ȸ

{설봉스님}의 안면암 일기: [한 권으로 읽는 불교 교리] 104 마음 소 달래는 길 (2)

페이지 정보

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9건 조회 231회 작성일 23-10-06 07:35

본문


 

dd8a08dc5e01776e70a8f66a221805db_1675731220_9593.jpg 

104 마음 소 달래는 길 (2)



   목우도는 또한 소를 길들이는 과정의 진척도를 소의 털색으로 나타내려고 한다. 처음에는 검은 소가 등장하고 차츰 머리로부터 검은 털이 벗겨진다. 검은 털이 꽁지로부터가 아니라 머리로부터 벗겨지는 것도 의미심장하다. 먼저 머리로 깨달음이 있어야 행동이 뒤따를 수 있음을 나타낸다. 

 

   목우도의 대부분은 소를 달래고 길들이는 것으로 되어 있다. 목동은 처음에 한 손에는 회초리를 들고 다른 한 손에는 소의 먹이를 들고 있다. 다음 단계에서 소는 반항하고 목동은 회초리를 내려치는 시늉을 한다. 이어서 소가 목동에 순응해서 마침내는 고삐를 잡지 않고도 소가 스스로 알아서 행동하는 경지에 이른다.

 

   그런데 소를 찾는 ‘심우’와 소를 길들이고 달래는 ‘목우’ 사이에는 수행과 깨달음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큰 시각 차이를 암시한다. 심우도에서도 목우의 순서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심우도는 기본적으로 잃어버린 소 또는 무명에 의해 묻혀 버린 본래 부처로서의 참마음을 찾는 과정을 그리려고 한다. 반면에 목우도는 소를 잃어버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소는 바로 우리 눈앞에 있다고 생각한다. 깨달음은 눈앞의 미혹 무명을 달래고 길들이는 데서 회복되는 것이지, 무명을 걷어 버리고 도망쳤던 본래 부처로서의 소를 찾아오는 식의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가 앞 장에서 누차 살펴 본 바 있는 화엄사상의 ‘성기’와 천태 사상의 ‘性具’는 기본적으로 부처와 중생, 열반과 생사, 보리와 번뇌, 깨달음과 미혹을 둘로 보지 않는다. 부처가 중생심에 담겨 있고, 중생이 그대로 부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우도는 성기를 설명하는 것처럼 보이고, 목우도는 성구를 풀이하는 것처럼 보인다. 심우도는 이상을 중심으로 그것을 찾고, 목우도는 현실을 중심으로 그것을 전환한다.

 

   심우도와 목우도는 맨 마지막 그림에서도 대조를 이룬다. 심우도에서는 목동 즉 수행자가 깨달음을 얻은 후에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서 시장으로 나온다. 반면에 목우도에서는 둥근 원을 그린다. 심우도는 이상을 중시하기 때문에 현실로 나오는 그림을 그릴 필요가 있지만, 목우도는 처음부터 현실을 중시해 새삼스럽게 현실로 나오고 들어가고 할 것이 없다.  




e6c9af47eb35a98eeefe5797039b89cf_1696545069_7869.jpg


e6c9af47eb35a98eeefe5797039b89cf_1696545068_3891.jpg


e6c9af47eb35a98eeefe5797039b89cf_1696545068_5919.jpg

e6c9af47eb35a98eeefe5797039b89cf_1696545068_7886.jpg
 

숨어서 익어가기를 기다리는 단호박

e6c9af47eb35a98eeefe5797039b89cf_1696545068_9573.jpg

e6c9af47eb35a98eeefe5797039b89cf_1696545069_376.jpg

e6c9af47eb35a98eeefe5797039b89cf_1696545069_5632.jpg
 

e6c9af47eb35a98eeefe5797039b89cf_1696545068_1881.jpg
 

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 오늘의 부처님 말씀 ]

“ 사람이 전에 방일放逸했다가도

그 후에 그치고 범하지 않으면

구름이 사라져 달이 나오듯 세상을 밝게 비춘다. ”

                                                                < 법구경 >

[    한 사람의 생애는    ]    /      유자효

한 권의 백과전서

기쁨과 슬픔

환희와 좌절

사랑의 증오

온갖 사연들이 새겨져 있는

명사와 동사, 형용사들의 궁전

때로 생애는

한 줄의 시 詩

감탄사 하나로 종결되는

비명 같은 것

사리 같은 것


서울대학교 불어과 학사. 2022.03~ 제44대 한국시인협회 회장

2007.03~2008.03 한국 제9대 한국방송기자클럽 회장. SBS 이사.

도서 38권.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석원영님의 댓글

석원영 작성일



  눈보라 헤치며
  날아와

  눈 쌓인 가지에
  나래를  털고

  그저 얼마  동안
  앉아 있다가

  깃털 하나
  아니  떨구고

  아득한  눈 속으로
  사라져 가는
  너

                  피천득  선생님 묘비명에 새겨진  너  라는 시

어제 조재희 묘엄심 보살님과 서초동 심산문화센터
피천득 다시 읽기 서울대  명예  교수 권오량님의 강의에서
  그리운 금아 피천득 선생님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참 좋은 도반, 석원영 보살님!

금아 피천득 시인님의 '너' 라는 시 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생전의 모습 뵙지 못했습니다만, 앞으로 기회 닿는 대로 시 수필 감상하겠습니다.

꽃보살님 묘엄심 보살님과 잘 다녀 오셨네요.

소중한 댓글 항상 늘 감사드립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원만행님의 댓글

원만행 작성일

조석으로  기온이  차갑습니다  .  칠순팔순  구순 잔치에  참석하시어    허공장  회원님들의 밝고  아름 다운 모습에  감사드립니다    큰스님의    깊으신    뜻깊은  무아무주무심  무의득    무량수 무량광  무생사 등을 총체적으로상징하는 무자를  주셨읍니다 .!    커다란  타울과  화장품을 하사하셨고요  날로  허공회가  꽃을  선사하신  박선자  회장님  의덕행에두손 모읍니다  .구순의 화엄성이사장님의 인품과  노숙령님의  팔순  안은덕보살님의  등등  모두 감사의  합장을  올립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생기발랄하신 큰 보살, 원만행 보살님!

기온이 차가워진 탓인지 저는 콧물을 많이 흘리고 있습니다.

보살님의 칠순 멀리서 축하드리며

작년의 저의 칠순이 생각납니다.

< 無 > 를 알고 있다면 우리 사바중생들은 탐 진 치에서 쉽사리 벗어날 테지요.

박선자 회장님! 화엄성 이사장님!  안은덕 보살님!
보살님들의 무량보시행에 멀리서 정중히  합장배례 감사드리겠습니다.

소중한 댓글 항상 늘 감사드립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정광월 합장님의 댓글

정광월 합장 작성일

7.8.9순 잔치에서
화엄성이사장님 구순  정영수님
실상화  노숙령교수님 팔순
안은덕 보살님 칠순
안보살님은 60  부터 불사금 보아 거금
지명 대종사님께 드리고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미국 홍보살님
매일 저녁  허허 지명 대종사님
불사금 따로 보시 한다는 생각이 지금
가족 모두 며느리  까지 허공회원

대타올  이제 까지 보지  못한  나눠 주시고
어제 생신 잔치하신 모든분들께
감사합니다
건강하셔요

                        정광월 합장

ybr님의 댓글

ybr 작성일

제 댓글 달은 시간이 나와 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시면

원만행보살님 보살님 댓글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컴퓨터 조작할 실력이 전혀 없습니다.

그리고 시간을 컴퓨터에서
 어떻게 조작할 수 있지요??

오해하셨다면 너무  죄송합니다.

마지막 보살님 댓글 읽고 제가 너무 바빠서

윗  보살님 댓글에  한꺼번에 몰아서 써서

죄송합니다.

저번에도 한꺼번에 몰아 쓴 적이 있지요.


해탈심 합장

석원영님의 댓글

석원영 작성일

이해가 안 가는게
댓글 한꺼번에 달면
끝에 쭉 나와야
중간 중간 들어간다는게
이해안됨

ybr님의 댓글의 댓글

ybr 작성일

저도  컴퓨터 실력이 형편없어서 도무지 모릅니다.
죄송합니다만,
컴퓨터 전문가에게 물어 보십시오.

원만행보살님 댓글도 마찬가지입니다.        해탈심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