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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봉스님 { 안면암 일기 } : 드론사진 <어느덧 점차 녹음으로 변화하는 우리들 안면암>, 《한 권으로 읽는 불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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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3건 조회 201회 작성일 23-05-18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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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5 연기와 성기 (2)

 

   법상종은 아뢰야연기론을 화엄종은 성기론을 각기 편다. 예를 들어 연기와 성기의 시각 차이를 구별해 보자. 지금 우리 국민 전체는 경제적으로 아주 어려운 처지에 있다.

 

   내 주변에 부도를 맞은 사람과 실직자들이 늘어간다. 신도 집에 전화를 걸면 남편이 받는 경우가 많다. 나갈 직장이 없기 때문에 집을 지키고 있는 것이다. 나는 부인에게 일하지 않고도 먹고사는데 문제가 없느냐고 묻는다. 부인은 꼭 돈만을 위해서 직장에 나가는 것이냐고 반문한다. 남편이 집에서 한숨만 쉬고 있으니 속상하고 답답하기 이를 데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 여기서 유식을 적용해서 저 실직자의 고통을 생각해 보자. 실직의 현실은 가상적인 마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그 처지의 어려움을 일단 인정해야 한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저 실직자 가족이 겪는 고통이 실재하는 것이냐고 물어 보자.

 

   아뢰야연기론의 입장에서는 미혹한 마음이 ‘나’ ‘내 것’ ‘즐거움’에 집착해서 고통을 지어서 느낀다는 쪽으로 몰고 갈 것이다. 실재하지도 않는 나를 내세우고 그것의 즐거움까지 책임지려고 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성기론은 고통을 부정하려 하기보다는 그것을 당당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할 것이다. 저 실직자의 현실은 고통이 아니라 바로 여래의 성품이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생각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나라의 경제를 회복하고 직장을 다시 찾도록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오늘을 이겨야 내일도 이길 수 있다. 지금 당장 현실을 있는 그대로 당당하게 받아들이는 데서부터 시작하자는 것이다. 고통을 착각이나 여래의 화현으로 받아들이는 것도 마음을 추스르는데 큰 도움이 된다는 말이다.

 

   화엄종이 성기론을 편다고 해서, 화엄경 특히 십지품에 나오는 ‘모든 세계는 허망하니 다 마음을 지어낸 것이니라.’고 하는 구절의 저 마음이 眞心(진심) 즉 여래의 마음으로 볼 수 있는 것만은 아니다. 범어 원문을 보면 거짓의 마음 즉 妄心(망심)에 가깝다. 그러나 그 마음이 명심이라는 확정도 없고, 많은 이들이 진심으로 풀이하기도 했다. 불교는 참으로 오묘하다. 같은 불경에 의지하더라도 법상의 연기론과 법성의 연기론이 공존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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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오늘의 부처님 말씀]

“ 가르침을 마시는 사람은

고요한 마음으로 행복하게 산다.

지혜로운 사람은 거룩한 분에 의해

설해진 담마(가르침) 속에서 항상 기뻐한다. ”
                                                            『 법구경 』

[    사람의 일    ]    /    천양희

 
고독 때문에 뼈아프게 살더라도

사랑하는 일은 사람의 일입니다

고통 때문에 속 아프게 살더라도

이별하는 일은 사람의 일입니다

사람의 일은 사람을 다칩니다

사람과 헤어지면 우린 늘 허기지고

사람과 만나면 우린 또 허기집니다

언제까지 우린 사람의 일과

싸워야 할까요

사람 때문에 하루는 살만하고

사람 때문에 하루는 막막합니다

하루를 사는 일이 사람의 일이라서

우린 또 사람을 기다립니다

사람과 만나는 일 그것 또한

사람의 일이기 때문입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정광월 합장님의 댓글

정광월 합장 작성일

안면암
전경 좋아요
초파일  곁에 와서
많은 불자님께서
안면암 참배 하셨으면 합니다

설봉스님
감사합니다
멀리 가지 않고
볼 수 있게 되었어요

그리워하고
생각하게 하는 안면암
도량  가꿈에
고맙습니다

건강하셔요

원만행님의 댓글

원만행 작성일

이것이 있으면저것이있고  ?  ...우리의연기론은  철칙으로  받아들인다  .공의  무집착 과 적의고요함  즉공적    할건하고  실체가없는것    오묘한  심오한  반야심경  ! 진한 녹색의  바다가  탁트인  절경이좋읍니다  .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경계  육진의  존재대상  마음 놓지 말자  .모두모두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