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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살의 수행단계 (4)

   십신·십주·십행·십회향 다음에는 십지의 단계에 이르게 된다. 이 열 가지 마지막 경지를 넘어서야만 부처의 경지에 이르게 된다. 열 가지 경지가 어떤 것인지 한번 훑어보기라도 해야겠다. 십지의 첫 번째는 환희에 찬 경지이다. 보살수행자가 진리를 체득한 즐거움으로 몸을 떠는 데서부터 십지는 시작된다. 우리나라 속담에 음식도 많이 먹어본 사람이 맛을 안다는 말이 있다. 法悅(법열)을 자꾸 느껴 보아야 불법이 좋은 줄을 안다. 불법을 닦는 것은 꼭 닦아야 하기 때문에 닦는 것이 아니라 불법을 접해 보니 환희에 넘쳐서 닦는 것이다.

   두 번째는 몸과 마음에서 때를 여의는 단계이다. 보살수행자는 진리를 체득한 후에 그 맛을 혼자 누리지 말고 중생에게 나누어 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몸가짐 마음가짐을 다듬어야 한다. 자기 자신은 발가벗고 거리를 뛰어다녀도 자신의 법열을 다 기뻐할 수 없지만 중생과 같이 나누기 위해서 단정한 옷을 입는 단계이다.

   세 번째, 네 번째는 내면으로부터 지혜의 광명이 빛을 발하고 불타는 단계이다. 법열을 자제하고 중행을 위해서 법을 전하려고 할 때에 혼자만 누리던 환희를 넘어선 새로운 경지의 지혜가 빛과 불꽃으로 솟아나온다. 다섯 번째는 어떤 보살행이든지 두려움 없이 달려들어 성취하는 단계이다.

   여섯 번째는 자신의 마음을 자각하는 데서 마음가짐과 습관에 대전환이 나오는 단계이고, 일곱 번째는 보살행의 완성을 위해서는 어느 곳에서든지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는 단계이다. 여덟 번째는 우주자연과 한 몸이 되어 놀라는 일이나 흔들리는 일이 없는 단계이고, 아홉 번째는 중생을 이익되게 하는 지혜를 내는 단계이다. 마지막으로 열 번째는 열반의 법이 구름처럼 일어나고 중생을 위해 언제라도 비내릴 채비를 하는 단계이다.

   우리는 《화엄경》을 읽는 중이기 때문에 《화엄경》의 십지의 항목만 열거했지만 《대반야경》에 나오는 십지의 이름은 《화엄경》의 것과 약간 다르다. 그러나 기본적인 방향에 있어서는 크게 다르지 않다.

< 무상화 보살님과 껌딱지 고양이 >

보살님 가시는 곳이면 항상 붙어 다니는 지킴이 보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