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봉스님 { 안면암 일기 } : 《한 권으로 읽는 불교 교리》 020 방편과 진실 2023.3.25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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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5건 조회 176회 작성일 23-03-25 08:29본문
020
방편과 진실
절집 주변에서는 “방편”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불교인들의 기본 예식이라고 할 수 있는 『 』에도 “속히 좋은 방편을 얻게 해 주십시오.”하는 발원이 들어 있다. 부처님 설법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상대의 근기 또는 수준에 맞게 지도한다는 것이다. 진리는 하나이지만 사람에 따라 갖가지의 방편으로 진리의 전부나 일부를 보여 준다. 그런데 언뜻 생각할 때, 하나의 진실에 여러 가지의 방편적인 가르침이 있다면, 그것들은 거짓말에 속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떠오른다. 또 방편이 거짓이 아니라면, 방편과 진실은 어떤 관계가 있느냐는 물음이 생긴다.
『법화경』「비유품」에서 석존은 불난 집의 비유를 설한다. 재산이 엄청나게 많은 장자가 있었다. 어느 날 그의 저택에 불이 났다. 그 집안에는 장자의 자녀들 수십 명이 불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놀고 있다. 장자는 아이들에게 집밖으로 나가라고 한다. 노는 데 정신이 팔려 있는 아이들은 들은 체도 하지 않는다. 장자는 아이들을 불난 집밖으로 끌어 낼 궁리를 한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집밖으로 나가면 여러 종류의 수레를 주겠다고 약속한다. 양이 끄는 수레, 사슴이 끄는 수레, 소가 끄는 수레를 주겠다는 것이다. 불난 집 밖으로 나온 아이들은 장자에게 약속한 수레를 달라고 한다. 장자는 처음에 소형 수레를 주겠다고 약속했지만, 그보다 더 크고 좋은 흰 소가 끄는 수레를 준다. 아이들은 기뻐한다. 이 비유를 설한 석존은 사리불에게 묻는다. 불난 집에서 아이들을 끌어낸 장자가 거짓말을 했느냐는 것이다. 사리불은 장자가 아이들의 목숨을 건진 것만으로도 거짓말이 되지 않는데, 하물며 소형 수레 대신 대형 수레를 주었으니 거짓말이 될 수 없다고 대답한다. 마찬가지로 석존이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서 낮은 수준의 이익을 거론했지만, 실제로는 석존의 가르침을 따라서 행한 중생들이 당초에 기대했던 것보다도 더 큰 이익을 얻게 되었을 때, 석존의 방편이 거짓말이 아니라는 것이다. 여기에 나오는 세 종류의 수레는 불교에서 수행 성취의 세 가지 단계로 이해된다. 즉 성문, 연각, 보살이다. 그리고 흰 소가 끄는 대형 수레는 부처의 단계이다. 세 가지 낮은 단계를 三乘(삼승)이라고 하고 부처의 단계를 一乘(일승)이라고 한다. 그래서 삼승은 방편이 되고 일승은 진실이 된다. 『법화경』의 주장은 방편을 펴는 사람이 상대를 위한 좋은 취지를 갖고 거짓말을 하고, 또 실제로 상대에게 약속한 것보다도 더 좋은 결과를 얻게 해 준다면, 방편으로 한 거짓말은 거짓말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 방편이 거짓이 아니기 위해서는 선행 조건이 반드시 갖춰져야 한다. 방편을 쓰는 이의 수준이 그것을 받는 이의 수준보다 높아야 한다. 또 방편을 펴는 이의 의도가 절대적으로 좋아야 한다. 대학의 교수가 학생들에게 수학이나 영어를 가르치는 것을 예로 생각해 보자. 대학생에게는 지금까지 학계에 알려진 과목 지식을 있는 그대로 전부 전하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시에 모든 지식을 다 전할 수는 없다. 상대가 받아들이도록 처음에는 지식의 일부를 전해야 한다. 또 고등학생이나 중학생에게는 수준을 더 낮추어야 한다. 그 학생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양만큼 전해야 한다. 초등학교 1학년생에게는 해당 과목에 관한 아주 작은 일부의 지식만 전할 수밖에 없다. 이때 교수가 초등학생, 중고생, 대학생에게 공부해야 할 과목의 모든 지식을 한꺼번에 다 쏟아 놓지 않았다고 해서, 거짓말을 했다고 할 수는 없다.
또 통역하는 것을 예로 생각해 보자. 영어를 우리말로 통역할 때, 그것을 듣는 사람의 수준에 따라 통역어가 달라져야 한다. 상대가 어려운 용어를 쓸 때, 그 말을 초등학생에게 통역하려면, 당연히 그 수준에 맞는 용어와 어구를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하물며 다른 태양계의 언어와 지식을 지구인들에게 전해야 한다면, 우리 수준에 맞는 개념이나 용어를 제한적으로 사용했다고 해서, 거짓말을 했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석존은 성인 세계의 일을 중생 세계에 전하려고 한다. 중생이 알아들을 수 있도록 갖가지 방편을 폈을 때, 석존이 거짓말을 했다고 할 수 없다. 왜 팔만사천법문이 있는가. 중생의 근기, 수준, 취향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이런 비유를 들어 줘야 좋아하고, 다른 사람은 저런 이익을 말해 줘야 가르침을 실천해 보려고 한다. 그러니 방편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방편이 많다는 것은 부처님의 자비가 한량없다는 것을 나타낸다.
# 三乘(삼승)(성문, 연각, 보살)
부처님의 깨달음에 이르는 하나의 길을 중생들의 성품과 능력에 따라 셋으로 나눈 것이다. 법화경에 따르면 성문승은 사성제, 팔정도 등을 닦아 열반을 증득하는 길이며, 연각승은 십이연기를 관하여 일체법의 인연을 잘 아는 길이며, 보살승은 육바라밀을 닦아 깨달음을 구하는 길이라고 설명되어 있다. 하지만 모든 부처님의 가르침은 오직 하나이며 방편으로 삼승을 설한 것이라고 곁들이고 있다.
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오늘의 부처님 말씀]
“세존께서는 善法(선법)을 스스로 구족하시고
항상 능히 중생을 위하여 이익을 두텁게 하시네.
널리 감로의 비를 뿌려 중생을 배부르게 하시니,
나는 지금 능히 남을 이롭게 하는 분에게 頂禮(정례)하네.
= 불설무상의경
정례 - 지극히 공경하는 의미로 이마를 땅에 닿도록 하고 몸을 구부려 절하는 것
[ 진달래 ] / 김하인
산 가득 뒤덮듯 흘러내립니다
지난 해, 산에 묻은 시퍼런 슬픔을
봉우리마다 얼마나 찧고 찧었는지
짓붉은 피 배어 올라 사태집니다
[ 진달래꽃 ] / 김미숙
어제는 버얼겋게 살몸살 앓더니
오늘은 아침부터 당신이 홍역을 앓고 있다
언제나 터질 화약처럼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원만행님의 댓글
원만행 작성일개나리 진달래 만발한 따뜻한 봄날입니다 . 즐거운 주말 알차게 보내십시요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고대인도에서는 팔만 사천 의 숫자가 영원한 셀수없는 숫자로 알려고있읍니다 일본어떤스님은 이십년이 걸려서 팔만 대장경을 다 보았다는 이야기도 들었지만 모든 방편으로 천태학 에서 중하 상근기를 논하는 설명을 들은것도 모두 방편이지요 . 아라한 과를 넘어서 무무 무의자성 진실 락을 ! 이것 마져도 ..,멋지고 알찬 부처님 진리 감사할 뿐이지요 .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생기발랄하신 큰보살, 원만행보살님!
개나리 진달래 민들레 목련 등 만발하여
우리들 사바세계 세간이 더욱 아름답습니다.
어떤 때는 방편이 진리이나 진실보다 훨씬 수승하다는 것을 배워가고 있습니다.
안면암과 안면암 포교당을
위해서 일심으로 봉사하시는 모든 불자님들께서는
오늘도 내일도 항상 늘 안락하십시오.
소중한 댓글 감사 감사드립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석원영님의 댓글
석원영 작성일
Ebs 한대수 보며
오래전 5호선 서 화곡동 사는
한대수 같은 전철 타며
행복의 나라로
희망가
음악에만 행복하다
생활 속에는 없다
ybr님의 댓글
ybr 작성일
참 좋은 도반, 석원영 보살님!
한대수씨는 아주 가끔 tv에서 봤지요.
가창력은 여전하셨어요.
행복은 마음먹기에 달려 있는 것 같습니다.
소중한 댓글 감사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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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