ȸ

{설봉스님}의 안면암 일기: [한 권으로 읽는 불교 교리] 제7장 禪(선) 089 Ⅰ (1)

페이지 정보

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5건 조회 191회 작성일 23-09-05 07:38

본문



dd8a08dc5e01776e70a8f66a221805db_1675731220_9593.jpg  


089 Ⅰ (1)


한 수행승이 선사에게 “개에게도 불성이 있습니까?”라고 묻는다. 선사의 대답은 언제나 같지 않았다. 다른 수행승의 동일한 질문에 대해서 선사는 “유” 즉 “있다”고 대답하기도 했다. 이것이 조주 선사의 유명한 무자 화두이다.


   흔히 이 화두에 대해서 표면적으로 확연히 드러나는 두 방면의 의문이 던져지곤 했다. ‘모든 중생에게 불성이 있는데 왜 개에게 없다고 하는 것이냐?'와 ’왜 대답이 이랬다저랬다 하는 것이냐?‘이다. 개를 포함해서 일체중생에게 불성이 있다는 것은 불교의 기본이다. 그런데도 수행승은 질문을 했고, 선사는 없다고 대답했다. 또 같은 질문에 대해서 선사는 이전과 다른 답을 했다.

 

   우리는 이 난에서 저 무자 화두의 답을 만들려고 하지 않는다. “있다”와 “없다”에 매달리면 선과는 정반대의 방향으로 간다. 그러므로 단지 선에 있는 일반을 엿보려고 한다. 무는 선사상 전체의 골격을 드러낸다고 할 정도로 포괄적인 의미를 갖는다.

 

   우리가 지금까지 공부해 온 불교 전반의 , , , , , , , 사상 등이 속에 담겨 있다. 또 만물의 뿌리로 여겨지는 『도덕경』의 무도 포함된다. 인도불교의 수행법이 중국적인 것의 영향을 받았다고 할 때, 저 무는 노장사상도 부분적으로 포함되고 있다.

 

   첫째 무는 “무심 無心” “ 무분별無分別” “무사량 無思量” 등을 암시한다. 우리는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어떤 주관적인 개념으로 묶어서, 마침내는 “있다”와 “없다”, “좋다”와 “나쁘다”, “선하다”와 “악하다”, “참되다”와 “거짓이다” 등으로 규정해 버린다. 전에도 누차 예를 들었듯이, 불은 있다와 없다로 간단하게 말할 수 없다. 연료에 불을 붙이면 언제든지 있을 수 있고, 현재 눈에 보이는 불도 산소 공급을 중단하면 즉각 없는 것이 되어 버린다.

 

좋은 것과 나쁜 것도 정해진 바가 없다. 사람들은 내 중심으로 나에게 맞으면 좋다고 하고, 그렇지 않으면 나쁘다고 한다. 참되다거나 아름답다는 말이나 개념도 마찬가지다. 세상은 항상 그대로 있지만 사람이 스스로 자기중심으로 분별을 일으켜서 세상을 규정해 버린다. 분별심, 알음알이 자기 중심의 욕망 등을 지울 때, 우리가 모든 존재의 실상을 바로 볼 수 있다고 선은 깨치려고 한다.


 ㅡ 죄송합니다만, 내일 또 이어 게시봉사하겠습니다.




a5187ccbeae9a4dda42839b1b5047285_1693867066_1488.jpg

a5187ccbeae9a4dda42839b1b5047285_1693867066_6012.jpg

a5187ccbeae9a4dda42839b1b5047285_1693867066_9835.jpg

a5187ccbeae9a4dda42839b1b5047285_1693867068_1622.jpg

a5187ccbeae9a4dda42839b1b5047285_1693867068_4815.jpg
 

a5187ccbeae9a4dda42839b1b5047285_1693867098_7961.jpg
 

 

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 오늘의 부처님 말씀 ]

“ 하늘에서 보석비가 쏟아져도 욕심 많은 사람은 만족할 줄 모른다.
욕심은 괴로움만 줄 뿐, 즐거움을 모르나니 슬기로운 이는 먼저 욕심을 버리느니라. ”

                                                                                      < 중아함경 >

[ 다시 9월 ] / 나태주

기다리라 오래오래

될 수 있는 대로 많이

지루하지만 더욱

이제 치유의 계절이

찾아온다

제 혀로 상처를 핥아

아픔을 잊게 되리라

가을 과일들은

봉지 안에서

살이 오르고

눈이 밝고 다리 굵은 아이들은

멀리까지 갔다가

서둘러 돌아오리라

구름 높이 떴다

하늘 한 가슴에 새하얀

궁전이 솟아올랐다

이제 떠날 사람은 떠나고

남은 사람은 남게 되는 시간

기다리라 더욱

오래 오래 그리고 많이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정광월 합장님의 댓글

정광월 합장 작성일

고향의 천정

                                  이성선

    밭둑에서  나는 바람과 놀고
    할머니는  메밀밭에서
    메밀을 꺽고  계셨습니다

    늦여름의  하늘빛이  메밀꽃 위에 빛나고
    메밀꽃  사이사이로  할머니는  가끔
    나와 바람의  장난을 살피시었습니다

      해마다 밭둑에서  자라고
      아주 커서도  덜 자란 나는
      늘 그러했습니다만

      할머니는  저승으로  가버리시고
      나도 벌써  몇 년인가
      그 일은 까맣게  잊어버린 후

      오늘 저녁  멍석을 펴고
      마당에  누우니
      온 하늘 가득
      별로  피어 있는  어릴  적 메밀꽃

      할머니는 나를 두고  메밀밭만  저승까지  가져가시어
      날마다 저녁이면  메밀밭을 매시며
      메밀밭  사이사이로 나를  살피고  계셨습니다

ybr님의 댓글의 댓글

ybr 작성일

참 좋은 도반 정광월보살님!

할머니 곁애서 바람과 친구하여 놀고 있는 소년은
행복한 유년의 추억이 참 많겠습니다.

이효석님의 #메밀꽃 필 무렵  단편소설이 생각나네요.


소중한 댓글  항상 늘 감사드립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원만행님의 댓글

원만행 작성일

나옹선사께서    생각이 일어나고    생각이 사라지는 것을    생사라고  하나니  .생사의ㅡ    순간순간에  힘을다해    화두를들면된다  .  화두가  순일해지면  생각이 일어나고 사라지는것    자체가사라진다  .  이렇게일어나고 사라짐이없어진  자리를  공 적 이라한다  .공적가운데화두가없으면  이를  일러 무기라고하고    공적중에서 화두가  어둡지않으면    이를  신령함이라한다  .  이렇게텅 비고  고요하면서도  신령스럽게아는것은  결코  무너지지않으며    이것은  삿되고  잡된것도아니다  .  이와같이 쉽없이  공부해나가면  그대도  머지않아    성취하게될것이다  ..  하지만  출가자의  삶이  저절로 청정해지는것은아닙니다  .  세속을 벗어나  살아가는  까닭은  어쩌면  진실로    청정해지기위해    노력하기위해서이고    그노력을  실천하기에 욕망이덧 없다는것을  깨달아야하고    그욕망이  나라는  터무니  없는  집착에서  비롯 되었음을  깨달아야하고    나라는  집착이인연따라 생멸하는  허망한  한  생각에  지나지않음을  깨달아야합니다  .백만  원력의  원행  큰스님의  발원의뜻을 가슴깊이  새기면서  ....두손모읍니다  ..원멸  사생육도  법계유정  다겁생례  죄업장  아금참회  계수례    원제죄장  실소제  세세상행  보살도    ...현명한  노을이  느낌을줍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ybr님의 댓글

ybr 작성일

생기발랄하신 큰보살,  원만행보살님!

조선불교위 초석을 세우신
나옹선사님의 발자취를 모르는 불자는 없겠습니다.

생각이 일어남과 사라짐을 생과 사로 명징하게 가르쳐 주신 무량 자비에
너무 너무 뒤늦게 감사드립니다.


소중한 댓글 항상 늘 감사드립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