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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봉스님[안면암 일기] : {인간의 완성} 105 티끌 속의 우주 (4) (화엄경 12) 2022년 12월 14일 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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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3건 조회 172회 작성일 22-12-14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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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

티끌 속의 우주 (4)

 

둥근 공처럼 원형으로 된 방을

무량 억천만 개의 작은 거울조각들로 장식하고 그 중앙에

불상과 촛불을 놓은다면 작은 거울 하나하나에는 ···.

 

   가령 어느 학교의 학생회장에 두 명이 출마했다고 하자. 또는 한 여자를 두 남자가 잡고자 하거나, 한 남자를 두 여자가 잡고자 한다고 치자. 그중에 한 명이 양보를 해서 단일후보를 만들 수도 있고 경선을 해서 패배할 수도 있다. 양보를 했든지 경선에서 패배했든지에 상관없이 물질형태의 면에서 진 사람에게 멋과 도가 있다면 사람들의 마음은 두 군데로 갈리게 된다. 물질역사의 면에서는 이긴 자를 칭송하고 따르는 듯 하지만 멋과 도의 면에 있어서는 양보한 사람 또는 경선에서 진 사람을 흠모하기도 한다. 물론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의 역사는 물질세계의 역사가 기록될 것이다. 이긴 사람들을 위주로 역사가 꾸며질 것이다. 진 사람들, 양보한 사람들을 역사의 그늘 속에 묻히게 될 것이다.

   《화엄경》의 부처님은 이긴 자와 진 자를 양분법으로 분류해서 이긴 자는 사악하고 진 자는 미덕이 있다거나 또는 그 반대로 평가하려고 하지 않는다. 이기고 짐을 초월하려고 한다. 한 티끌, 한 세계에 모든 것이 다 들어 있다는 논리는 모든 사람에게 다 평화를 주려고 한다. 어쩌면 진 사람을 더 위로하려고도 한다.

   왜냐하면 모든 인간은 마침내 다 지는 사람이 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이겼지만 다음에 질 수도 있고 다음에 이기더라도 그 다음에는 질 수가 있다. 어떤 한 면에서 계속 이기더라도 다른 면에서 질 수가 있다. 설사 모든 면에서 다 이기더라도 자신의 내면에서 일어난 마음의 변덕이나 병이나 죽음이라는 것이 찾아와서 계속 이긴 사람의 무릎을 굽히고 말 것이다. 그래서 우리 모두는 언젠가 지는 사람이 될 수밖에 없다.

   승패를 분별하는 것 자체가 《화엄경》의 한 티끌 속에 모든 부처님 세계마다 다 들어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체득하지 못한 것을 나타낸다. 화엄경의 세계에서는 이기고 지는 것이 없다. 한 티끌 속의 모든 세계를 믿고 알고 행한다면 이겨도 좋고 져도 좋다. 자신이나 남이 이기고 지는 것을 술래잡기 게임처럼 재미로 감상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ㅡ 죄송합니다만, 내일 또 이어 게시봉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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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 오늘의 부처님 말씀 >


“늘 진실과 자비의 마음이면

내가 서 있는 그곳이 바로 극락이라.”

                                                ㅡ 화엄경

< 선운사 동백 >  /  유창섭

 
무서리 찬바람에 지쳐 누운

마지막 잠

낙엽은 잠들어서도

 
수북한 낙엽은 꿈을 꾼다

청정한 잎새 밑의 꿈을 피워내는

빨간 소망


스산한 달빛 받으며

법당에 올라 소망을 빌고 있는

선운사 뒷 뜰은

온통 핏빛 그리움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유리창문을 열고 바깥세상을 내다 보니
아직은 어둠에 쌓였는데
찬공기가 순식간에 밀려 들어옵니다.

<有情!>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이 고요하고 평화롭기를'
오늘도 매일처럼 기도합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ㅇㄷ님의 댓글

ㅇㄷ 작성일

화엄경의 세계에서는 이기고 지는 것이 없다.
한 티끌 속의 모든 세계를 믿고 알고 행한다면 이겨도 좋고 져도 좋다.
자신이나 남이 이기고 지는 것을 술래잡기 게임처럼 재미로 감상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해탈~~~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