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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봉스님}의 안면암 일기: [한 권으로 읽는 불교 교리] 제7장 禪(선) 085 선과 교리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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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3건 조회 184회 작성일 23-08-28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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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5 선과 언어 (1)


선에서는 언어를 초극한다. 언어를 불신하거나 언어가 가진 한계를 극복하고 초월하려고 한다. 그래서 “不立文字(불립문자) 敎外別傳(교외별전)” 즉 “문자에 기대어 서거나 언어로 된 가르침에 의지하지 않고 마음과 마음으로 이어지는 비선을 통해서 법이 전해진다.”고 주장한다. “영산회상에서 석존이 꽃을 들어 보이니 가섭이 빙그레 웃었다.”는 拈花微笑(염화미소)의 이야기는 以心傳心(이심전심)을 대표적으로 잘 나타내 준다. 禪(선)問答(문답)에서의 상식으로 소화할 수 없는 표현, 소리치기, 때리기, 괴상한 몸짓 등도 언어의 한계를 뛰어 넘어서 마음속의 것을 바로 전해 보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왜 언어가 문제인가? 말이 있으려면 먼저 그 말이 나타내는 개념이 있어야 한다. 우리가 자주 드는 구름의 예를 보자. 구름은 처음부터 구름이 아니다. 물에서 수증기로, 그름으로, 비나 눈으로, 물로, 얼음으로 변해가는 과정이 있다. 그런데 우리가 구름이라는 개념을 만들고, 이름을 붙이는 순간 수증기가 죽고 구름이 태어나며, 구름이 무거워져서 비로 떨어질 때, 구름은 죽고 비가 태어난다. 세상에 모은 사물은 변하는 과정에 있는데, 어느 한 단계로 고정된다. 어느 것에 이름을 붙이는 순간, 고정화된 개념은 사물이 존재하는 그대로의 여실한 실상을 제대로 전해 줄 수 없게 된다. 성공 속에는 이미 실패가 들어 있고, 삶 속에는 이미 죽음이 들어 있다. “있다”와 “없다”, “좋다”와 “나쁘다”와 같은 상대적 개념으로 가를 수 없는 것들의 경우에도 언어는 양자택일을 강요한다. 어떤 것이든지 개념과 언어에 묶이는 순간, 그것은 이미 본래의 그것이 아니다.

 

   선뿐만 아니라 불교 전반은 예로부터 이와 같은 언어의 문제점을 알고 그것으로부터 벗어나려는 노력을 해 왔다. 먼저 석존의 침묵을 보자. 만동자가 석존에게 세상의 존재, 육체와 정신의 동일성 여부를 물었다. 석존은 이에 침묵으로 답했다. 단지 침묵의 의미를 알도록 한 힌트만을 주었다.


ㅡ 죄송합니다만, 내일 또 이어 게시봉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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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 오늘의 부처님 말씀 ]

“ 마음은 쉬지 않고 나무 사이를 타고 다니는 원숭이와 같다.
그러므로 항상 마음을 안정시키고 항복 받아야 한다.”

                                                                  < 증일아함경 >

[    나는 가야지    ]    /      원광

나는 가야지.

빈몸으로 가야지.

겹겹이 입었던 껍질 훌훌 벗고,

이리저리 엉킨 끈들은 끊어 버리고,

아주 가볍게 떠나야지.

그리움은 돌려주고,

미련은 찾아오고,

거짓말처럼 참말로

떠나야지.

맑은 물 푸른 숲을 지나

걸어서 가야지.

목마를 때 마시던 茶(차)랑

심심할 때 치던 墨蘭(묵란)은

같이 못갈 친구에게 남겨주고

혼자서 떠나야지.

헐떡거리던 몸뚱아리

안타깝던 세월 다 벗어놓고

훌훌 떠나야지.

말없이 떠나야지.

1942년 충남 아산 음봉 출생. 해인사 출가. 《현대문학》으로 등단. 목마 동인. 저서로 『풍장』, 『제자리 걸음』, 『가고지고 가고지고』 등이 있음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원만행님의 댓글

원만행 작성일

오직  깨달음의  요지 의 진리  !  부처도  아니고  마음도 아니다  ?  !    의이뭐고  ?  .  무자  화두를  탐 구하고  호흡고르기와    온갖  용을 쓰다  한소식 했다고  ?...하는  멍텅구리도  있다  .  앞도  뒤도없는  멍텅구리  !  앞산도  뒷 산도  청정한 멍텅구리  .  ....  .나의 고향은  어디인가  !  나의  갈곳은 어디인가    !    비바람 긴세월에  청정한  바라밀을  향한다    .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유유히  흐르는    물과  함께  도보운동  과  자천차구르기  ...무척 시원하고    상쾌한  아침입니다  .  좋은  날 되시길 두손모읍니다  . 굿  아미타불  .

정광월 합장님의 댓글

정광월 합장 작성일

설봉스님
그곳 안면암에도 비 오나요
여긴 비 와요
수요일도
잘 가꾸어진 안면암
지장대원탑 점안식  많은 불자님들 오셔
야단법석 이루어지길
기원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정광월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