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봉스님 { 안면암 일기 } : 아! 동백낙화(落花) 《한 권으로 읽는 불교 교리》 018 사구부정 (2) 20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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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3건 조회 284회 작성일 23-03-21 07:34본문
018
사구부정(四句否定) (2)
용수는 이 사구부정을 쓰면서, 자신의 입장이나 주장을 내놓지 않는다. 오직 상대의 주장을 들어서 그것이 자기모순, 자가당착, 또는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밝힐 뿐이다. 찻잔이 어디에서 왔느냐는 물음에 대해서 실체론자 외도들은 찻잔이 자기 자신으로부터 왔다고 할 수도 없고, 다른 것으로부터 왔다고 할 수도 없고, 원인이 없이 생겼다고도 할 수 없는 진퇴양난의 입장에 처하게 된다.
다른 예로 여기에 사과식초가 있다고 치자. 사과에서 식초가 나왔기 때문에 사과는 원인이고 식초는 결과라고 해 두자. 이 경우에 원인과 결과가 같다, 다르다, 같기도 하고 다르기도 하다, 같지도 않고 다르지도 않다는 주장의 어느 하나를 말해도 실체론자들은 자기모순의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만약 원인과 결과가 같다고 하면, 낳은 것과 낳아진 것이 똑같이 된다. 원인과 결과가 같다면, 여기서 원인과 결과를 가리는 것은 무의미하다. 원인도 없고 결과도 없어서, 사과와 식초 사이의 구별도 없다. 사과와 식초는 똑같은 것이 된다. 원인과 결과가 다르다고 하면, 사과와 식초 사이에 관련이 없어져서 사과는 식초의 원인이 아닌 것처럼 되어 버린다. 앞의 찻잔 사구부정의 예처럼, 여기에서도 제3구와 제4구는 불합리하게 된다.
용수는 이 사구부정으로 말의 허구성을 지적하려고 한다. 만약 찻잔이나 식초가 흙이나 사과보다 먼저 존재한다면, 결과는 원인에 의해 제약받지 않는 것이 된다. 원인이 없어졌을 때 결과가 생기는 것이라면, 그 결과는 원인의 변형이거나 본래의 원인으로 다시 돌아간다는 것이 된다. 실체론자들의 주장은 희론에 불과하다.
공이나 구를 인정할 때, 딜레마와 희론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는 가르침이 사구부정의 바닥에 깔려 있다.
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오늘의 부처님 말씀]
“날숨의 호흡은 몸 안에 있지만
또한 들숨의 호흡이 몸 밖에 있어
생의 인연을 얻으면 들숨 날숨 호흡이 생기지만
완전히 생의 인연을 끊으면 다시 생기지 않는 것이다.”
= 불설안반수의경
[ 동백꽃 ] / 나태주
눈이 그쳤다
통곡소리가 그쳤다
애달픈 음악소리도 멈췄다
누군가를 가슴에 안고
붉은 꽃 한 송이 피워내던 일 또한
잠깐 사이다
다만 허공에 어여쁜
피멍 하나 걸렸을 뿐이다
[ 동백 落花(낙화) ] / 김은숙
그렇게 뚝뚝
붉은 울음으로 한숨으로
함부로 고개 꺾는 통곡인 줄 알았으나
어디에도 기댈 곳 없는 심장이 멎는 것
간밤 지독했던 영혼의 신열 지상에 뿌리며
골똘했던 스스로를 기꺼이 잠수하여
한 생애를 온전히 투신하는 것이다
그리 뜨겁지 못했던 날들의 치욕
더 단단해야 했던 시간의 꽃술 씁쓸할 뿐이어서
간신히 머금고 있던 노란 숨 놓으며
이승의 마지막 꽃잎까지 불을 놓아
까맣게 태우고 싶은 것이다
무너지고 싶은 것이다 무참히
캄캄한 생애 건너고 싶은 것이다
오래 익힌 花膿(화농) 깊숙이 묻으며
어쩌면 저 붉은 물
스며들어
환한 하늘뿌리에
홀연히 닿은 것이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원만행님의 댓글
원만행 작성일전통적인 큰스님 법문이어 받아 역사적인 무심지에 참다운 모범이되어 반월여 동생불여 재개구 변도 볼시 불위언구 시위대변 매일매일 입실한다 선지식인 조사스님들께! 인적위자 해서 무심지 사중득 활 . ..대사인 쌍차 쌍조가된다 .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장독소래기에나란히담아논 수코하신분의 마음에 감사드립니다 .모두 따뜻한 봄날입니다 .
일심행님의 댓글
일심행 작성일
거룩하신 가르침에 감사합니다.
조석으로 쌀쌀하지만
완전 봄날입니다.
동백꽃의 낙화가 넘넘 곱습니다.
안면암 무량수전
아름다운 꽃들의 향연
해탈심 게시봉사 법우님 덕분으로
즐감하고 있습니다.
고마웁고, 감사합니다.
참 좋은 인연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