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봉스님의 안면암 일기} <당장이라도 새가 되어 날아가고 싶은 그리운 안면암 앞바다>, 116. 순타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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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3건 조회 196회 작성일 25-07-10 07:59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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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 순타의 재등장과 마지막 공양(일체대중소문품 1) 끝
'그때를 아십니까'라는 프로그램이 인기를 끈 적이 있다. 삼사 년 전의 빛 바랜 흑백사진 같은 기록들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맞아 그랬어." 하며 신기해 하고 지나간 추억을 이야기하곤 했다. 그 가운데 논산훈련소 이야기가 있다. 머리를 빡빡 깎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이별을 아쉬워하며 어머니가 꼬깃꼬깃 접어준 비상금을 속옷 속에 감 추며 낯선 환경 낯선 사람들과 만나는 내용이다. 면회날이 되면 만고 향에서부터 아버지 어머니가 떡보따리를 싸들고 와서 사랑하는 아들의 입에 넣어 준다. 배가 부르다고 해도 조금만 더 먹으라며 실랑이를 한다. 그때의 음식은 부모님의 사랑이다. 힘든 군대생활을 이겨내는 보 약이다. 터미널 식당에서 성의 없이 나오는 음식이 아니다. 부모님의 사랑이 담긴 떡은 내무반에 들어가 함께 나누어 먹는다. 그런데 얼마 전에 신문 독자 투고에 이런 글이 실렸다. 아들 면회를 가면서 떡을 해갔더니 부대에서 가지고 들어가지 못하게 했다는 것이다. 며칠 후 신문에는 그 이유에 대한 글이 실렸다. 생활이 어려운 병사들에게 위화감을 주지 않기 위해 금지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해할 수 있으면 서도 한편으로는 서운하기도 하다. 그 떡에는 위화감보다 함께 나누는 사랑이 더 크게 들어 있을 것 같다. 설사 동료가 혼자서 어머니의 떡을 받아먹는다고 하더라도 그것에서 위화감을 느낄 군인은 없으리라고 생각된다.
마지막 공양을 받으신 부처님은 그 공양을 중생에게 회향하고자 한다. 나고 죽는 육신이 아니라 진리의 몸 즉 법신(法身) 삼보(三寶)로 서 이 세상에 남아 있다고 말씀하신다. 영원한 진리의 몸을 보는 것이 부처님의 열반을 바로 보는 것이라고 간곡하게 가르치신다. 6조 예능 스님은 《법보단경(法寶壇經)》에서 삼보를 각정정(覺正淨)이라 표현했다. 깨달음과 올바름과 청정함이다. 부처님이라 하면 부처님의 형상을 조각한 불상으로 오해될 수가 있다. 그래서 부처를 부처님의 내용이라 할 수 있는 깨달을 자이라고 하였다. 가르침은 경전으로 남아 있다.
경전의 가르침은 우주의 바른 질서를 전한다. 그래서 법보가 바를 정이다. 교단은 단순히 출가자의 무리가 아니다. 청정한 계행과 수행을 통해 법을 전하고 이루는 성스러운 공동체이다. 그래서 깨끗할 정이다. 이 삼보는 공경하고 보호해야 할 외적인 대상인 동시에 내적인 목표이기도 한다. 깨달은 삶 · 올바른 삶 · 청정한 삶을 사는 것이 법신 삼보의 뜻이기 때문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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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오늘의 부처님 말씀]
“ 만약 어떤 사람이
부처님의 지혜를 구하고
큰 자비를 베풀고자 하고
지혜의 저 언덕에 도달하고자 하거든
마땅히 깊이 법(法)을 공경하여야 한다. ”
<화수경>
[바다 / 정연복]
파도가 밀려오고 밀려가는 바닷가에서
새삼스레 인생살이의
단순한 이치를 배운다
[바다/ 정채봉]
바다에 갔다
바다에 가서 울고 싶어
결국 바다에 갔다
눈물은 나오지 않았다
할머니 치맛자락을 꼭 붙들고 서 있는 것처럼
그냥 하염없이
바다만 바다보고 있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윤병예 합장
원영님의 댓글
원영 작성일
고1때 같이 아팠던 친구
그 친구 의대가서 아들하나 캐나다 유학 5년
따라가서 바닷가에 앉아 울고만 있었다고
지금도 관심 많아 친구 딸 개업하면
물어 보고...
바다 하면 그 친구 생각이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석원영 보살님!
저도 안면암 바다를 쳐다 보거나
107호 실에서 템플 스테이하면서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어려울 때 친구가 가장 좋은 친구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소중한 댓글 항상 늘 감사드립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윤병예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