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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봉스님[안면암 일기] : 99 큰 업의 수행 (4) (화엄경6) 2022년 11월 15일 火(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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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3건 조회 198회 작성일 22-11-15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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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큰 업의 수행 (4)

( 화엄경 6)


  《화엄경》은 큰 업으로서의 수행에 열 가지를 들고 있다. <십행품>에서는 열 가지 행이라고 부른다. 기뻐하는 일, 이롭게 하는 일, 원한이 없는 것, 끝이 없는 것, 어리석음과 산란을 떠난 것 등이다. 《화엄경》에서는 십행이라고 해서 열 가지를 들었지만 그것은 열이라는 숫자를 맞추기 위한 것이고 그 열은 하나도 될 수 있고 둘도 될 수 있을 것이다. 하나의 수행을 늘이면 열도 되고 열의 수행을 줄이면 하나도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열이라는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업의 바다, 인연의 바다를 비로자나불의 작업이라고 믿으면서도 큰 업, 즉 수행을 닦는다는 점이다.

   그러면 <십행품> 전부를 읽을 수는 없고 먼저 기뻐하는 일을 간추려 보도록 하자.

 

만일 어떤 나라에 빈궁한 곳이 있으면 보살은 그곳에 부자로 태어날 것입니다. 중생들이 그에게 가서 도움을 요청하면 보살은 그들의 요구를 다 들어 주어서 다 만족하고 기쁘게 합니다. 보살은 중생의 요구 때문에 번거롭거나 괴롭다고 여기지 않고 그들이 오는 것을 칭찬하고 더욱 기뻐합니다. 그리고 생각하기를 ‘나는 지금 좋은 이익을 얻었습니다. 중생들은 나의 복밭입니다. 내가 청하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나에게 와서 내게 마음을 일으켜 불도를 닦게 합니다. 그러므로 나는 지금 이렇게 닦아서 저들을 기쁘게 하겠습니다.’ 하고 다짐합니다. 보살이 이렇게 관찰할 때, 그는 보시하는 사람도 보지 않고 보시 받는 이도 보지 않습니다. 또 보시하는 재물도 보지 않습니다. 복밭이나 업이나 업의 과보도 보지 않습니다. 과보가 크거나 작거나 상관이 없습니다.


   여기서 보살수행자가 빈궁한 나라에 부자로 태어나서 중생들의 요구를 들어주는 것으로 수행을 삼는 점, 재물 · 업 · 업의 과보를 염두에 두지 않는 점이 화엄의 큰 흐름을 나타낸다. 인연의 바다를 전체적으로 보는 보살수행자는 중생들이 재물을 원하면 재물을 준다.

   깨달음을 중시하는 불교인이라면 당연히 재물을 주기보다는 진리의 말씀을 주어야 한다. 그러나 여기서는 재물을 원하는 이에게 재물을 준다. 일부러 가난한 나라에 부자로 태어나서 가난한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다 들어준다. 업의 바다를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다. 중생들이 각자의 근기와 수준에 따라서 만족하게 해주고 그들이 기뻐하는 것을 보살수행자도 따라서 기뻐한다. 그들의 기쁨이 업이거나 말거나 상관이 없다. 불가사의한 업의 바다에서 업의 과보를 생각하지 않는다. 중생의 기쁨을 기뻐할 뿐이다. 열 가지 수행 중에 원한이 없는 행을 한 가지 더 보자.

 

   보살수행자가 참는 일을 닦을 때에 무량무수의 중생이 각기 무량무수의 권속을 거느리고 무량무수의 혀를 놀려서 무량무수의 나쁜 소리와 욕설을 다 내어서 보살수행자를 헐뜯고 천대하며 괴롭히거나 무량무수한 칼이나 막대기를 들고 보살수행자를 때리고 해치기를 무량무수겁 동안 계속한다고 할지라도 보살은 중생들에 대해서 일체의 원한을 품지 않는다. 그리고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한다.

‘내가 만일 이런 고통을 당한다고 해서 성내는 마음을 낸다면 그것은 스스로를 제어하지 못하고, 스스로를 지키지 못하며, 스스로 분명히 알지 못하고, 스스로 고요하지 못하며 스스로 진실하지 못하고, 스스로 그 몸을 사랑하지 못하는 것이니 어떻게 저 중생들을 기쁘게 해서 해탈을 얻겠는가.’

 

   이 부분은 《법화경》의 상불경보살품(常不輕菩薩品)을 연상하게 한다. 상불경보살은 아무리 심한 핍박을 받아도 상대를 존중하고 성불할 것이라는 기약을 알려준다. 《화엄경》의 보살수행자도 원한이 없는 행을 닦는데 있어서 사람들이 아무리 욕설하거나 헐뜯거나 때릴지라도 마음이 조금도 흔들리지 않는다. 보살수행자를 괴롭히는 사람들이 오히려 보살의 공부를 더욱 깊어지게 돕는 사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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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 오늘의 부처님 말씀 >

“자각은 영원의 길이며 무지는 죽음의 길이다

그 영혼이 깨어 있는 이들은 영원히 살 것이며

그 영혼이 잠든 이들은 이미 죽음의 집에 들어섰다

이를 분명히 깨달은 이들은 그 자각 속에서

법열에 넘칠 것이며

다시 이 거룩한 길에서 기뻐할 것이다.”

                                                  ㅡ 법구경

< 가을비 > / 신영희

당신은 어디쯤에서

걸어오고 계십니까

당신은 어디쯤에서

길을 잃고 계십니까

 
당신 찾아

숨가쁘게 달려와

나 여기에 기다리고 있건만

당신은 어디쯤에서 이렇게

더디게 오고 계십니까

바스락거리는 나뭇잎소리

오늘도 당신은 보이지 않고

가을비가 먼저 나와

기다리고 있습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석원영 드림님의 댓글

석원영 드림 작성일

비의 나그네  7080 노래 많이 들었는데요
요즈음  잔나비.김창환의 비와 관련 노래
어제 저녁 천둥
다쓴 낙엽 다시 떨어져 쌓인 낙엽

ybr님의 댓글의 댓글

ybr 작성일

석원영 님!

낙엽은 보는 이
밟는 이는 즐겁지만
쓸어버리고 나면
또다시 떨어져 쌓여
청소하시는 분들께서는 너무너무 고생하십니다. ㅠ

저는 개인적으로
어릴 적부터
비를 무척 좋아했습니다.

                  소중한 댓글 감사 감사드립니다.    해탈심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