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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봉스님 { 안면암 일기 } : 《한 권으로 읽는 불교 교리》 017 진속이제 (2) 2023.3.19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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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4건 조회 210회 작성일 23-03-19 07:39

본문

  

 

{ 장맛비 속에서 돈독한 불심과 온화한 마음이 어우러지는 시간 }

 

 

 

전국 각 사찰에서 일제히 입재 기도가 열렸습니다.

부처님 오신 날과 출가절, 성도절, 열반절과 함께 불교의 5대 명절인 백중은 조상의 은혜와 효의 의미를 되새기는 날로 그 의미를 더하고 있습니다.

 

올해의 장마는 유난히 폭우가 심했고, 오늘도 하루종일 큰 비가 내릴 것이라는 일기 예보입니다.

 

 

입재 기도 시작 전에는 점잖게 오던 장맛비가 본격적으로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어쩌면 지난 해보다 법회 동참이 적을지도 모르겠다고 저 혼자

杞憂(기우)하고 있었는데 ,신심이 깊으신 우리 안면암 불자님들께서 한두 분씩, 삼삼오오 법당에 들어오시더니 금세

법당과 법당 밖을 꽉 채웠습니다.

 

아마도 필시 허허 지명 대종사님께서 법주사 조실에 취임되셨으니

한 번이라도 더 큰스님의 법체를 가까이 하고 싶은 존경심 때문이었을 것 같았습니다.

 

신도님들의 마음가짐 덕분이었는지

입재 기도 내내 경건한 마음과 지극한 정성이 법당 안을 고요히 흐르고 있었습니다. 저 역시 그 어느 때보다도 진지했습니다.

 

 

허허 지명 대종사님께서는 기도를 끝내시고는 자비로운 음성으로 말씀하셨습니다.


“오늘 법회 공덕으로, 위패봉안 영가를 비롯한 모든 영가들이 정토에 왕생하기를 빕니다. 또 시주들의 업장은 소멸되고, 선근은 자라나며, 각각의 크고 작은 발원과 불도 이루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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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기도가 끝나자마자 중요한 일이 있어서  아들이 좋아하는 떡을 받아 들었고,

얼른 전철을 타려고 했었는데 도저히 억수로 쏟아지는 장맛비를 감당할 수가 없어

평소처럼 공양간으로 들어 갔습니다.

 

총무님께서는

노각, 어린 깻잎, 무 파 등은 운심행보살님이

열무김치 옥수수 등은 이귀임보살님이 농사지은 것이라고 자랑하셨습니다.

두 분은 농사지으면 언제든지 안면암 포교당을 먼저 챙기시는 고마운 불자님들이십니다.

 

저는 수심화 이사장님 옆에서 공양을 먹게 되었는데

옆 자리의 보살님들마다 수심화 이사장님의 얼굴이 더 편안해지시고 예뻐지셨다고 한두 마디씩 하셨습니다. 저 역시도 절대동감이었지요.

 

 

(조금전 법당에서 수심화 이사장님께서는 저의 작은 키 때문에 사진 구도가 안 좋을 것 같으므로 미리 자리를 양보하시며 의자에 올라가 편안히 찍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즉시 의자에 올라가서 찍으니 피사체들이 안정스럽게 보였습니다.ㅎ)

 

총무님께서 어느 낯선 젊은 보살님과 반갑게 인사하시며

노보살님들을 인덕원까지 모셔다 드리기를 정중히 부탁하셨고 그분도 흔쾌히 답하셨습니다.

 

잠시 후, 수심화 이사장님께 누구시냐고 여쭈니 돌아가신 남상화 회장님의 따님이라고 가르쳐 주셨습니다.

전에 홈페이지에서 정광월보살님께서 말씀한 적이 있어서 얼른 생각이 났으며 모친을 닮아 미인이시고 불심이 좋은 분으로 느껴졌습니다.

 

일진행보살님께서는

백중 초재 때에는 그분 조에서 대중 공양을 올리는데

꼭 동참해 달라고 정중히 부탁하셨습니다.

작년과 같은 음식을 대접한다고 그토록 신선한 재료로 만든 특품요리는 처음 먹었던 기억이 새로웠습니다.

 

맛있는 공양을 배불리 먹고 수박 2쪽까지 맛보고 주차장 앞에서 무량이네들과 먼저 인사를 나눴습니다. 언제나 착하고 활기찬 지킴이 보살님들입니다. 애당초에는 남상화회장님 따님 차를 사당역까지 타려 했었으나 저의 심한 건망증 때문에 도중에서 내리게 되어 너무 죄송했습니다. 초면이지만 진지한 대화를 하고 싶었었는데. . .

 

전철에서 내렸을 때는 길가는 행인들의 신발과 다리들이 거의 젖어 있었습니다만, 저는 전날 설정스님께서 사주셨던 하얀 우산을 썼으므로 몸도 마음도 젖지 않았습니다. ㅎㅎ

 

입재에 이어 7.7 49재 백중일까지 화창한

날씨가 계속되어 노보살님들께서 불편을 느끼지 않으시기를 기원드립니다.

 

 

 

오늘 법회 공덕으로, 위패봉안 영가를 비롯한 모든 영가들이 정토에 왕생하기를 빕니다. 또 시주들의 업장은 소멸되고, 선근은 자라나며, 각각의 크고 작은 발원과 불도 이루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법당에서 뵙게 되는 노보살님들의 곱고 편안하신 미소는 언제나

저의 마음을 정화시켜 주시는 듯합니다.

제발 초재 때는 비가 많이 내리지 않아 이번에 동참하시지 못하셨던 불자님들께서 모두 함께 하실 수 있기를, 또한

사바세계의 無情(무정)有情(유정)들의 모두 더 편안하기를 기원드리겠습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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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7 진속이제 (2)


또 우리가 꿈속에 있는데, 아무도 우리를 깨우지 않는다고 치자, 진리의 세계는 꿈을 깨는 것이다. 꿈속에 호랑이가 있다면 그것은 가짜다. 그러나 꿈속에서라도 무섭게 보이는 가짜 호랑이가 잠자는 우리를 깨울 수 있다. 통속 세계의 수행, 즉 속제도 우리를 진제로 안내할 수 있다는 말이다. 손가락은 분명히 달이 아니지만 달을 가리킬 수 있다는 것이다.

   대승불교의 입장에서 보면 소승불교는 아주 낮은 수준의 가르침이다. 대승불교 내에서도 입장과 시각에 따라서 어떤 경전은 낮은 단계의 방편이고 다른 것은 궁극적인 가르침이다. 그러나 다시 선의 입장에서 보면 모든 불경이 속제의 가르침에 불과하다. 말이 있는 데서 말이 없는 데로 들어가야 하고 또 중생의 근기가 다르기 때문에 여러 종류의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이 있게 되는 것이다.

   속제가 진제에 들기 위한 방편이라면 궁극의 목적지는 진제의 세계인가? 이 대답은 간단치가 않다. 왜냐하면, 속제와 진제의 단계는 변증법적으로 무한히 발전해 나가서 끝이 없기 때문이다. 어떤 것을 궁극적인 것이라고 집어서 사람의 말로 그것에 얽어매는 순간 이미 그것은 궁극적인 진리가 아니다. 그것은 속제가 된다.

   참다운 진제는 속제와 진제의 합일에 있다. 궁극의 목표는 속제로부터 진제로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속제와 진제를 하나로 만드는 것이다. 텔레비전에서 드라마가 끝난 후에 NG 모음을 보여 주는 수가 있다. 드라마는 일부러 꾸민 속제이고, NG에서읜 웃음은 드라마가 속제라는 것을 아는 진제이다. 드라마 속에서의 선인이나 악인은 가짜이다. 실제로는 선인도 악인도 없다. 참다운 도의 경지는 드라마에서도 NG 모음을 보고 NG에서도 드라마를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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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오늘의 부처님 말씀]

“남과 거리가 생기면

화합해야 한다.”

                          = 우바새경

[ 우리가 어느 별에서 ]    /  정호승

우리가 어느 별에서 만났기에

이토록 서로 그리워하느냐

우리가 어느 별에서 그리워하였기에

이토록 서로 사랑하고 있느냐

 
사랑이 가난한 사람들이

등불을 들고 거리에 나가

풀은 시들고 꽃은 지는데

 
우리가 어느 별에서 헤어졌기에

이토록 서로 별빛마다 빛나느냐

우리가 어느 별에서 잠들었기에

이토록 새벽을 흔들어 깨우느냐


해뜨기 전에

가장 추워하는 그대를 위하여

저문 바닷가에 홀로

사람의 모닥불을 피우는 그대를 위하여

나는 오늘밤 어느 별에서

떠나기 위하여 머물고 있느냐

어느 별의 새벽길을 걷기 위하여

마음의 칼날 아래 떨고 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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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탈심 합장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참 좋은 도반, 정광월보살님!


저는 정호승 시인의 시를 무척 좋아합니다.

얼마전,
정현종 시인의 <방문객>을
정호승씨의 시로 잘못 적은 적이 있었지요.
하지만 보살님의 해박한 문학적 지식으로 고치게 되어 다행이었습니다.

안면암 홈페이지에
끊임없는 사랑과 성원을 베풀어 주셔
언제나 깊이 감사 감사드립니다.


참,
한달 전 안면암 포교당에서 
2023년 서울국제불교박람회 입장권 여러 장 주셨는데 언제 같이 가신래요?
3.30 ~ 4.2 까지네요.
서울 무역전시컨벤션센터. 학여울역 1번출구.

현장 등록 입장료가 5,000원이라고 써 있어요.

감사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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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탈심 합장

원만행님의 댓글

원만행 작성일

방가입도  대원경지    종사자하는사람들은  오매일여  을 거친대종사라한다    순  무싷지에들어가면  전후제들면  진로돈식    혼침진로    일념불생    전후 제단  부천님은  멸진정  자재보살  확실히 일여한다  .  오매일여하여  조사스님    부처님 경계  똑같다.    예배  후임  위이림  달마스님 께서 혜가스님께  골수를  .....노오란  수 선화 가 신나게  뽐내고  자랑합니다  . 묘한 각각의 자연의  계절에  감  사할 뿐입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생기발랄하신 큰보살, 원만행보살님!

며칠 전보다 노오란 수선화가 자태를 신나게 뽐내고 자랑하니
감상하는 우리들의 즐거움이 큽니다.

봄에 피는 꽃, 여름에 피는 꽃, 가을에 피는 꽃, 겨울에 피는 꽃
계절마다 피고 지는 꽃이 각각 다르지만,

역시 백화요초가 방긋 웃는 봄철의 꽃이 최고입니다.
 
계절에 봄이 없다면
우리들이 살아가는 세간에서
청춘의 봄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아무 의미가 없을 것 같습니다.

한번 지나간 청춘은 영원히 다시 돌아오지 않으니 인생무생입니다.
제행무상 ㅡ

소중한 댓글 감사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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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탈심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