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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봉스님}의 안면암 일기 : [한 권으로 읽는 불교 교리] 115 자비 Ⅴ - 애어愛語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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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5건 조회 231회 작성일 23-10-27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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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자비 Ⅴ - 애어愛語 (1)

 

이 장에서는 자비행으로 사섭법四攝法의 두 번째 덕목인 상대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말, 즉 애어愛語를 생각해 보려고 한다. 교리 지식을 가진 이는 의아해 할지도 모른다. 사랑스러운 말을 상대에게 해 주는 것은 간단한 일인데, 왜 그것을 거창하게 제목으로 잡아서 길게 늘여 놓느냐고 말이다. 그러나 전에 강원이나 학교에서 머리로만 애어를 익히고, 깊이 생각해 보거나 실천을 소홀히 했던 나는, 대중을 위해서 일하는 요즘에야 애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뼈저리게 느낀다.

 

   내가 한 마디를 어떻게 함부로 내뱉느냐에 따라서, 그 말을 들은 한 사람의 마음이 흔들리고 이어서 전체 대중의 마음이 흔들린다. 반면에 나의 자비스러운 말이 한 사람을 감동시키면 대중 전체가 감동하게 된다. 그리고 말이 입에서 나오기는 하지만 입이 혼자서 말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 입 뒤에슨 마음이 있고, 마음 뒤에는 업, 업 뒤에는 수행과 깨달음이 있다. 삶에 대한 깨달음, 모든 사람을 중히 여기고 공경하는 마음이 없이는 애어가 나오지 않는다. 억지로 애어를 지을 수 있을지는 몰라도 상대를 감동시킨 수는 없다.

 

   종정을 역임한 바 있는 고암 스님의 하심하는 언어와 장좌불와하며 무섭게 수행하던 청화스님의 자비스러운 언어는 유명하다. 고암 스님은 아무리 부족하고 나이 어린 사람을 만나도 깍듯한 경어로 대한다. 말씀의 내용에 관계없이 그 자비에 찬 음성과 경어만 들어도 상대는 저절로 감복하게 된다. 청화 스님의 자비도 마찬가지이다. 자신의 몸은 혹독하게 다루면서 수행하는 스님이, 사람을 대할 때는 완전히 달라진다. 불교인들이 저 큰스님들이 쓰던 자비의 언어를 항상 지킨다면 세상 어느 것 하나 무서울 것이 없다. 총칼도 꺾을 수 있고, 국민의 마음도 잡을 수 있다. 불교 내분이 없게 될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선문담을 비롯한 일화들 속에는 섬광처럼 번뜩이는 지혜가 담겨 있다. 생각이 깊은 이들 사이의 대화이다 보니, 언제나 상대를 의식하고 때로는 상대를 제압하려고 하는 것으로 비쳐지기도 한다. 이것을 잘못 받아들인 불교인들 가운데는, 자비의 언어로 상대를 기쁘고 편안하게 하는 말을 하기보다는, 상대를 이기려는 말을 궁리하고 내뱉는 예가 허다하다. 그러나 선사들의 제자나 상담자들에 대한 대화가 거친 듯이 보여도, 그 속에는 깊은 뜻과 자비가 담겨 있는 것이다.


-  죄송합니다만, 내일 또 이어 게시봉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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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 오늘의 부처님 말씀 ]

“  다른 사람이 충고해 주면 반성하고 감사하게 생각하라. 함께 생활하는 사람들에게 악한 마음을 품지 말고 좋은 말을 많이 해주어라. 시기가 적적하지 않을 때는 말을 삼가고 헐뜯으려는 마음을 품지 말라.”
                                                                                      < 숫타니파타 >

[    꿈이라면    ]      /      한용운

사랑의 속박이 꿈이라면

출세의 해탈도 꿈입니다

웃음과 눈물이 꿈이라면

무심의 광명도 꿈입니다

일절만법一切萬法이 꿈이라면

사랑의 꿈에서 불멸을 얻겠습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원만행님의 댓글

원만행 작성일

항상함께하시는  거룩하신부님    저희들 두손모아  사섭법에 보시애  동사섭을    수행을  다짐합니다  .내가물을먹고맛을알고 갈증날때물을머은 감사함맛.      내가짓고 내가 받는 자력신행  의  부처님진리올시다  .  원 멸  사생  육도  법계유정  ?      다겁생래  죄업장  아금참회  계수례  원죄 죄장  실소제  세세상행  보살도    .    .부처님감사합니다  .어제사진  나엽다섯입자리    .심봤다?  아닌가십읍니다    ㅎㅎㅎ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생기발랄하신 큰보살, 원만행보살님!

죄송하지만, 다섯 잎의 풀은 산삼이 아닌 것 같습니다. 산삼이면 좋겠지요.ㅎㅎ
사섭법 동사섭등  모든 수행을 행해야 하는데 저같은 중생에게 쉬운 것은 하나도 없어 유감입니다.

소중한 댓글 항상 늘 감사드립니다.
                                                    해탈심 합장

정광월 합장님의 댓글

정광월 합장 작성일

석굴암
                          최재호
 
  토함산  잦은 고개  들어보면  쪽빛  동해
  낙락한  장송  등걸  다래 넝쿨  휘감기고
  다람쥐  자로  앞질러  발을  멎게 하여라

  한고비  또한  고비  올라서면  넓은  한계
  쓰러진  신라 천년  꿈도 서려  감도는가
  막  달아  아늑한  여기  굴이 하나  열렸네
 
  칡뿌리  엉긴  흙을  둘러 막는  십육나한
  차가운  이끼  속에  푸른  숨결  들려오고
  연좌에 앉으신  님은  웃음 마저  좋으셔라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참 좋은 도반, 정광월보살님!

제가 시를 많이 알지 못해 최재호 시인님을 처음 듣네요.

다른 작품도 부탁드릴게요.

5년전쯤의 겨울 석굴암에 혼자 참배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소중한 댓글 항상 늘 감사드립니다.
                                                          해탈심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