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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봉스님 {안면암 일기} : [ 인간의 완성 ] 41 형상을 떠난 부처님의 몸 (2) (금강경 1)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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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5건 조회 236회 작성일 22-05-21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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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유교경(佛遺敎經) ]

4) 게으름과 졸음의 괴로움을 다스리는 법

   너희 비구는 낮에는 부지런히 착한 법을 닦아 익히고, 초저녁과 새벽에도 그렇게 할 것이요, 밤중에는 경을 읽음으로써, 쉬어서 잠잠으로 말미암아 일생을 아무 소득 없이 헛되이 지내지 말라. 항상 무상(無常)의 불길이 모든 세상을 불사르고 있음을 생각해서 빨리 자기를 구제할 것이요, 부디 잠자지 말라. 모든 번뇌5)의 도둑이 항상 사람을 엿보아 죽이는 것은 원수보다 더하거늘, 어떻게 잠자기만 일삼아 스스로 경계하지 않아서야 되겠는가? 번뇌의 독사가 네 마음에 잠자고 있는 것은 마치 검은 독사가 네 방에서 잠자고 있는 것과 같나니, 마땅히 계를 가지는 갈퀴로써 빨리 물리쳐 없애 버려야 할 것이다. 독사가 나간 뒤에라야 편히 잠잘 수 있으니, 독사가 나가지 않았는데 잠자고 있다면 그는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이니라. 부끄럼의 옷은 모든 장엄(莊嚴)6) 가운데 제일 되는 것이다. 부끄럼은 쇠갈퀴와 같아서 능히 사람의 법답지 않음을 제어하니, 그러므로 항상 마땅히 부끄러워할 줄 알아서 잠시도 버리지 말아야 하느니라. 만일 부끄러워하는 마음을 여의면 모든 공덕을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있는 사람은 곧 착한 법을 가질 수 있겠지만,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없는 사람은 모든 금수나 다를 바가 없느니라.


6) 선미(善美)로써 국토를 꾸미고 공덕을 쌓아 몸을 꾸미고 향화(香華)로써 부처님께 공양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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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형상을 떠난 부처님의 몸 (2)

(금강경 1)

온 세상의 만물이 모두 허망하니라.

사물의 겉모습이 그것의 진실 된 모습이 아닌 줄 알면

그 자리에서 바로 여래를 보리라.



     미국의 로스엔젤레스 부근에는 디즈니랜드가 있다. 그곳에는 여러 가지 볼 것을 만들어 놓았는데 그중에서 유령의 집이라는 것이 있다. 깜깜한 장소에 우리가 알 수 없는 효과장치를 이용해서 귀신들이 댄싱파티를 하는 장면도 있다. 또 사람들이 자신의 모습을 거울에 비춰보면 귀신과 같이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유령의 집에서 우리는 눈앞에 사는 사물의 모양을 보되 현재의 모양만 보는 것이 아니라 과거와 미래의 모양을 동시에 볼 수 있다.

     여러 미녀들의 모습이 유령처럼 실물 모양으로 나타나는데 순간 순간 나아가 다른 모습으로 변해진다. 한 순간에는 20대의 꽃다운 청춘으로 다음 순간에는 40대로 , 60대로, 80대로 그 다음 순간에는 막 태어난 아기로 연이어서 1살, 2살, 3살, 7살, 10살, 17살의 모습으로 나타나고 다시 20살의 모습이 된다.

     어떤 때는 태어나서부터 성장하여 늙어가는 모습을 단계적으로 자세히 보이기도 하고 다른 때는 20세, 80세, 1세, 10세의 모습을 어지럽게 보이기도 한다.

     그 미녀 유령들의 형체에 우리가 걸어가서 접근할 수가 있다. 인형같은 형체로 생각하고 접근해서 만져보려고 하면 아무것도 잡히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영사기로 비치는 그림 같은 것도 아니다. 사람의 몸이 닿은 부분은 모양이 없어져 버리지만 영사기로 비추는 것이라면 우리의 몸에 지워진 부분의 모양이 나타나야 할 터인데 우리의 몸은 그대로이다. 어떤 장치로 그와 같은 여인들이 실물적으로 보이게 하면서도 실제로는 물체가 없는 효과를 내는지 도저히 짐작할 수가 없다.

     이 환경에서 공의 세계를 실감하게 한다. 수초 사이에 우리는 미녀의 어렸을 때와 늙었을 때를 다 보아 버린다. 30세의 미녀가 현재인지 80노인이 현재인지 갓난아이가 현재인지 구별이 안 된다. 현재로 말하면 모든 나이가 다 현재이고 과거나 미래로 보면 모든 나이의 단계가 다 과거나 미래가 된다. 만개한 미녀에게서 핏덩이의 아기와 뼈와 주름진 가죽만 앙상한 임종 직전의 노파도 본다.

          금강경에서 말하는 '현재의 모양을 보되 지금 순간, 이 자리 이 모습의 모양만을 볼 것이 아니라, 변해 왔고 변해 갈 모양들을 한꺼번에 보라'는 내용이 바로 이 같은 경계의 관찰법이 아닐까. 핏덩이 아기에게서 80노파에게서 청춘의 미녀를 한꺼번에 보는 지혜와 관찰 말이다.

      전에 필자가 30여년간 알고 지내던 노보살님 한 분이 운명하셨다. 그분은 젊었을 때 사찰의 신도회장 일을 맡아 보면서 부처님 도량을 수호하고 스님을 봉양하는 일을 많이 했었다. 85세가 될 때까지는 나이를 잘 셀 수 있었지만 85세가 넘은 다음부터는 나이 세는 일을 포기해야만 했다. 그분의 젊었을 때의 사진에 검은 리본을 걸쳐놓고 필자는     금강경의 '범소유상 개시허망'의 구절을 읽었다. 젊었을 때의 사진에 멈추어 계신 보살님, 그 사진과 병풍 뒤에 뼈와 가죽으로만 되어 있는 노보살님, 이제는 숨쉬기를 그만둔 채로 누워 계신 노보살님을 비교해 보면서 어떻게 하면 저 보살님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를 생각해 보았다.

      금강경은 모양을 지우고 모양을 보아야만 그 모양의 진실을 볼 수 있다고 한다. 노보살님을 만나고 싶고 다시 정을 나무며 절 일도 하고 108배나 3000배 기도도 하고 싶다. 다른 분이 아닌 꼭 그분을 찾고 싶다. 모양을 지우고 모양을 볼 때 바로 여래를 만날 수 있다면 필자는 운명하신 그 보살님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모양을 지운다는 말이 얼굴 모양이 바뀐다거나 나이와 함께 변한다거나 이름이 달라지는 것 등을 상상하는 그런 것이 아닐 것이다. 떠나신 노보살님이 모양을 바꾼다고 할 때 노보살님의 정신과 육체는 필자가 알고 있는 모습과 완전히 달라진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 아닐까. 그 노보살님은 산이나 바다나 바람이나 구름의 모양을 취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내가 아주 좋아하는 육체적 정신적 인간형을 가지면서 나를 멀리할 수도 있을 것이고 내가 가장 싫어하는 사람의 특징을 가지고 내 앞에 나타날 수도 있을 것이다.

      원효스님은 관세음보살을 친견하기 위해서 한 암자에서 열심히 기도를 했다. 삼매에 들어서 무아지경으로 기도하고 있는데 나물캐는 노파가 찾아와서 하룻밤 쉬어 갈 수 있느냐고 물었다. 원효스님은 마음속에 약간 짜증이 났다. 원효스님이 기도하는 암자가 아니더라도 그 노파가 큰절에 가서 부탁하면 하룻밤을 쉬고 가게 해줄 텐데 하필이면 기도하는 곳에 와서 마침 기도가 잘 되는 중에 끼어서 기도를 방해하는 것이 야속했다. 원효스님은 그 노파를 큰절로 가게 했다. 그날 밤에 원효대사는 꿈을 꾸었다. "너는 나를 보겠다고 기도하면서 막상 내가 나타나니 나를 쫒아 보내는 것은 무슨 까닭이냐?"고 힐난하는 것이었다. 원효대사는 깜짝 놀라 잠에서 깨어났다. 관세음보살을 찾으면서, 찾아온 관세음보살을 알아보지 못한 것이 원통했다.

     금강경은 얼굴을 지운다. 특히 내가 꼭 만나고자 하는 사람의 얼굴을 지운다. 얼굴을 지우고 보라고 한다. 이 말은 만나는 모든 사람으로부터 자기가 꼭 만나고자 하는 사람을 만나라고 하는 뜻이다. 춘원 선생이 육바라밀 시에서 말하는 것처럼 항상 새로운 얼굴로, 무수한 얼굴로 나타나는 님에게 육바라밀의 행을 하라는 뜻이다. 모양을 지우고 모양을 봄으로써 여래를 보는 것은 결국 육바라밀의 실천 속에서 내가 다시 만나고자 하는 저 노보살님을 찾으라는 뜻이 된다. 운명하신 노보살님도 다시 만나고 여래도 보고 싶다.



         트렉타로 밭을 갈아주시고 계시는 김명엽 거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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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갈은 후, 모종심고 오이대를 만들고 계시는 고마운 보살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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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 오늘의 부처님 말씀 >

  " 혹시라도 나쁜 짓을 했다면 그것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노력하라."

                                                                        ㅡ  <소부경전>


    <  절망을 뜯어내다  >  /    김양희    (지하철에서)


우리를 탈출한 고릴라가 돌아다닌다


어떻게 나갔어

비결이 뭐야


철망을 하루에 한 칸씩

나도 몰래 뜯었지


철망을 뜯어냈다고?

철망을 뜯어냈다고!


오타를 고치려다

눈이 주운 어휘 한 잎


절망을 하루에 한 줄 몰래 뜯어내야지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원만행님의 댓글

원만행 작성일

사상이그대로  귀신이되고  비상일때도아니다    목전에그대로드러날때  진실은 중도다  .현실적  도덕적 딜레마에 어떻게?  통찰의  지혜의결론  믿음  이중요하다    믿음은  공덕의성취  첨도좋고 끄또좋은  모든것을  지혜로  불성에서  작용하는  지혜다  .우리가 주야로 귀기울이면    있는그대로 깨닫는다면  낚은것은  자연스럽게  따올것이다  .  행복을여는  열쇄  매순간  행복을채우는힘    착학  아름답게  선미  !  그저  침묵의  명상  !    ....부부의날  의  이름다운  생활들의 추억 과    전진의  행복한  후회없는  사랑과 정을  쌓기를  손모읍니다  . 빨간옷의  자연속에  힘보태시는  보살님  ?  길이길이  행복하세요 .  바이든  대통려님의  방한의  기쁨 !  우리는  앞날의  무궁무진한  국가의 발전과  백성들이 힘있는  정있는  합심을로 행복 의나라로를 기원합니다  .  모두  모두 행복하세요  .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둘이 하나가 되는 날이라 부부의 날이라고 했대요.

과연 이렇게 사는 부부가 얼마나 되는지 궁금합니다.

자기를 버리고 상대방 쪽으로 생각하고 행동한다면 둘이 하나가 되기 쉬우련만. . .

웬만한 수행이 아니고서는 무척 힘들겠지요.ㅠ

자연 속에서 안면암을 위해 힘을 보태시는 보살님 감사 감사합니다.

저는 뉴스를 보지 않아 실감이 안 나서 죄송합니다.

소중한 댓글 감사 감사드립니다.

                                                            해탈심 합장

석원영님의 댓글

석원영 작성일

익선동 한옥거리 가 보셨나요
향전은  전 도반의 새로운 이름 입니다
토.일요일은  문 안  열어요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참 좋은 보살 , 석원영 보살님!

익선동 한옥거리 6월 초순에 갈 예정인데 참고로 할게요,

5년만에 참배하게 될 추억 속의 조계사는 여여하겠지요?

소중한 댓글 감사 감사드립니다.
                                                      해탈심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