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째, 4. 죽음을 대비하고 살면, 좋은 점은 무엇인가?

다같이 합장하고 부처님 말씀을 듣겠습니다.

  <영락처태경>에 이르되,

몸은 항상한 것이 아니니, 보시와 지계와 선정을 닦으면, 나고 죽음에 떨어지거나, 빠짐을 두려워하지 않느니라. 비록 나고 죽음에 있어도, 새가 날아가 버린 허공에서, 형태나 그림자를, 볼 수 없는 것과 같으니라.

  <묘법성염처경>에 이르되,

만약 때 묻은 마음 버리고, 경계에 집착하지 않으면, 나고 죽음이 침해하지 못하여, 항상 진실로 고요한 즐거움에, 머무르리라.

부처님 가르침 따라, 생사 벗어나는 수행을 하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게 된다고 합니다. 또 욕망의 경계에 흔들리지 않으면, 나고 죽음이, 끼어들지 못하고, 고요한, 즐거움만 있다고 합니다.

자신의 건강만 믿고, 일을 크게 벌이다, 사소한 사고가 큰 병으로 진행되어, 죽음을 눈앞에 두고 나서야, 당황하는 사례를 많이 봅니다. 확률상으로, 80대 중반이 넘으면, 죽음은 언제든지 찾아올 수 있습니다. 이 시기에 이르면, 항상, 죽음이 근처에 서성이고 있음을, 알아차려야 합니다.

   갑자기 사고 병고가 찾아와서, 죽을 수밖에 없는데, 처리할 일이 아직 많다는 생각에, 죽지 않으려 하면, 고통스럽고, 딱하기만 합니다. 오히려 죽음을 당연스럽게 받아들일 때, 불안과 공포가 없어집니다. 죽음을 받아들이면, 남겨진 삶을 깊이 있게 곱십으며, 누리게 됩니다. 삶의 기간을 예측하고, 언제든 떠날 수 있습니다. 삶을 정리할 시간을 벌고, 품위 있는 죽음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미리미리 차근차근, 속옷, 사진, 일기, 편지, 남에게 줄 수 있는 물건이나, 버릴 것을, 정리할 수 있습니다. 일생의 모든 은인, 인연에, 감사를 표할 수도 있습니다.

***다섯째, 5. 죽음에 대비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다같이 합장하고, 경론의 가르침을 듣겠습니다.

   <대지도론>에 이르기를,

수행자는, 이 몸에, 이미 죽음의 모습이, 담겨 있음을 보고, 미래에 죽는 모습을 취하여, 그로써 지금의 몸을 관찰하라.

   <법구경>에 이르되,

나고 죽음 지극히 괴롭지만, 진리를 따르면 벗어날 수 있나니라.

<본사경>에 이르되,

너희 비구들아, 부지런히 계와 선정 닦아, 미묘하고 뛰어난 지혜를 내어, 나고 늙고 병들고 죽음을, 뛰어넘으라.

삶의 몸에 이미 죽음이 담겨 있으니, 미래에 예정된 죽음으로, 현재의 자신을, 관찰하라고 합니다. 또 열심히 수행하여, 죽음을 뛰어넘으라고 합니다.

각자의 삶은 독특합니다. 나름대로의 가치 의미, 성공, 생애 경험 등을 관찰하고 음미하는 것입니다. 각자 근기와 인연 따라, 닦아온 방식으로 수행할 수 있습니다.

   염불 속에는, 불보살님의 무량겁에 걸친 수행, 서원, 그리고 성취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읽거나 쓰는 불경에도, 마찬가지입니다. 관법 명상하는 이는, 내 몸과 마음이 세상사와 어울려서, 일어났다 스러지는 것을 관하고, 나아가서 자신의 삶, 전체를 한꺼번에 관하기도 합니다. 참선하는 이는, 처음에, 삶 전체를 한 점으로 모아서 관하고, 만법이 하나로 압축되는 경계에 이르면, 화두를 듭니다. 화두 하나에, 자기 삶의 전체 장면이, 담겨 있는 것입니다.

   내 삶의, 고뇌나 기쁨 조각들을, 빠짐없이 촬영하여, 작은 메모리 카드에 담고, 그 전체를 나타내는, 제목을 붙인다고 쳐보지요. 또 무량겁을 닦아온, 불보살의 수행과 서원 에, 제목을 붙인 것이, 불보살의 명호라고 쳐 보지요. 내 인생 전체 드라마의 제목과, 불보살 명호를 합칠 때, 염불 속에는 나와 불보살의 모든 것이 담겨 있습니다. 염불은 나와 불보살 전체를 음미하며, 참회하고 발원하는 셈이 됩니다. 나를 맘껏 누리는 것이 됩니다.

   참선의 화두도 마찬가지입니다. 가령, 이뭣꼬 화두를 든다고 할 때, 그것에 달라붙는 일체의 상념 사연 장면 스토리들을, 모조리 피하거나 쳐내고, 화두 자체만 단도직입적으로 관해야 합니다. 그런 수행법 자체가, 무한의 어째서, 뭐가 등의 물음과, 사연, 장면, 스토리가 함축되어 있음을, 나타냅니다.

ㅡ 죄송합니다만, 내일 또 이어 게시봉사하겠습니다.

{만일염불결사 창립 제 23 주년 기념법회}

원로의원 허허 지명 큰스님 초청 대법회

2023년 6월 6일  청계산 정토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