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봉스님 [안면암 일기] : {인간의 완성} 69 자비희사 사무량심 (2) 2022년 7월19일 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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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5건 조회 172회 작성일 22-07-19 06:47본문

69
자비희사 사무량심 (2)
(열반경 5)
앞에서는 자비희사를 소극적으로 끊어야 할 것들의 관점에서 설명했고 여기서는 적극적으로 실천해야 할 것들의 관점에서 설명한다.
첫째, 사람들에게 이익이나 즐거움이 되지 않고 손해나 불쾌함이 되는 것을 제거하는 것을 즉 큰 자애라고 한다. 둘째, 사람들에게 이익이나 즐거움을 적극적으로 주는 것은 대비 즉 큰 비애라고 한다. 대자대비를 나누어서 풀이한다면 대자는 잘못된 것을 제거하는 것이고 대비는 좋은 것을 주는 것이다. 한문으로 자비를 발고여락(拔苦與樂)으로 해석한다. 고통의 뿌리를 뽑아내고 즐거움을 준다는 것이다. 셋째, 사람들에 대해서 기쁜 마음을 내고 다른 사람들의 언행을 항상 좋은 쪽에서 해석하는 것을 대희 즉 큰 기쁨이라고 한다. 어떤 이는 좋은 말도 고깝게 듣는 경우가 있지만 나쁜 말도 좋은 뜻으로 풀이하고 항상 기쁘게 생각하는 것이다. 넷째, 좋고 나쁜 것, 내 편과 남의 편을 가르지 않고 평등하게 대하면서 즐거움을 남에게 주는 것이 대사 즉 큰 버림이라고 한다.
자비희사는 괴로움을 제거하고 즐거움을 주고, 사람들의 일을 기뻐하고 내가 가진 좋은 것을 주는 것이지만 이런 일은 마음에서 우러날 때 가능한 것이다. 억지로 남이 시켜서 하는 일이라면 너무 피곤할 것이다. 그렇다면 《열반경》에서 불성을 공부하는 우리들은 불성 자체에 이와 같은 일을 할 수 있는 성질이 포함되어 있느냐는 질문을 만나게 된다. 우리의 본래인간성 즉 불성에 사무량심을 실천할 성품이 갖추어 있지 않다면 우리가 억지고 그런 일을 해야 할 것이다. 억지로 하는 일이란 고단하기만 하고 형식적인 행동으로 흐르기가 쉽다.
불성은 공사상에 기반을 두고 있다. 공의 무상법에 의해 거짓 '나'를 지우고 그 뒤에 나타나는 공과 공존 가능한 참나를 불성이라고 부르기 때문이다. 공사상은 또한 갖춤의 사상이기도 하다. 비었다는 말을 뒤집으면 꽉 차 있다는 말이 된다. 꽉 차 있다는 말은 만물이 서로 서로 상대적인 것을 자체 속에 포함하고 있는 것을 뜻한다. 공사상과 일치하는 불성은 꽉 차 있다는 사상과도 일치한다. 불성은 바로 나와 남이 서로 차 있고 나와 남이 서로 포함하고 있음을 뜻한다.
물이 뜨거우면 김이 난다. 물은 아래로 흐르기 마련이도 불은 위로 올라가기 마련이다. 향기 나는 꽃은 향기를 풍기기 마련이다. 해와 달은 각기 돌고 돈다. 김이 나고 향기가 퍼지고 태양이 도는 데는 이유가 없다. 불성이 나와 남을 다 포함하고 있다면 자기가 포함한 것을 장엄하고자 한다. 기쁘고 좋고 이익 되게 하고자 한다. 나와 남이 떨어져서 함께 있는 도리를 보이고자 한다.
자비희사의 사무량심은 불성이 가지고 있는 성질로부터 나오는 것이다. 부처가 되는 것은 불성이 가지고 있는 성질로부터 나오는 것이다. 부처가 되는 것은 불성에 있는 성질 그대로 움직이는 것이다. 자비희사가 불성에 있으므로 자비희사가 발휘된다. 그러나 불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불성에 있는 성질을 그대로 발휘하는 데 습관이 될 때까지는 인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한 노력의 기간이 바로 보살도를 닦는 수행의 기간이 된다.
왕이 왕의 법도대로 행하는 것은 왕의 내부로부터 나온 자연스러운 행실이다. 왕자도 왕이 하는 행실을 그대로 따를 수 있지만 왕이 되면 그대로 행하기 위해서 배우는 점이 많다. 마찬가지로 부처님은 자비희사의 보살행이 내면의 자체 성질로부터 나오는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러나 불성을 개발하고자 하는 중생이 닦는 사무량심은 부처의 행실이 익숙해짐으로써 부처가 되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다. 부처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중생이 부처의 행실을 본받다 보면 부처처럼 행동하는 것이 습관으로 굳어지고 그렇게 되면 그가 바로 부처이다.
사람은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것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좋은 것을 좋아한다. 아들이 잘되기를 바라는 것은, 그 아들이 잘되어서 부모나, 고향이나, 나라를 위해서 큰일을 하면 모두에게 좋기 때문이다. 똑같은 이치로 누군가가 부처가 되기를 바라거나 부처를 이룬 이에게 공경을 표하는 이유는 그 부처 자체의 성품 내에 중생을 위하는 자비희사의 정신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속세의 세계에 있어서는 한 사람이 국회의원에 당선되어서 좋으면 반드시 낙선되어서 슬퍼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불법의 세계에 있어서는 부처가 되면 누구에게나 다 좋다. 그래서 불성은 사무량심으로 나타나고 사무량심 속에 불성이 있다는 사실이 대단히 중요한 것이다.
자비희사의 사무량심 외에도 계정혜 · 삼학 · 육바라밀 · 팔정도 등 수행법이 많기 때문에 불성의 표현이 사무량심으로만 나타나야 한다고 말할 수는 없으며 여러 가지로 나타날 수가 있다. 그러나 자비희사로 사람에게 이익을 주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세상에서 좋은 사람이 별 것이 아니다. 나에게 잘해 주는 사람이다. 좋은 정도가 높을 수록 더 많은 사람을 동시에 이익되게 할 수 있다. 자비희사는 정신적이든지 물질적이든지 사람들에게 이익을 주는 데 중점을 둔 보살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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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오늘의 부처님 말씀>
"한 부처님이 출현하시면
만 중생이 깨달음을 얻고
한 법당이 이룩되면
곧 극락세계가 사바세계 안에 이루어진다."
< 무량수경 >
< 작은 꽃씨 몇 알 > / 최영규
담장 아래에
꽃씨를 뿌렸다
새싹을 기다리는 마음에 물을 준다
싹이 터 올랐다
매일 무거운 물통에 끌려 다니며
바라보는 딸아이의 눈망울에
서둘러
나팔꽃이며 채송화가 핀다
딸아이는 금세 꿀벌이 된다
온종일 붉은 얼굴로
꽃밭 주변에서 윙윙 ㅡ 거리며 논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석원영님의 댓글
석원영 작성일
꽃밭
지난해 안면암 들러 오는길
두부전골 식당 앞의 채송화
보기드문 큰 꽃송이
키워서 나눠 준다던 친구
집 비운 사이 고사
딴 친구는 살았다고
방울 토마토 씨로
싹터서 키운 친구
베란다의 꽃들
마음이 맑으면
꽃들.열매들도...
그친구 잠실 살다
진관사 공기 좋은곳 이사
진관사 하늘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작년에 안면암에서 상경할 때
보살님의 친구 차 편으로 즐겁고 편한 여행을 할 수 있었습니다.
식당의 진분홍 채송화가 잘 살았다니 분배를 학수고대할게요. ㅎㅎ
친구분들께 감사의 말씀 꼭 전해 주십시오. 저도 그런 교양있는 친구들이 많았으면 좋으련만. . .
재작년,
소싯적에 깊은 인연이 있던 진관사를 수십년만에 딸부부와 찾았습니다.
너무나 변해서 격세지감을 크게 느꼈지요.
소중한 댓글 감사 감사드립니다.
해탈심 합장
원만행님의 댓글
원만행 작성일보살님께서 지금 주치선생님과 아주기분좋게 인터뷰하셨어요 . 어저깨 큰스님께서 반야심경을 침상에서 함께날마다하라고하셨어요 . 눈뜨고 일어나면 며자례나 학하고 오늘부터는 입으로 잡수라하셔요 . 조금씩드려야지요 .방긋웃는 모습 ! 참 아름답습니다 .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ybr님의 댓글의 댓글
ybr 작성일
생기발랄하신 큰보살,원만행보살님!
불보살님들의 가호로
보승화보살님께서 병마를 이겨내셨나 봅니다.
입으로 조금씩 잡수시면
새로운 몸과 마음으로 변화하시면서 무량지혜를 증득하실 것만 같습니다.
그동안
큰스님,
보승화보살님,
원만행보살님,
총무님,
너무 고생하셨습니다 .
축하 축하드립니다.
나무약사여래불
나무약사여래불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