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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봉스님}의 안면암 일기 : [한 권으로 읽는 불교 교리] 제 9장 자비慈悲 , 111) 자비 Ⅱ 아픔과 슬픔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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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3건 조회 182회 작성일 23-10-22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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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장 자비慈悲 111) 자비 Ⅱ - 아픔과 슬픔(2)

 

   한 젊은이가 고향을 떠났다. 출세해서 부모 형제를 기쁘게 하고, 가능하다면 고향의 모든 친지들 또는 자기를 아는 모든 사람들이 자랑스럽게 여기도록 만들고 싶었다. 있는 힘을 다해서 일하고 공부하고 연구했다. 인정받기 위해서 정직, 성실, 근면, 충성을 곧이곧대로 실천했다. 세월이 지나서 출세의 문턱까지 이르렀다. 그러나 마지막 고비에 줄을 잘못 섰다는 이유로 완전히 몰락하게 되었다. 절망한 그 젊은이는 자신을 위해서 울지 않았다. 고향에서 자기가 잘 되기만을 비는 부모님이 마음 아파할 것을 생각하며 슬퍼했다. 자기가 말을 걸어 보지도 못했지만 마음속으로 짝사랑하던 사람의 실망을 생각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우리가 영화나 소설에서뿐 아니라 현실에서도 흔히 보는 이야기 중의 하나이다.

 

   특정한 사람만이 자기 이외의 사람을 의식하지 않는다. 연기법의 질서 속에 살고 있는 우리 인간은 남을 생각할 수밖에 없도록 되어 있다. 그러니 사람들에게 있어서 고통과 슬픔이 따로 있을 수가 없다. 아픔은 그대로 슬픔이 된다. 우리는 끝없이 넓고 깊은 슬픔의 바다에 떠 있는 것이다.

 

   절대로 울지 않는다거나 슬픔을 모른다고 주장하는 이도 있다. 어떤 이는 웃고 즐기며 살기에도 짧은 세상인데 왜 우느냐고 반문하기도 한다. 그러나 생각해 보라, 나와 대상이 마음을 주고받을 때, 애절한 바침과 희생이 있다. 멍하니 세상의 껍데기에 정신을 빼앗기면 모르거니와, 조금이라도 생각을 모으면 애달파하지 않을 수가 없다. 슬퍼하지 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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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자리에서 
겸손히 피고지는 작은 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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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 오늘의 부처님 말씀 ]

“ 이 세상은 눈이 멀었다.

여기에서 선명하게 보는 사람은 드물다.

그물에서 벗어난 새처럼 천상에 가는 자(또한) 드물다. ”

                                                                < 담마빠다 >

[    학생부군신위    ]      김생수

저 새

한 소리 또 하고 또 하는데도

한 세상 다 노래한다


저 냇물

같은 소리 또 하고 또 하는데도

한 세상 다 흘러간다

 
먼 곳으로 돌아 앉으면

세상은 다 한가지 소리.

사람은 사람으로서만이 한 세상이다

 
살은 동안, 의식과 인식 그 사이에서

꽃 피고 새 울고 비 내리고 눈 내리고

한가지 조약돌 같은 세상을 만지작거리며

그는 모두를 다 살고 간 것이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정광월 합장님의 댓글

정광월 합장 작성일

새벽  종소리

                                민병도

  쇳덩이도 우는구나
  새벽마다 우는구나

  울고 싶은 사람 대신
  울 수 없는  사람 대신

  한 방울 눈물 없이도
  온 세상  다 울리는구나

                    시조집  고요의 헛간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참 좋은 도반, 정광월 보살님!

어쩌면 이리도 심금을 울리는 좋은 시와 시조들만 실어 주시나요??

노파의 기억에서 아련한 민병도님의 시조의 내용과

제목 고요의 헛간도 참으로 멋집니다.

소중한 댓글 항상 늘 감사드립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