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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봉스님 [안면암 일기] : {인간의 완성} 68 설산동자의 무상게 (1) 2022년 7월16일 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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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9건 조회 208회 작성일 22-07-16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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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8

설산동자의 무상게

(열반경 4)


피는 꽃이 반드시 진다고 해서

꽃을 피어나지 못하게 한다는 것이 아니다.

피어나는 꽃에만 목숨을 걸면 죽음이 있을 수밖에 없으므로 · · ·.


    《열반경》에서 설산동자(雪山童子)가 불타는 구도자세로 얻은 게송은 불성   목숨의 의미와 관련이 있다. 우리는 앞에서   열반경의 대의 게송에 대해서 본 바 있지만 여기서는 그 게송에   열반경이 기본적으로 전하고자 하는 참 목숨의 뜻을 섞어서 해석해 볼 필요가 있다.

      부처님은 가섭에게 자신이 보살로 수행할 때에 설산동자로 태어나서 구도한 이야기를 해주셨다.


   설산동자가 설산에 살면서 보살행을 닦을 때에 제석천신(帝釋天神)은

그의 구도심을 시험하고자 했다. 먼저 사람 잡아먹는 식인귀신으로 변해서 동자 앞에 나타나 '제행무상 시생멸법(諸行無常 是生滅法)' 즉 '세상의 모든 일은 항상됨이 없어서 한번 나면 반드시 없어지나니'까지 반절의 게송만 외웠다. 설산동자는 그 게송을 듣고 목마른 이가 물을 만난 듯, 구속된  이가 석방된 듯이 반가워했다. 무섭게 생긴 식인귀신이 그것을 외운 것을 알고 그에게 가서 나머지 부분을 외워 달라고 졸랐다. 식인귀신은 배고파서 외울 수가 없으니 설산동자의 몸을 먹게 해주면 외우겠다고 말했다. 설산동자는 나머지 반의 게송을 들은 다음에 식인귀신이 먹기 편리하도록 죽어 주기로 약속했다.

식인귀신은 '생멸멸이 적멸위락(生滅滅已 寂滅爲樂).' 즉 '나고 죽음에 끌려가는 마음이 없어지면 적멸의 고요가 즐거우리라.'고 외웠다. 설산동자는 그 구절을 듣고 너무 기뻤다. 그 게송을 돌 벽이나 나무 등에 새긴 후에 약속대로 높은 나무에 올라가 식인귀신의 먹이가 되기 위해서 뛰어내렸다. 그것을 본 식인귀신은 재빨리 제석천신으로 변해서 반절의 게송을 듣기 위해서 자기의 목숨을 아낌없이 버리는 설산동자의 몸을 받았다. 그리고 설산동자에게 참회했다.


     설산동자는 그와 같은 공덕으로 석가모니부처님으로 탄생했다고 한다.

     설산동자가 목숨을 버리려고 하면서까지 얻은 게송을 생각하기 전에 설산동자의 구도정열에 다시 한 번 고개가 숙여진다. 부처님의 이 전생담을 우리가 도를 구하려면 어떠한 자세로 덤벼야 하는 가를 알려주고 있다. 네 구절로 된 게송 가운데서 앞과 두 구절을 얻기 위해서 자신의 몸을 귀신의 먹이로 내놓은 신심과 결의가 있다면 그는 이미 시간과 공간, 삶과 죽음을 초월한 경지에 있는 것이다.

     '제행무상 시생멸법 생멸멸이 적멸위락'이라는 이 설산게는 절집에서 염불로 외울 정도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전에 이 구절을 다룰 때는 '꽃은 피면 반드시 지고 사람은 나면 반드시 죽는다.꽃과 낙엽, 삶과 죽음을 한꺼번에 놓아 버린다면 고요한 가운데 열반의 즐거움만 있으리.' 정도로 의역한 기억이 난다.

     일본에 밀교 진언종의 개존인 공해(空海)대사는 이 설산게를 '이로하의 노래'로 의역했다. 그런데 공해대사는, '이로하의 노래'를 만들면서 일본글자인 50개의 가나가 하나고 겹치지 않게 하면서도 그 50개를 다 사용한 것으로 유명하다.

설산동자가 목숨을 버려서 설산게를 얻은 것도 대단한 일이지만 일본의 공해대사가 설산게를 뜻으로 번역하면서 자기 나라의 50개 글자를 전부 사용하면서도 그 50개의 글자를 꼭 한번씩만 썼다는 것도 대단한 일이다. 글자에 관한 것만도 놀라운 데 그 뜻 또한 명문이다.

     설산게의 의역인 이로하의 노래를 읽어 보자.


  '색은 풍성해도 지고 마는 것, 이 세상 그 누가 무궁하리오, 유위의 깊은 산을 오늘 넘어서, 얕은 꿈을 안 꾸리. 취함도 없이.'

   색은 오온 가운데 나오는 색과 같은 것으로 살아 있는 모든 것을 말한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은 다 질 수밖에 없고 어느 누구를 막론하고 영원하지 못하다. 우리가 유위의 산 즉 인위적으로 만드는 세계를 넘어서 모든 미혹의 꿈과 집착의 취함에 빠지지 않는다면 무위의 바다. 즉 열반의 세계에 든다는 의미이다.



ㅡ 죄송합니다만, 내일 또 이어 게시봉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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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오늘의 부처님 말씀>


계행과 통찰력을 갖추고,

담마에 입각하여 진리를 설하고,

자기 자신의 일을 하는,

그를 사람들은 사랑한다.


                                                          <  담마빠다  >


<  해바라기 꽃들  >    /  우형숙  시조시인


촘촘하게 박힌 씨앗

동안거에 드신 건가


가부좌 튼 세월만큼

속엣말로 쌓여만 가


언제쯤

말문 툭 열고

금빛 말씀 주시려나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정광월 합장님의 댓글

정광월 합장 작성일

설봉스님의  사진 보며
안면암  참배하는 불자님들이 많을것 같아요
봉사하시는 분들 건강하셔요
감사합니다


설봉스님
학문에 정진 있으시길 바랍니다
건강하셔요

            정광월 합장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참 좋은 도반, 정광월 보살님!

아주 관광객들의 안전을 위해 부상교가 말끔히 수리되었습니다.
튼튼해 보입니다.

설봉스님께서는 동국대 대학원 강의에 정진수행하고 계시지요.

소중한 댓글 감사 감사드립니다.
                                                        해탈심 합장

정광월 합장님의 댓글

정광월 합장 작성일

강의 나가시나요
축하드립니다
건강하셔요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제가 대신 축하의 말씀 전하겠습니다.

감사 감사드리겠습니다.
                                                        해탈심 합장

진성화님의 댓글

진성화 작성일

청강생하고싶어요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진성화 보살님!

제가 어제 너무 바빠서 이제야 보게 되었습니다.

청강생이라고 겸허히 말씀하셨는데
매우 귀하신 댓글이십니다.

이렇게 소중한 경험을 한 적이 매우 오래되어 더욱 마음이 신선해지고 있습니다.

청강생님의 왕림에 깊이 감사드리며
부디
많은 힘을 보태주시는 다른 청강생님들도 함께 오시길 정중히 부탁드립니다.

이왕이면
부디 모쪼록
간단히나마 댓글을 주신다면 금상첨화이겠습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원만행님의 댓글

원만행 작성일

교재모노셨다  좀부탁드립니다  .빙그래웃스시는  순한  시골  할머니  의미소  의  모습  ! 우리큰스님의 대자대비하신  품격  따라  영글어가시길  두손모읍니다 .나무아미타불 감사합니다 건강하십시요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생기발랄하신 큰보살, 원만행 보살님!

병실은 아주 좋은 인생 수업 장소입니다.
우연히 한 병실에서 만났다가 헤어지면 다시는 볼 일이 없으니
가식없이 꾸밈없이 행동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 사람들의 인격이 그대로 드러나지요.

우리 큰스님의 대자대비하신 품격 따라
우리 신도님들도 모두  함께 영글어 가시길 기원드리겠습니다.

소중한 댓글 감사 감사드립니다.        해탈심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