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대승 열반경의 주석해설서 (4)

   법상종에서는 불도를 닦는 근기를 다섯으로 나눈다. 삼승이 방편이고 일불승만 진실이라고 보는 측은 낮은 단계의 불도를 이루는 것은 중간과정의 방편일 뿐이고, 오직 높은 단계의 불도 수행 성취만이 진실이라고 한 데 비해 일승방편 삼승진실을 주장하는 다른 측은 낮은 수준의 불도를 이루는 것만이 진실이고 높은 단계의 불도 성취는 낮은 근기의 사람을 이끌기 위한 방편이라고 주장한다.

   이 대립에는 <열반경>의 천제성불闡提成佛과 천제불성불 闡提佛聖佛이 큰 문제가 된다. <열반경>에서는 일천제 즉 가장 극악무도한 사람도 성불할 수 있다고 설하는가 하면 다른 한편으로는 일천제가 성불을 하기는 하지만 일천제의 마음상태 그대로 성불하는 것이 아니라 보리심을 발해서 불도를 구해야 하기 때문에 결국 일천제의 생애를 바꾸지 않고는 일천제는 성불할 수 없다고 해석할 수도 있게끔 되어 있다. 그래서 근기가 아주 낮은 사람이 성불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논쟁에서 <열반경>을 증빙경전 제시용으로 쓰는 것이다.

   선종禪宗에서도 사람에 따라서 <열반경>을 소중히 여겼다. 육조단경六祖壇經을 읽어 보면, 육조 스님이 오조 홍인弘忍 대사로부터 법을 받고 남쪽으로 내려왔는데 그곳의 인종印宗법사가 <열반경>을 강설했고 인종 법사는 육조 혜능의 제자가 되었다고 나와 있다. 또 선종에서 말하는 삼처진심三處傳心 즉 세 군데서 부처님으로부터 법을 받은 가섭 존자는 소승경의 성문聲聞이 아니라 대승 <열반경>의 가섭 보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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