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봉스님 [안면암 일기] : {인간의 완성} 54 독특성과 구족성 (2) 2022년 6월 17일 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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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5건 조회 195회 작성일 22-06-17 07:19본문

54
독특성과 구족성 (2)
(법화경 8)
하품의 약초와 작은 나무가 운우의 얼굴을 표현하는데서 삶의 가치를 인정받는다는 말은 오해를 받을 염려가 있다. 산천초목은 각기 혼자서 있는 그대로 존재해야 할 당위성과 가치를 가져야하기 때문이다. 산천초목이 나름대로 비를 받아들이고 소화한다는 말은 산천초목 하나하나가 각기 살아야 할 이유와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말도 된다. 삼초이목이 합쳐서 운우의 진면목을 표현하는 것은 그 자체가 최우선의 목적이 아니라 단지 각기의 삶을 누리는 데서 나오는 부산물일 뿐이다.
하품의 약초, 약초가 아닌 독초까지도 운우를 받고 살아야 할 가치가 있다면 우리들이 아무리 악하고 추하고 거짓되더라도 살만한 가치가 있다. 우리의 겉모양이 그럴듯하다고 해도 우리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그 안에는 어디서 왔는지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동물의 근성이 꿈틀거리고 있음을 보게 된다. 내면에 잠재해 있는 이 미련과 이 멍청과 이 악을 보고 그것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면에 참답고 선하고 아름다운 것만 가득 차 있다고 착각하고 거짓과 추악은 보려고도, 인정하려고도 하지 않는데서부터 나선다면 그는 영원히 운우가 삼초이목을 키우는 이야기의 의미를 이해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이 못남, 이 모습, 이 어리석음, 이 부질없음을 안은 그 모양 그대로 우리는 살만한 가치가 있다는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운우가 평등하게 내리지만 산천초목은 각기 자신에 알맞게 그 수분을 받아들여서 살아간다는 말을 뒤집으면 모든 초목들은 태어나기 이전이나 이후를 막론하고 본래부터 운우의 비를 받을 수 있는 권리 · 능력 · 인연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 된다. 다른 한편으로는 운우의 비는 헛되고 무의미하게 내리는 것이 아니라 본래부터 산천의 무수한 초목을 예상하거나 전제하거나 구족하고 있다는 말이 된다.
초목들은 비를 본래부터 자체 내에 구족하고 있고 비는 초목들을 본래부터 자체 내에 포함하고 있다는 뜻이다. 마찬가지로 우리 인간들도 본래부터 부처님의 깨우침에 의한 성불을 갖추고 있고 부처님은 처음부터 지금의 우리처럼 미혹에 헐떡이는 중생들을 예상하고 포함하고 있다.
한걸음 더 나간다면 산천초목은 비요, 비는 초목이며 우리 범부 인간은 부처요, 부처는 중생이 된다. 여기서 부처란 인간이 가지고 태어난 모든 종류의 행복을 마음껏 누리는 사람, 그러나 자신의 행복 또는 열반에 빠지지 않고 모든 중생과 그 행복을 같이 누리겠다고 하는 사람을 말한다. 그런데 산천초목과 비를 일치시키고 우리 인간과 부처를 일치시킬 때 초목이 모양을 바꾸어서 비가 되는 것이 아니라 초목 그대로 비가 된다.
우리가 모양을 바꾸어 부처가 되는 것이 아니라 범부의 모습 그대로 부처가 된다. 지옥이 모양을 바꾸지 않고 부처가 되고 부처가 지옥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초목이 운우의 본래구족(本來具足)을 믿고 그 뜻을 실행에 옮기기만 한다면 그리고 중생이 부처의 본래구족을 믿고 그 의미를 수행의 실천으로 옮기기만 한다면 지금 있는 그 자리에서 그대로 비이고 그대로 부처이다.
운우의 비유 또는 삼초이목의 비유가 상징하는 인간존재의 독특성과 구족성은 우리가 부처님을 믿고 불교교리를 익히면서 궁극적으로 얻어야 할 가장 중요한 요점이다. 독특성은 우리가 지금 있는 그대로 살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지옥이나 아귀나 축생이 피해야 할 것이기는 하지만 그것들은 나름대로 독특한 삶의 가치가 있다. 그리고 크고 작은 풀이나 나무가 모두 합해서 비의 진정한 능력이나 얼굴을 나타내듯이 지옥의 세계나 아귀의 세계도 나름대로의 독특성을 가지면서도 부처 세계의 진정한 능력과 얼굴을 나타내고 있다.
지옥은 독특하게 부처를 포함하고 있고 부처는 또한 독특하게 지옥의 얼굴을 포함하고 있다. 지옥과 부처 그 어느 계단에 있거나 다 살아야 할 가치가 있지만, 문제는 어떤 방향을 향하고 있느냐에 달렸다. 깨달음의 길을 가느냐, 미혹의 길을 가느냐, 그것이 문제이다. 성불의 길을 간다면 만선이 다 성불이고 방편이 다 진실이다. 지옥 그 자리에서 바로 성불이다.
삼초이목과 운우의 관계에 나타나는 개개물물 나름대로의 독특한 생존가치를 생각하면서, 이 중생의 모습으로 부처가 구족해 있음을 드러내 보이자.




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 오늘의 부처님 일기 >
불길 같은 마음에 사로잡힌 사람이여,
그 마음을 버리지 않는다면 그대는 끝내 스스로 깨달을 수 없으리.
<법집요송경>
< 어머니 > / 이우걸
아직도 내 사랑의
주거래 은행이다
목마르면 대출받고
정신들면 갚으려하고
갚다가
대출받다가
대출받다가
갚다가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원만행님의 댓글
원만행 작성일보현행원의사랑 . ! 내면을통찰한사람은 무무상 이다 .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생기발랄하신 큰보살, 원만행 보살님!
대행보현보살님의 사랑은 가히 없습니다.
불교의 핵심 교리는 내면을 통찰해 일체개고 제행무상 등을 깨치는 것입니다.
하지만 저와 같은 중생은 나의 못남이나 결점 대신
남의 단점이나 잘못을 알아차리는
무명에서 벗어나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소중한 댓글 감사 감사드립니다. 해탈심 합장
석원영 합장님의 댓글
석원영 합장 작성일
항상 보현10대원을 강조 하셨어요
下心
나는 없다고
큰스님께서
어제는 안양 한마음 선원
세계 비구니의 위상 세미나
일요일마다 청계사가며 지나치기만 하고
처음 으로 건물 내부
오늘도 본각스님 발표
건너편 야채 가게
서울보다 많이 싼 과일.고구마
골목 붕어빵 아저씨 말씀
터가 좋아서
옅은 회색 승복의 비구니 스님들
정광월 합장님의 댓글
정광월 합장 작성일
푸르름이 안면암을 더 빛나게 합니다
설봉스님의 사진
가고 싶은 안면암
스님
정진 있으시길
기원드립니다
정광월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