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양자: 무한 여행 기차표가 거의 공짜일 때 생기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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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게시대행 댓글 4건 조회 253회 작성일 22-09-04 06:45본문
시원섭섭한 9 유로 ( 약 만원!!) 짜리 기차표
독일에서는 금년 2022년 6,7,8 월 3개월 동안, 한달에 9 유로를 내면, 3등 열차로 독일 전체를 언제든지 여행 할 수 있었다. 누구의 아이디어 인지 몰라도, 우선 공해에 이바지 했고(자동차 매연이 줄어들고, 휘발유 기름 절약 !!) 오랜만에 가족들, 친구나 동아리들이 모여, 여행도 하며 즐긴, 재미있는 추억과 소설 감들이 생긴, 특이한 여름 3개월 이었다.
우린 이 나이에 그런 여행을 하며, 그냥 필요하면 시내만 왔다 갔다 했다. 원래는 시내만 왕복으로 한번만 다녀와도, 5, 5유로 이기에, 9유로가 너무나 싸고 고마웠다. 그런데 여기저기서 같이 여행 하자는 초대전화가 왔다. 언제부터 슬그머니 같이 가고픈 생각이 나서, 친구들과 가까운 곳을 몇 곳 다녀왔다. 기차와 버스의 연착과 취소가 가끔은 있었으나 거의 공짜라서인지 불평 없이 그저 다 좋았다. 표를 사고 예약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없었기에 맘이 편했다.
우린 도로 공사 때문에 차로 가기 어려운 마인츠의 시어머님의 묘에 물을 주러 (금년은 100년 만의 최고 가믐 이라고..) 거의 주말마다 다녀오고, 오다가 운전을 안 해도 되기에, 멋있는 카페에서 와인도 마시고, 아이스커피와 칵테일도 마시며 여름을 즐겼다. 그런데 주말은 기차마다 붐비고, 화장실은 너무 많이 이용하기 때문인지 대부분 고장이 나 있었다. (깨끗하고 공짜인 한국화장실이 그립다!!) 공중화장실은 이제 사용료를 1 유로(1,340원)를 내야 한다.
어떤 지인들은 먼 곳 까지 가서 구경하고, 그곳에서 하룻밤을 자고 다음날 다시 구경하면서 내려오며, 기념사진들을 많이 보내왔다. 생각보다 비싼 기차료 때문에 여행을 자주 못한 결과로 “이게 왠떡 이야?“ 하며, 매일같이 3 개월 동안 여행을 다니는 후배도 있었다. 우리도 용기를 내어 한국에서 오신 손님과 함께 4시간 동안 4번을 갈아타고, 비튼베르크 대학의 교수 였고, 기독교 성경을 바꾸어 쓴, 마틴 루터( Martin Luther, 1483 – 1546) 의 비튼베르크( Wittenberg)성까지 12시간 만에 다녀왔다. 아주 감동이었다.
세월은 너무 빨리 갔다. 9유로의 마지막 기한이 되던 2 일전에, 3 쌍의 한독 부부 가 Frankfurt – Koblenz – Trier - 륙셈부르크로 갈아타는 기차를, 아침 7시에 탔다. 우린 정답게 싸 가지고 간 도시락을 먹으며, (먹는 동안은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 !) 재미있게 2 시간 만에 Koblenz에 도착하여 풀렛트홈 2번에서 9번으로 갈아타려고 내렸는데, 내 어렸을 때 피난 가던 6, 25와 흡사했다. 몇 개의 기차 들이 동시에 멈추고, 떴기에 모여든 인파들이 흡사 '아비규환' 같았다. 압사하기 직전이었다!
우리 노인들 6명이 풀렛홈 9번에 간신히 올라 가보니, 우리가 타야할 기차는 이미 떠나고 없었다. 같이 간 F가 앱을 열어보니, 30분후에 올라가는 기차가 있어서 별 탈 없이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트리어에서 갈아타고 목적지 륙셈부르크에 11시에 도착했다. 미리 예약한 미니 에펠탑이 있는 Pariser Place의 Columbus 라는 호텔에 가서 방을 물어보니 예약이 안되었다고 했다. 맙소사 ! 우리 다리밑에서 (다리가 유명함!) 자야 하나? 하고, 다시 체크해보니, 다행히 이름이 틀리게 적혀 있었다. 두발달린 사전, 부처신랑이 유창한 프랑스어를 자랑(?) 했다.
우리 팀 중 한 가족이 가져 온, 삼페인을 터트리고, 밖에 나와 최신식 전철을 타고, 시내에 나갔다. “뛰는 놈위에 나는 놈이 있다” 더니, 륙셈부르크 나라는 전철과 버스는 누구에게나 항상 공짜라고 했다. 우리가 본 룩셈부르크는 아주 부자나라였다. 은행과 부동산으로 성공했다고. 나라라고 너무 작아서 프랑크프르트 시내만 한데, 이미 유럽 연합의사당도 있고, 모든 게 풍족했다. 생각해 보니, 중국과 소련이 그렇게 큰 나라인데도 정치를 잘 못하고 양심이 없으니, 발전이 잘 안 되고 쩔쩔 매는 이유를 알 것만 같았다. 가장 오래된 미쉘 성당도 구경했고 , 시내를 한 바퀴 돌고 나니, 모두들 배가 고팠다.
같이 동행한 부부들은 호식가들이기에, 전통적이고, 싸고, 맛있는 곳을 적극적으로 찾아다녔다. 어느 이태리음식점에 자리를 잡고 메뉴를 보니 그럴듯해서 여러 가지 음식을 시켰다. 그런데 그렇게 맛없고 비싼 음식은 생전 처음 이었다. (웃음) 어쩐지, 좋은 장소에, 좋은 음악, 분위기에, 사람들이 하나도 없어서, 조금 의아 했었는데.. 부처신랑이 이태리어로 뭘 물어보니 전혀 못 알아듣더란다. 아하 ! 가짜 이태리 음식점!! 바가지!! 이태리 요리사가 피자나 국수요리를 그렇게 못하면 뭘 잘할까?? 배는 더 고프고, 화가 나려고 하고.. 하지만 깨달은 이들 마냥 얌전 하게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났다.
다음날 아침, 아침 식사를 마치고, 약 1시간기차를 타고, 독일에서 최고 오래된 로마도시, Trier에 갔다. 마침 로마의 성장과 멸망의 이유에 대한 마모스 전시회가 열려, 잘 보고 감상하고, 돔 성당과 바실리카 쥴리아 (옛 장터 성당)를 구경하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라는 독일 전통 식당에 가서, 시원한 Koelsch (퀠른) 맥주에, 삶고, 튀긴 고기 양이 너무 커서 그릇을 휘감은 독일 요리들을 맛있게 먹고, 남아서, 싸달라고 해서 가지고 (이글을 쓰는 오늘 까지도 그 고기를 먹고 있다!) 왔다. 예전의 그 화려하고 막강 했던 로마가 멸망한 이유는, 그리스도교, 술과 여자, 목욕문화, 욕망과 사치 그리고 다른 씨족들의 침략 인데, 자세히는 아직도 모른다고 전시해 있었다.
온종일 박물관과 고적을 관람하고, 피곤하게 기차를 타고 Koblenz까지 갔는데, 기차가 또 연착을 해서 타려던 기차를 또 놓쳤다. 아니, 사실은, 같은 풀렛홈에 두 기차가 마주 서 있었는데, 우린 그것도 모르고 엉겁결에 반대로 가는 기차를 탔다. 한 정거장 갔다가 다시 돌아오니, 다음에 올 차는 “ 동물이 철도로 뛰어들었다” 며 60 분 연착이라고 했다. 점점 사람들이 모여들어 어제 낮 같이 난장판이 또 되었다. 저녁 8시 반이 되어서야 간신히 기차를 타고(앉을 자리도 없어서 서서..) 밤 10시 반에 프랑크프르트에 도착했다. 젊은이들이 해야 하는 낭만여행이었다. 같이 갔던 한 부부는 기어코 부부싸움을 시작 했다. “나는 그렇게 싫다고 했는데, 가자고 하더니, 이 꼴이 뭐냐?? 다신 이런 여행 안한다“ 며.. 하지만 우린 너무 재미있고, 감사하고, 다행스러워 , 윙크를 하며, 속으로 한바탕 웃으며 가볍게 귀가했다.
9 유로 짜리 기차표여, 당신은 3 개월 간 저희의 관세움보살이었습니다. 하하하
2022년 9월 4일, 독일의 소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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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정광월 합장님의 댓글
정광월 합장 작성일
기차 여행 ...
빨리 가는 기차 보다
느리게 주변 풍경도 볼 수 있는
독일 대보살님
추석 가까이 오니 고향 생각 나시지요
정광월 합장
원만행님의 댓글
원만행 작성일그러네요 관세음보살 님의 세상의 볼거리 관 하시고 많은 접촉의생활을 하셨기에 우리들께 자세히 느낌과 감동을 주십니다 . 멋지시고 맘껏 정성스레 여행기의 글도 주심에 정말 감하고 또 감사의 합자올 립니다 . 항상 건강을 기원드립니다 . 나무 천백억 화신 석가모니불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보살님의 부부 사진은요? ㅎ ㅎ ㅎ ...더좀올 리세요.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글로벌 원더 우먼 소양자 보살님!~
기다리고 기다리던 보살님께서
근 반년만에 건강한 모습으로 나투시어
안면암 홈피에 활기를 불어 넣어 주시니 가뭄에 단비가 내린듯 기쁩니다.
역시 독일은 최선진국답습니다.
9유로짜리 기차표로 온갖 예상치 못한 여행의 진기한 모습들을 즐길 수 있어서 . . .
매일 거의 똑같은 우리나라의 풍경만 바라보다가
유럽의 오래된 전통들을 여러 곳 감상하게 되어
시야가 확 틔이는 심정입니다.
똑같은 여행을 했던 어느 부부는
부부싸움을 시작했는데
소양자 보살님은 부처신랑님과 함께
관세음보살님을 친견하셨으므로
전생에 선근을 많이 쌓으셨던 대단한 선지식들이십니다.
벌써 9월이 되었습니다.
코로나 19에서 완전히 해방되는 날까지
건강하신 모습으로
다양한 값진 여행 즐기시면서 저희들에게도 그 기쁨을 나눠 주시길 비옵니다.
저도 기꺼히 행복하게 수희동참(隨喜同參)하고 싶습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정광월 합장님의 댓글
정광월 합장 작성일
고성.수도원.미술품
보고 싶고 가고 싶은 곳이 많은 유럽
그곳에 사시는 소대보살님은
행복하시겠어요
눈에 보이는 모든것이 아름답고
생각하게 하는
오랫동안 명화 앞에서 보고 싶고
모사도 하는
봉사도 열심히 하시는 보살님
부러워요
건강하셔요
변호사 사무실 번창하시길
기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