취되길 바랍니다.
여기에 삼보님, 지장보살님, 방장 스님, 주지스님,
동참 불자님들 그리고 금정산 산신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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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천백억 화신이신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도
동진출가하셔서 인간의 완성을 향해 위법망구하시는
허허 지명 조실 큰스님의 법문을 지금 여기에서 경청하시면서
분명
염화미소를 지으셨을 것이라 감히 여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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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예 합장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세바세계에서
<미증유> 라고 감히 여겨지는
무량지혜와 무량자비의 지장기도 법문 내용입니다.
눈으로
마음으로
명확히 확인하면서
저의 무명을 덜어내고 싶은 마음에
누구나
시시처처에서 경청할 수 있도록 정성껏 타이핑해서 게시봉사했습니다.
물론 어떤 신심 깊으신 노보살님들께서 대단히 좋아하셨습니다. _()_ _()_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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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탈심 윤병예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