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봉스님 {안면암 일기} : 인간의 완성 37 허공의 공 (2) 2022년 5월 12일 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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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7건 조회 277회 작성일 22-05-12 07:10본문
{ 사십이장경 }
제 42 장 ( 끝)
ㅡ 부처님의 눈은 모든 것을 평등하게 봄을 밝힘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 나는 왕후의 지위를 문틈을 지나가는 티끌과 같이 보고, 금이나 옥 같은 보배를 기와 조각과 같이 보며, 하얗게 바랜 비단옷을 해어진 비단옷과 같이 보고, 대천세계(大千世界)43)를 계자( ?子)알 하나같이 보며, 아뇩지(阿뇩池)44)의 물을 발에 바르는 기름과 같이 보고, 방편문(方便門)을 화보취(化寶聚)와 같이 보며, 무상승(無上乘)45)을 꿈속의 금이나 비단같이 보고, 부처의 도를 눈앞에서 나는 허공의 꽃과 같이 보며, 선정(禪定)을 수미산(須彌山)46) 기둥과 같이 보고, 열반47)을 아침 저녁으로 깨어 있는 것과 같이 보며, 도정(倒正)을 육룡(六龍)의 춤과 같이 보고, 평등을 일진지(一眞地)와 같이 보며, 흥화(興化)51)를 사시의 나무와 같이 본다."
43) 대삼천세계(大三千世界)의 다른 이름. 불교의 천문학으로서 수미산을 중심으로 사방에 사대주(四大州)가 있고, 그 둘레에 큰 철위산(鐵圍山)이 둘려 있다고 하여 이것을 한 세계라 하고, 이 세계를 천 개 모아 한 소천세계(小千世界)라 하며, 소천세계 천 개를 모아 중천세계(中千世界)라 하고, 중천세계 천 개를 모아 한 대천세계라고 한다.
44) 아뇩달지라고도 함. 못(池)의 이름. 뜨거운 번뇌가 없다는 뜻. 또는 묘고산(妙高山)이라고도 함.
45) 위 없는 진리. 곧 열반을 얻는 법의 문.
46) 세계의 한복판 지륜(地輪) 위에 솟아 있는 높은 산. 묘고산(妙高山)이라고도 함.
47) 적멸 멸도 라는 뜻. 무위 무작 무생이라고도 함. 불교 최상의 이상.
48) 도를 배반하고 번뇌와 합하는 것과, 번뇌를 배반하고 도와 합하는 것.
49) 옛날, 천자가 타는 수레에 꾸미던 여섯 마리의 말
50) 일진여지(一眞如地), 진여는 우주 만유에 두루해 있는 변하지 않는 본체. 진실여상(眞實如常 : 참되고 떳떳함)의 뜻.
51) 교화를 일으킴.
37
허공의 공 (2)
(대품반야경 5)
첫째로는 걸림이 없다는 무장애의 뜻이 있다. 허공은 이 형상의 세계에서 장애될 만한 것이 아무것도 없으므로 아무런 걸림이 없다. 형상을 가진 우리의 몸은 걸림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의 마음은 걸림이 없이 쓸 수 있다. 공의 정신으로 모든 집착을 지워서 반야바라밀을 닦고 성취할 수 있다면 우리는 걸림이 없음을 성취하는 것이다.
둘째는 모든 곳에 있다는 주편(周遍)의 뜻이 있다. 허공은 이 세상 어느곳이나 이르지 않음이 없이 두루 있다. 정신이나 물질을 막론하고 멀고 가까움, 크고 작음, 밝고 어두움에 상관없이 허공은 어느 곳에나 있다.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인간가치의 기능을 다 발휘하지도 못하고 그 아름다움을 다 음미하지도 못하고 살고 있다. 정의에 집착한 사람, 평등에 집착한 사람, 제도개혁에 집착한 사람, 의식개혁에 집착한 사람, 불편불만에 집착한 사람들이 인생이라는 넓은 바다 가운데 편협한 부분만을 보고 작은 것만을 누리고 있다. 공의 지혜를 닦는 것은 어둠이나 밝음이나 선이나 악이나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보고 누리는 것이다. 여기에서는 악조차도 하나의 예술이 된다.
셋째는 평등하다는 뜻이 있다. 허공은 아무런 친소와 차별이 없이 평등하다. 깨끗함과 더러움, 귀함과 천함, 선과 악, 진실과 거짓, 범부와 성인에 아무런 차별이 없다. 완성된 공의 지혜에서 모든 것이 있는 그대로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각기 독특성을 가지고 있다. 편협되게 한쪽으로 기울지 않으므로 어느 것이나 나름대로의 독특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넷째는 광대하다는 뜻이 있다. 허공은 광대해서 조잡함이 없다. 안이나 밖이 없이 전체이다. 공간적 · 시간적으로 전체이므로 끊어지고 갈라짐이 없다. 그래서 허공은 영원하다. 끝남이 없다. 반야바라밀로 보니, 모든 인연이 항상 나에게 있다. 눈에 보이든 보이지 않든지, 어떤 처지로 갈라져 있어도 언제나 연결되어 있다. 만날 가능성은 언제나 있다.
다섯째로 형상이 없다는 무상(無相)의 뜻이 있다. 허공은 형상이 끊어졌다. 공간적 형상도 없고 시간적 심리적 모양도 없다.
여섯째는 청정하다는 뜻이 있다. 허공은 청정해서 더러움이 없다. 허공에 아무런 붙을 것이 없으므로 쌓일 것도 없고 따라서 깨끗하다.
일곱째는 변할 것이 없다는 부동(不動)의 뜻이 있다. 허공은 변할 것이 없어서 이루어짐과 부서짐이 없다. 시작도 없고 끝도 없어서 불생불멸이다. 반야바라밀을 닦아서 공의 지혜로 세상을 살면 형상이나 추함이나 흔들림이 없다. 허공의 마음은 그것들을 모두 감싸 버린다. 튀어나오는 모양은 그대로 보아 둔다. 빈 마음은 무조건 있는 모양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다. 마음을 비우는 것이다.
여덟째는 한량이 없고 여유가 있다는 유공(有空)의 뜻이 있다. 허공은 한량이 없다. 무한한 여유가 있다. 답답하지 않다. 허공은 비어 있으므로 어떤 가치기준을 댈 수가 없다. 부족할 것도 없다. 헤아릴 수가 없고 무한하다. 반야바라밀의 마음, 공을 실천하는 지혜의 마음은 풍족하면서도 넘칠 것도 없다. 끊임없이 비우기 때문이다.
아홉째는 아무것에도 의지함이 없고 심지어 허공 자체에도 의지하지 않는다는 공공(空空)의 뜻이 있다. 허공은 아무것에도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있다. 의지해서 신세질 것이 없으므로 보답해야 할 것도 없다. 우리는 무슨 일을 하든지 남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부모 형제자매 부부 친지 사업상의 동업자 고객 등 모두 나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들이다. 도움 받는 일도 좋은 일이다. 그러나 도움에 얽매이지 않으므로 도움을 주는 사람들에게 아무런 부담을 주지 않는다. 도움을 받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의무적인 신세가 아니기 때문에 의무적인 보답이 필요 없다. 스스로 좋아서 도우면 된다. 그 도움이 보답이라는 이름으로 불릴 수도 있지만 그것은 오히려 부담스럽다. 도움을 주고받을지언정 기뻐서 주고 기뻐서 받는 것이다. 그래서 얽매임이 없다. 반야바라밀의 공은 이래서 좋다.
열째는 자유롭고 걸림이 없다는 무득(無得)의 뜻이 있다. 허공은 집착할 것이 없으므로 걸림이 없고 걸림이 없으므로 자유롭다. 아무런 얻을 것도 없고 얻고자 하는 것도 없다. 그래서 대자유이다. 해방이다. 반야바라밀은 이 해방, 이 해탈, 이 자유를 전하고자 하는 것이다.
선사스님들의 허공에 비유한 가르침도 하나 들어 보자.
마음은 허공과 같으니, 그 끝을 헤아릴 수가 없느니라. 모든 허공계가
본래 나의 일심체이니라. 허공을 여의고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는가. 법신
은 허공이요, 허공은 법신이니 이 둘은 다르지 않느니라. 천지는 허공을
통하여 덕을 베풀고, 사람은 빈 마음을 통하여 덕을 베푸니, 참선은 마음
의 허공을 알리며, 마음의 허공을 이용하는 법을 가르치느니라.
또 있다.
그대들은 허공이 되라. 허공은 비움으로써 삼라만유를 소유하나니 큰
사람이 되려면 마음이 허공과 같아야 하느니라.
마음의 허공을 성취하는 반야바라밀, 너무도 멋있고 귀하고 시원한 것이다. 이 허공의 마음들이 있는 곳이라면 삼악도(三惡道)라고 하더라도 살 만한 것이다.


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 오늘의 부처님 말씀 >
적으면 적은 대로
중간 정도면 또 그대로 베풀며
많으면 많은 대로 베풀라
<자타카 중에서>
< 운문사 > / 임재화 (2020 시민응모작)
안개 자욱한 대가람
호거산 운문사
아람드리 전나무도
잠에 취해 있다.
너른 법당 뜨락은
먼지 하나도 없이
너무나 정갈하다.
자락 내리며
가만히 어깨를 누르는 안개비 속에
운문사는
조용히 참선에 들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원만행님의 댓글
원만행 작성일감사합니다. 행복한 목요일되세요.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생기발랄하신 큰보살, 원만행 보살님!
댓글이 너무 늦어 죄송합니다.
소중한 댓글 감사 감사드립니다.
해탈심 합장
정광월 합장님의 댓글
정광월 합장 작성일
운문사 사리암
부산 불자들 천주들고 기도
명성 큰스님께서도 나이 많으실 텐데
불교티비 저녁 예불
예쁜 비구니 스님들
오늘 뉴스에
무산 오현 큰스닝 시비
고향 경남 밀양에 건립
설악산 신흥사 향성선원이
무문관으로 재 개관
그 많은 만해 마을
오현 큰스님께서 동국대 기증하시고
큰스님
신흥사 향성선원
우뚝 솟은 설악산
그곳에서 시 많이 창작하시고
건강하셔요
정광월 합장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참 좋은 도반 , 정광월 보살님!
15년 전에 운문사 사리암 참배했었지요.
저도 불교 Tv 열심히 시청하고 있습니다만
보살님의 근면 성실 덕에 저의 좁은 시야가 넓어지네요.
소중한 댓글 감사 감사드립니다.
해탈심 합장
원만행님의 댓글
원만행 작성일발심과 보리심이 한순간 여리는 공덕이 모든사람의 한순간! 아기가 백일전 뒤집기하려 온갖애를쓰다 뒤집듯 우리도 수행의 대승 보살도로 깨치게되어있다 . 안정적으로 . 원광 산유색 근청수무성 춘거 화유재 두두 개처노 문물 체원평 지우태분명 나무아미타불 야보스님의 계송중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오늘의 반야경의 문에글이 새기게 되었음 합니다 ..큰스님의 해설은 참으로 쉽게 해설을 잘 나타납니다 .타이핑 하시는 보살님도 영광입니다 . 고밋ㅏ 합장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생기발랄하신 큰보살, 원만행 보살님!
아기가 백일 전 뒤집기하려 온갖 애를 쓰다 뒤집들 ㅡ 표현이 아주 적절하게 다가옵니다.
말씀처럼
우리들 큰스님의 해설은 참으로 쉽게 잘 나타내 주십니다.
무량지혜를 증득하신 덕분에
우리들이 그 은혜로 무명을 벗어나고 있는 것이지요.
맞습니다.
저 해탈심은 큰 영광으로 믿으며 열심히 타이핑 정진하고 있습니다.
소중한 댓글 감사 감사드립니다.
해탈심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