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봉스님 [안면암 일기] : {인간의 완성} 71 불신상주 (1) 2022년 7월22일 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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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1건 조회 165회 작성일 22-07-22 07:29본문

71
불신상주 (1)
(열반경 7)
부처님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돌아가셨다고 하는 것은, 마치 말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사람을
가리켜 죽었다고 하는 것과 같다.
《열반경》을 읽는 가운데 부처님이 열반하는 일과 부처님의 몸이 이 세상에 항상 머무는 일이 어떻게 동시에 일어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부처님이 이 세상에 항상 머무신다면 우리는 새삼스럽게 부처님의 열반을 거론할 필요가 없다.
부처님이 몸을 거두는 것이 아니라 번뇌를 소멸하고 최고의 깨달음을 이루는 것이 열반이라면 성도한 순간에 이미 부처님은 열반에 들어서 항상 이 세계에 계시므로 새삼스럽게 부처님의 몸이 이 세상에 항상 머무신다는 불신상주를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열반경》에서는 이미 이것이 문제가 되어 제자가 부처님께서 질문하고 부처님이 대답한다. 그 질문과 대답을 들어 보자.
고귀덕왕보살이 부처님께 여쭌다.
세존이시여, 만일 번뇌가 끊어진 경지를 열반이라고 한다면 여러 보살들은 이미 무량겁 전에 번뇌를 끊었는데 어찌하여 부처님에게는 열반이 있고 중생들에게는 열반이 없나이까? 만일 번뇌를 끊었어도 열반이 아니라고 한다면, 왜 깨달은 몸이 바로 열반이라고 하셨나이까?
또 열반에 들어가 몸을 감추는 것이 열반이 아니라면, 세존께서는 어찌하여 석 달 뒤에 열반에 든다고 하셨나이까? 번뇌를 끊는 것이 열반이라면 여래가 처음 보리수 아래서 번뇌를 끊으셨을 때가 열반이거늘 어째서 새벽녘에 열반에 드신다고 말씀하셨나이까?
고귀덕왕보살의 질문은 당연하다. 부처님의 열반이 번뇌를 끊는 사실을 뜻하는 것이지 참으로 몸을 거두어들이는 돌아가심을 말하는 것인지 분명치 않다는 것이다. 번뇌를 끊는 것이 열반이라면 보살들도 무량겁 전에 번뇌를 끊었는데 왜 그 사실을 열반이라고 하지 않으며 또 부처님께서 석 달 후에 열반에 드실 거라느니, 새벽녘에 열반에 들것이라느니, 그런 말씀을 하시느냐는 물음이다.
부처님이 답하신다.
선남자야, 어리석은 중생들은 여래가 중생을 교화하지 않고 잠자코 있는 것을 열반으로 알고 있으니 마치 어떤 이가 말을 하지 않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으면 그가 죽었다고 생각하는 것과 같느니라. 어리석은 중생들이 여래가 열반에 들었다고 말하더라도 나는 실로 열반에 들지 아니 하느니라. 여래가 중생을 교화하지 않고 잠자코 있다고 해서 그것을 열반에 든 것이라고 말할 수 없느니라.
선남자야, 어떤 장자가 여러 아들을 버리고 다른 지방으로 가서 오래도록 돌아오지 않을 적에 아들들은 아버지가 이미 죽었다고 생각하나 아버지는 실제로 죽은 것이 아니리라. 마찬가지로 범부중생들도 나를 보지 못하므로 여래가 쿠시나가라 사라쌍수 아래서 열반에 들었다고 하지마는 나는 실로 열반에 들지 않았느니라. 나는 단지 중생의 눈에 보이지 않을 뿐이니라.
등불이 가려졌을 때, 사람들이 등불을 보지 못하고 등불이 꺼졌다고 하지만 등불은 항상 그래로이니라. 소경이 해와 달을 보지도 못하고 해와 달이 밤낮을 보이는 것을 알지도 못하므로 해와 달이 없다고 말하나 소경이 보지 못할 뿐 해와 달은 항상 그대로 있느니라. 안개구름이 해와 달을 가렸을 때 어리석을 사람은 해와 달이 없어졌다고 하지만 해와 달은 항상 그대로 있느니라.
마찬가지로, 여래가 항상 이 세상에 머루르나 범부중생들은 자신들의 미혹에 의해서 여래를 보지 못하고 열반에 들었다고 말하는 것과 같으니라. 해가 졌을 때에 중생이 해를 보지 못하는 것은 중생의 시야를 산이 가렸기 때문인 것처럼 여래가 열반에 들지 않지만 중생이 여래를 보지 못하는 것은 중생의 시야를 번뇌가 가렸기 때문인 것과 같느니라. 그래서 보살들은 내 몸을 보고 내 법을 들으므로 내가 열반에 들었다고 말하지 않거니와 범부중생들은 내 몸을 보고 내 법을 듣지 못하므로 내가 열반에 들었다고 잘못 말하니라.
ㅡ 죄송합니다만, 내일 또 이어 게시봉사하겠습니다.






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오늘의 부처님 말씀>
친구에게 항상 허풍을 떨면서
행동으로 실천하지 않는 사람
틈만 있으면
친구의 결점을 들춰내는 사람
이런 친구는
진정한 친구가 아니다
반면에
서로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은 진정한 친구다
이런 우정은
누구도 결코 그 둘 사이를 갈라 놓을 수 없다
< 수타니파타 >
< 햇살에게 > / 정호승
이른 아침에
먼지를 볼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는 내가
먼지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래도 먼지가 된 나를
하루종일
찬란하게 비춰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