ȸ

{설봉스님의 안면암 일기} <꽃자리 / 구상, 바위/유치환>, 115. 빠른 원을 세우는 이에게 빠른 수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3건 조회 182회 작성일 25-07-05 07:06

본문


   

5ed9cf7e26fb859421fb524ba4b0ba40_1700725845_412.jpg



0720fa0f7f060784acaed3814a7c68d2_1700520412_5397.jpg



115. 빠른 원을 세우는 이에게 빠른 수기(보살품 10) 끝

 

 

   사람은 원하는 것만 얻을 수 있고 보고 싶은 것만 볼 수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주 법신의 몸을 살려고 하는 사람은 어떤 것을 환하고 어떤 것을 보려고 해야 하는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 앞에서 우는 아기 에게 젖을 준다는 속담을 인용했다. 이 경우 아기의 울음이 무엇인가를 원한다는 신호이기는 하지만 그것은 업에 의해서 본능적으로 나온 것이다. 다겁생래의 업이나 시대의 문화가 만드는 업에 의해서 움직일 뿐이라는 것이다. 다겁생래의 업이나 시대의 문화가 만드는 업에 의해서 움직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원력이란 업과 정반대의 길을 가고자 하는 한것이다. 업은 윤회라는 미혹의 길에서 자기도 모르게 정신없이 떠내려 가는 삶과 같고, 원력은 미혹에서 벗어난 해탈의 경지에서 스스로 세상을 헤엄쳐 나가는 것과 같다. 업으로 사는 사람은 다겁 전생의 영향력이라는 고삐에 묶여 있는 것과 같고, 원력으로 사는 사람은 묶인 바가 없는 자유인으로 사는 것과 같다. 업으로 사는 사람에게는 윤회의 고통 세계가 보이고, 원력으로 사는 사람에게는 해탈의 법신 세계가 보인다. 그래서 업의 습관을 지우고 새로운 원력으로 사는 사람에게 부처님의 수기가 있게 되는 것이다. 여기 《열반경》에서는 부처님이 임의로 사람을 봐서 수기를 주기도 하고 안 주기도 한다고 표현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부처가 되겠다고 원력을 가지고 그 길을 따라 수행하는 사람에게 우주법신의 전파는 자연적으로 전달될 것이다. 항상 그

자리에 있는 전파이지만 원력을 가진 사람이나 보고자 하는 사람에게 한 그 수기의 전파가 보이는 것이다.

 

포교하는 스님네들이 모여서 포교 성과에 관한 경험담을 나누다 보면 그릇의 크기라고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절감하게 된다. 먼저 환경의 크기를 생각해 보자. 스님네들이 포교하면서 느끼는 것은 사람들이 법당의 크기만큼 모인다는 것이다. 일정한 수행력이나 법력 을 가진 스님에게 여러 사찰의 주지를 맡길 경우 법당이 작은 사찰에 서 있을 때는 신도님들이 그 작은 법당에 꽉 차게 모이고, 법당이 큰 사찰에서 있을 때는 다시 큰 법당에 꽉 차게 사람들이 모인다는 것이 다. 물론 기도터라든지 명산 고찰인 경우에는 사정이 다르다. 그러나 여기에도 산중의 크기는 적용된다. 스님이나 법당의 크기가 같고 똑같이 큰 도시를 끼고 있다고 할 경우 사람이 모이는 숫자는 그 산중의 크기나 기도 환경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환경에 따라서 사람이 많이 모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사람 의 마음 크기에 따라서 달라지기도 한다. 큰 원력을 가진 스님에게는 큰 도가 이루어지고 큰 도를 이룬 스님에게는 많은 사람들이 모인다. 예전에 열반하신 전강 큰스님께서 주안에 용화사 선방을 만드셨다. 처음 그곳은 신도님들이 모이기에는 아주 조건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도인 스님이 자리를 잡고 앉아 계시니까 공부하는 스님네와 신도들이 모여들었다. 지금은 전국의 고사대찰(古寺大刹) 못지않게 많은 불자들 이 모이고 있다. 큰 도를 이루겠다는 원력을 가진 이에게 큰 깨달음이 오고 도를 이루기보다는 잔 산림이나 하면서 일생을 마치겠다고 하는 이에게는 그런 일만 주어진다. 그러므로 수행자는 모름지기 큰 원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끝




a5e3ebaed757a0a4b05f8b5cf96fe5c2_1751667579_4026.jpg

a5e3ebaed757a0a4b05f8b5cf96fe5c2_1751667579_5972.jpg

a5e3ebaed757a0a4b05f8b5cf96fe5c2_1751667579_8089.jpg

a5e3ebaed757a0a4b05f8b5cf96fe5c2_1751667580_0376.jpg


청정해역 서해안 바닷바람을 품은 

살구가 

보물처럼 노랗게 익어가고 있습니다.


a5e3ebaed757a0a4b05f8b5cf96fe5c2_1751667580_4601.jpg
 


 

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오늘의 부처님 말씀]

“ 모든 생명에게 폭력을 내려놓고

 살아 있는 어떤 것도 해치지 말라!

 자녀도 기대 말라!

 하물며 친구이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

                                      <숫타니빠따 -사품>

 

[꽃자리 / 구상(1912~2004)]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나는 내가 지은 감옥 속에 갇혀 있다

너는 네가 만든 쇠사슬에 매여 있다

그는 그가 엮은 동아줄에 묶여 있다

우리는 저마다

스스로의 굴레에서 벗어났을 때

그제사 세상이 바로 보이고

삶의 보람과 기쁨을 맛본다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 바위 / 유치환 ]

내 죽으면 한 개 바위가 되리라.

 
아예 애련(愛憐)에 물들지 않고

희로(喜怒)에 움직이지 않고

 
비와 바람에 깎이는 대로

억년(億年)비정(非情)의 함묵(緘默)에

안으로 안으로만 채찍질하여

드디어 생명도 망각하고

 
흐르는 구름

머언 원뢰(遠雷)

꿈꾸어도 노래하지 않고

 
두 쪽으로 깨뜨려져도

소리하지 않는 바위가 되리라.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윤병예 합장

원영님의 댓글

원영 작성일

작은  배

                      이재무

  밤이  와서  어둠이  밀물처럼  마을에  가득  차면
  농막은  망망대해에  떠  있는  한  척의  배가  된다.
  나는  선실에  누워  바깥  소리를  듣는다.
  별들이  켜는  우주  음에  귀가  열린다.
  바다는  순한  아기처럼  잔잔하고  배는  순항  중이다.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석원영 보살님!

농막이 작은 배가 되다니
별들이 켜는 우주음
시인의 상상력과 창의력이 매우 부럽습니다.

소중한 댓글 항상 늘 감사드립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윤병예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