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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봉스님 [안면암 일기] : {인간의 완성} 중생 속의 여래 (3) (승만경 2) 2022년 7월6일 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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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5건 조회 205회 작성일 22-07-06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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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생 속의 여래  (3)

(승만경 2)


       여래장 즉 번뇌에 묻혀 있는 여래의 법신은 사랑과 미움, 만남과 헤어짐이 있고 그것들이 번뇌를 만드는 그 자리에 있다. 여래의 법신이 내 안에 있고 내가 여래의 법신임을 알 때 아무리 괴로운 일도 아무리 슬픈 일도 아무리 분한 일도 다 여래를 덮고 있는 거죽일 뿐이다.

     미혹한 자신에게 있는 여래장을 아는 이, 열반이 번뇌를 여의지 않은 그 자리에 있는 것을 아는 이에게는 모든 얻음과 모든 잃음이 한 건의 음미요, 한 건의 감동일 뿐이다. 김칫독의 우거지가 김치의 보호막이 되듯이 세상사의 성공과 실패가 여래장의 보호막이 된다. 번뇌가 오히려 여래의 법신을 항상 청정하게 하는 묘한 현상이 일어난다.

     성공과 실패가 뒤섞인 가운데 이야기의 재미가 있기 때문에 작가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드는 심정으로 괴로움과 번뇌와 갈등과 외로움 등을 모두 받아들이라는 《승만경》 풀이를 읽고 어떤 불자는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다.


   내가 부처님을 믿고 새벽에 일어나서 기도를 하는 것은 고등학교 3학년인 아들이 수학능력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얻도록 불보살님의 가피를 얻기 위해서인데 성공뿐만 아니라 실패도 있어야 이 세상이 재미있고 실패 속에서 여래의 법신을 만나야 한다면 내가 부처님을 믿고 들으며 불교를 공부하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


      그러나  《승만경》에서 가르치려고 하는 여래장에 대한 확실한 믿음이나 깨달음이 학부모나 수험생 본인에게 있다면 그 학부모나 수험생은 일체의 흔들림이 없을 것이다. 사람이 공부가 잘되지 않는 근본적인 원인은 마음이 흔들리는 데 있다. 만약에 여래의 법신이 자신이고 아무리 여래의 법신이 번뇌에 묻혀 있다고 하더라도 절대로 번뇌에 의해서 오염되거나 잘못되는 일이 없다는 것을 확실하게 체득한다면 그는 부동심을 얻을 것이고 그 부동심을 가지고 공부하는 효과는 대단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여래장 즉 번뇌에 묻힌 여래의 법신이 불가사의한 힘을 발휘할 것이다. 여래장의 불가사의(不可思議)한 움직임은 우리의 사무량심으로는 접근할 수가 없기 때문에 언어로 나타낼 수도 없다. 그저 불가사의하다고만 말할 뿐이다.

      야구를 하거나 배구를 할 때 팔이나 어깨에 힘이 들어가면 원하는 대로 공이 잘 맞지 않는다고 한다. 힘이 들어가는 이유는 불안한 마음으로 긴장해서 근육이 굳기 때문이다. 만약에 아무런 불안이나 긴장감이 없다면 그것이 바로 최고의 정신적 · 육체적 건강을 조성하게 된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여래장을 믿고 받아들인다면 그 여래의 법신은 우리 내부에서 불가사의한 변화를 일으킬 것이다. 우리을 편안하게 만들 것이다. 방황과 망설임을 쉬게 만들 것이다. 그리고 본래 법신이 광채를 발할 것이다.

    번뇌 속에 있는 여래의 법신, 번뇌 속에서의 열반을 들먹이는 것은 우리가 부족하고 우리가 잘못하는 것을 환경과 상황의 책임으로 미루는 우리의 자세를 바꾸게 하기 위해서이다. 기분이 좋을 때가 아니라 속상할 때 그 마음을 돌려야 한다. 수행자는 탐심과 진심과 치심의 삼독이 일어나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그것을 계 · 정 · 혜 삼학(三學)으로 돌리는 사람이다. 그 삼독심의 의지처는 계 · 정 · 혜 삼학이라는 우리 안에 있는 자성청정의 법신이기 때문이다.







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오늘의 부처님 말씀>

번뇌를 여의면

어찌 업이 있으리,

업이 무너지면 과보도 또한 없다


과보가 없으면 곧 번뇌를 여의니,

이 셋이 각기 저절로 소멸된다.

                                                    < 연생론 >

<  억새풀  >    /  이윤학


암소가 뜯어먹은 억새풀

암소 이빨 자국을 밀어붙인다

암소 이빨 자국을 뿌리에서

최대한 멀리로 밀어붙인다


연한 억새풀 억세게

양날을 세운 칼날에

톱날을 갈아 세운다


칼끝이 잘린 칼자루 속으로

이슬방울이 들어가 숨는다

이 세상은 칼집인 것이다


{  시 해설  }    ㅡ  안도현

시인의 세밀한 관찰은 아무렇지도 않은 일에 생생한 윤기를 부여한다. 암소가 뜯어먹은 억새풀을 유심히 들여다보난 사람은 별로 없다. 보통 사람들은 가을이 되어 억새가 꽃을 달고 흔들리기 시작해야 그게 억새인 줄 안다. 풀잎의 끄트머리를 뜯어 먹혔지만 억새는 계속 자라고 시인은 거기서 톱날을 발견한다. 칼자루와 같이 날카로운 억새 대궁에 깃드는 이슬은 무엇인다. 모든 연약하고 가녀린 것들과 칼질의 대조가 선명하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석원영 합장님의 댓글

석원영 합장 작성일

아들 고2때 송광사 서울분원 법련사에서
무비  큰스님 강의 때 고3엄마들의  입시기도
그로인해 불교에 입문 한다고
통도사 반야암  지안 큰스님께선  입시생 학부모가
매일 반야심경 쓰셔 그날 공부했던  거 나와  점수가 좋았다고
그날  부터 반야심경 쓰기 시작
오랫동안
유진할아버지 아플때 병원서 10번씩 쓰기도
지금은 유라할아버지가 더  빨리
금강경 외움 오래전
거실에서 새벽마다 108배  하다가 중단
요즈음 다시 시작 중국티비만  보지말고 불교방송 틀고 있으라고
108배 하고  머리가 안 아프다고
불교티비  2곳  항상 틀어 놓으면...
동네 아는분
 카톨릭 방혜자 화가 아시더라고요
13년간  딸 피아니스트
아프셔서 한국오셔 불교 티비만 보셨다고
많이 좋아지셨다고
무비  큰스님께서 교육원장 재직시  항상 불교티비 켜 놓으셨어요

ybr님의 댓글의 댓글

ybr 작성일

참 좋은 도반, 정광월보살님!

저도 하루종일 거의 불교방송  2곳만 틀어 놓지요.

뉴스 안 보는지는 꽤 됐구요.

미안하지만 우리나라 tv 드라마는 영 안 보는데
중국 사극 드라마는 자주 보는 편이랍니다.

역경과 고난을 이겨내는 생활의 지혜랄까 하여튼
애들이 싫어 하지만 엄마가 제법 고집이 쎄지요. ㅠ

소중한 댓글 감사 감사드립니다.
         
      해탈심 합장

ㅇㄷ님의 댓글

ㅇㄷ 작성일

여래의 법신이 내 안에 있고 내가 여래의 법신임을 알 때
아무리 괴로운 일도 아무리 슬픈 일도 아무리 분한 일도
다 여래를 덮고 있는 거죽일 뿐이다.

-> 명심 또 명심 하겠습니다

ybr님의 댓글의 댓글

ybr 작성일

ㅇㄷ님!

요점을 짚어 주고
명심 명심하겠다니 고맙기만 합니다.

소중한 댓글 감사합니다.    해탈심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