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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봉스님[안면암 일기] : 100 큰 슬픔의 마음 (1) (화엄경7) 2022년 11월 17일 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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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3건 조회 169회 작성일 22-11-17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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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큰 슬픔의 마음 (1) 

(화엄경 7)

 

업의 바다 속을 중생들은 계속 오고 간다.

그러나 행인들은 그것을 알지 못한다.

보살에게 있어서 비로자나불을 알지 못하는 것은 큰 슬픔이다.

 

 《화엄경》에서 업의 바다를 보는 중에 나타나는 큰 슬픔의 마음 또는 연민의 마음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우리는 업의 바다에 허덕이는 중생들의 모습을 전체적으로 보고, 그것을 비로자나부처님의 작업으로 받아들일 때, 작은 번뇌는 큰 번뇌가 되고 작은 업은 큰 업이 되어서 큰 번뇌와 큰 업이 바로 《화엄경》 <십행품> 중의 열 가지 수행으로 나타난다고 살핀 바 있다. 그러나 우리는 큰 번뇌와 큰 업을 다른 이름으로 부를 수도 있다. 즉 <입법게품>에서 선재동자가 도를 구하듯이 깨달음의 지혜를 구하는 菩提心(보리심)도 되고 중생을 불쌍히 여기는 大悲心(대비심)도 된다. 보리심과 대비심을 합해서 우리말로 큰 슬픔의 마음이라고 번역할 수 있다. 필자는 업과 번뇌의 바다에서 나오는 큰 번뇌와 큰 업을 큰 슬픔이라고 번역하고 싶다.

예전에 목포행 비행기가 추락해서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부모와 아기들이 탑승해서 아기는 죽고 부모가 산 경우가 있는가 하면 부모가 죽고 아기만 살아남은 경우도 있다. 또 집에 철없는 어린이를 남겨 두고 부모가 다 사망한 경우도 있다. 지금 이 글을 통해서 만나고 있는 우리가 어린이를 남겨 두고 비행기 사고로 목숨을 잃은 사람의 부모라고 가정해 보자. 그러면 우리는 어린이의 할머니나 할아버지가 되는 셈이다.

부모가 죽은 것도 모르고 죽음의 의미도 모르는 철없는 어린이를 볼 때 우리는 얼마나 슬픈 마음이 들겠는가. 가슴이 터지는 슬픔으로 북받칠 것이다. 어린이가 울더라도 어린이가 귀중한 꽃병을 깨더라도, 우리는 그 어린이를 큰 슬픔의 마음, 불쌍히 여기는 마음으로 바라볼지언정 어린이의 잘잘못을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어린이의 업을 탓하지 않을 것이다. 어린이를 돕고 싶은 마음을 낼 것이다.

  《화엄경》에서는 업의 바다라는 말을 쓰면서도 그 업의 다발을 한꺼번에 드러내 보일 때는 화려한 말을 쓴다. 화엄 즉 꽃의 장엄이라는 말도 화려하다. 비로자나부처님의 광명도 내용적으로는 번뇌업의 광명과 다름이 없지만 광명이라는 모양과 이름으로는 화려하다. 그러나 업의 바다를 보는 눈, 업의 꽃, 번뇌 꽃을 보는 눈, 그리고 그 번뇌들을 낱낱이 광명으로 비추는 눈에는 슬픔이 가득 차 있다.

   

ㅡ 죄송합니다만, 내일 또 이어 게시봉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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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 오늘의 부처님 말씀 >

“사실은 나도 없고 내 것도 없고 짓는 자도 없고 받는 자도 없다.

만약 짓는 자가 있다면 짓는 일이 있을 것이고,

짓는 자가 없다면 짓는 일도 없을 것이니,

저 높은 진리의 세계에서도 괴로움의 근원을 찾을 수가 없다.

                                                                  ㅡ 화엄경


< 가을, 詩(시)를 낚다 > / 김성자

연지곤지 찍어놓은 숲에서

햇살이 술래잡기하고 있다

붉은 열매 잠시 숨었다가

바람의 꼬리에 걸려 살랑거리고

단풍 물빛 속에서

詩(시)들이 유영하고 있다


낚싯대를 드리우면

지느러미 치며 파문이 일고

느리게 또는 아주 빠르게 헤엄치며

찌를 물지 않던 詩語(시어)들이

기러기 휘파람 소리에 걸려

작은 물고기 詩(시) 한 줄

첨벙 ㅡ 튀어 오른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석원영님의 댓글

석원영 작성일

여행 다닐때 가방 속 시집
전철 속에서도 시집  일고 다녔는데
광화문 역 조계사 갈때 드르는
교보문고 시집 코너
거기서 싸인회 하던 정호승 시인
진자주  셔츠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석원영 보살님!

댓글이 너무 늦어 죄송합니다.
우리나라는 정말 최선진국입니다. ㅠㅠ

정호승 시인은 꼭 만나 뵙고 싶네요.

소중한 댓글 감사 감사드립니다.

                                      해탈심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