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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봉스님 { 안면암 일기 } : 연분홍 진달래꽃, <인간의 완성> 22 시간의 끝 (2) 2022년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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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7건 조회 669회 작성일 22-04-09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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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십이장경 四十二章經 >

제 13 장

 숙명과 지도의 관계를 밝힘


    사문이 부처님에게 물었다.

    "어떠한 인연으로써 숙명27)을 알아서 지극한 도에 맞을 수 있습니까?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마음을 깨끗이 하고 뜻을 지키면 지극한 도에 맞을 수 있을 것이다.

마치 거울을 갈아 때(垢)가 없어지면 밝음만 있는 것과 같아서

욕심을 끊어 구함이 없으면 마땅히 숙명을 알 수 있다."


27) 과거의 생명, 곧 먼저 세상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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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시간의 끝 (2)

(밀린다판하 5)

도교의 노자는 없을 무 자가 무에서 있을 유자 유가 나오고, 유로부터 하나가, 하나로부터 둘이, 둘로부터 셋이, 셋으로부터 만물이 나왔다고 한다.  이 구도는 유를 말하고 숫자를 말하니까 우주의 최초에 대해 무슨 설명이 된 것 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시간의 끝에 대해서 아무런 설명이 된 것이 없다. 왜냐하면 인간이 알 수 없는 없을 무자로부터 시작했기 때문이다. 없을 무자로 시작한다는 것은 모른다'는 말과 같다.

      최초의 창조주를 무한히 추궁해 나가는 것도 결국 무한할 무 또는 없을 무자로 끝나고 만다. 이 무자는 노자가 우주의 최초라고 하는 무자와 다를 바 없다. 시간의 최초에 대해서 모르겠다는 것이다.

    그러면 다시 왕과 비구의 대화로 돌아가서 나가세나 비구의 설명을 들어 보자. 왕은 시간의 최초는 알 수 없다는 비구의 말을 듣고 비유로 설명해 달라고 부탁한다. 비구는 이렇게 말한다.


         어떤 사람이 조그마한 씨앗 하나를 땅에 심는다로 합시다. 그 씨앗은 싹이 터서 점차로 성장하고 무성하여 열매를 맺을 것입니다. 그 사람이 씨앗을 받아 다시 땅에 심으면 또 열매를 맺을 것입니다. 그 개체적 씨앗의 연속은 끝이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시간의 최초는 끝이 없습니다.


     씨앗과 싹의 열매가 계속적으로 반복되는 것에서 그 최초를 말하는 것은 무의미하듯이 시간의 끝을 잡고자 하는 것도 무의미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말에 흡족하지 않은 왕은 다른 비유를 들어 달라고 부탁한다.  비구는 다시 이런 비유를 들어 설명한다.


   닭이 알을 낳고 그 알에서 닭이 생기고 또 그 닭에서 알이 생깁니다. 이러한 과정의 반복이 끝이 없습니다. 시간도 무한한 반복입니다. 그 끝을 말하는 것이 얼마나 무의미합니까.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를 따지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안다. 달걀의 최초는 닭이요, 닭의 최초는 달걀이므로 그 최초는 계속적인 돌림뱅이가 될 뿐이다. 달걀이라고 하면 닭이 그 앞에 있고 닭이라고 하면 달걀이 그 앞에 있기 때문이다.

      아직 미심쩍어하고 있는 왕을 보고 나가세나 비구는 땅에다가 원을 하나 그어 놓고 왕에게 "이 원의 둘레는 끝이 있습니까?"라고 묻는다. 왕은 물론 원둘레의 끝은 없다고 답한다. 비구는 왕의 말을 받아서 "원과 같이 시간은 시작도 끝도 잡을 수 없습니다."라고 말한다.

     불교에서는 우주의 최초 또는 시간의 끝에 대해서 말하라고 하면 여러 가지로 답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는 부처님이 택한 방법으로 침묵하는 것이다. 이 침묵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들어있다. 그 중의 하나는 오직 수행과 중생구제만 생각하는 실용주의 태도이다. 형이상학적인 질문은 생사를 해탈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부처님은 최초의 시간에 대해서 답변할 아무런 필요나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둘째로 나가세나 비구의 대답방법이다. 시간은 둥근 원둘레의 반복적 순환과 같고 닭과 달걀의 반복적 순환과 같아서 그 끝을 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 나가세나 비구는 우주의 시간과 사물은 무시무종으로 순환하는 상태에 있다고 답하는 것이 된다.

    셋째는 용수보살의 답변방법이다. 용수보살은 먼저 질문의 전제 문제에 대해서 말을 시작할 것이다. 시간의 시작을 묻는 것은 시간이 실체적으로 있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다. 그러나 불교에서는 시간이 실체적으로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무상   무아   공사상의 원칙은 시간에도 적용되기 때문이다. 용수보살은 그의 네 가지 부정방법을 쓸 것이다. 시간이 있다면 시간의 없음도 있을 것이니 '시간과 무시간은 같으냐 다르냐, 같지도 않고 다르지도 않으냐, 또는 같기도 하고 다르기도 하느냐.'같은 형식이 될 것이다.

    누가 우리에게 최초의 시간에 대해서 물어 왔을 때, 용수보살식의 답변방법을 쓰자면 상당한 논리가 필요하고 또 복잡하다. 부처님의 침묵방법을 쓰면 상대는 우리가 시간에 대해서 몰라서 그러는 줄 잘못 알고 계속 추근대며 귀찮게 굴 것이다.

     그러므로 가장 좋은 방법은 나가세나 비구의 방법이다. 무시무종으로 순환하기 때문에 그 시작과 끝은 잡을 수 없다고 답하는 것이다. 상대가 창조를 내세우면  그 창조자는 누가 창조했느냐고 묻는다. 그러면 결국 닭과 달걀의 이야기가 되고 만다.



<   진달래꽃   >    /     김소월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 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   초혼   >      /    김소월


산산히 부서진 이름이어!

허공 중에 헤어진 이름이어!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어!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어!


심중에 남아 있는 말 한마디는

끝끝내 마자 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어!

사랑하던 그 사람이어!


붉은 해는 서산 마루에 걸리었다

사슴의 무리도 슬피 운다

떨어져 나가 앉은 산 위에서

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부르는 소리는 비껴 가지만

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구나


선 채로 이 자리에 돌이 되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어

사랑하던 그 사람이어!

사랑하던 그 사람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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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  오늘의 부처님 말씀  >


"욕심과 번뇌를 여읜 이는 부처님과 다를 바가 없다."


                                                      ㅡ  <제법집요경>



<    뒷산      >            /    신달자


외로울 적에

마음 답답할 적에

뒷산에 올라가 마음을 벗는다

나무마다 하나씩 마음을 걸어 두고

노을을 받으며 드러눕는 그림자

돌아갈 것이 없는 빈 몸이다

뒷산은 뒷산은 내 몸이다

무겁게 끌어온 신발의 진흙덩이

서리 감겨 살을 에는 하루의 바람

모두모두 부려 놓는

뒷산은 뒷산은

울먹이는 내 몸이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원만행님의 댓글

원만행 작성일

바람이너무심난하게  부는 날  그곳 진달래너무 아름답습니다  .  칠순 회식축하합니다.ㅡㅡ  누구에게나  친근하게웃으며    보살의  화현처럼    마음에새긴인연  불교의길  그끝없는정진    오직하나의  마음  부처님!      ,밝은햇실의  분홍의진달래꽃  좋읍니다  .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감사합니다 건강하십시요

ybr님의 댓글의 댓글

ybr 작성일

생기발랄하신 큰보살, 원만행보살님!~

제가 실수로 답글을 나중에 드려서 죄송합니다.

칠순 회식 축하 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올해의 진달래는 예년보다 유난히 더 고와 보입니다.

설봉스님께서

코로나19 재난으로 고생하시는 
불자님들과 독자님들에게
위로와 성원의 메시지를  보내시는 덕분일 것입니다.

소중한 댓글 감사 감사드립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정광월 합장님의 댓글

정광월 합장 작성일

진달래
대구서 합천  해인사 가는길
온 산이 진달래

인사동  진옥  스님  전시회
경인 미술관  보령 정운스님  도자기  전
정운스님
여시아문  서점  책
기대 갖고 갔었는데요...
큰스님들의 화환
불교티비  뉴스    전시 안내
운문사 스님의
국제회의장 세미나서 친절교 만들고 싶다고
기억에 남았었는데...
오늘 정운스님도
총무원장 큰스님포교원장.교육원장
자승  큰스님 화환
큰 기대를 갖고
예전 청계사서
시인 상인스님께서 비구니 스님...

그때 여시아문 서점서 금강경오가해 책 사서
공부하심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공부하시는  거사,노보살님들
요즈음 불교티비 문광스님의  선문 염송 강의
깨어 있는 스님들의  티비 강의
불교 포교에 많은  도움 주셨으면  합니다
오늘 마침 국제 회의장서 포교사 시험

정광월 합장님의 댓글

정광월 합장 작성일

어제 보이는  라디오  티비서
서  칠교  작가
불교박람회서  대구 능인고  졸업이고
작품이 특이
홍대 조소과 졸
조계사 관음전  100분 조성  하셨다고
시간되면 자세히 봐야 할것 같아요
관세음보살  색 부인 박혜상 작가가
박람회  때  마다
엽서 주시고
갓바위 자주 가셨다고

ybr님의 댓글의 댓글

ybr 작성일

참 좋은 도반, 정광월보살님!~

오늘 Btn 뉴스 시간에 능인고 가 명문 사학이라 하더군요.

작년 고교수능 만점자가 여기 졸업생이라는 놀라운 소식도 들었습니다.

저도 코로나19 좀 사그라지면 조계사 참배후 관음전도 반드시 찾겠습니다.

소중한 댓글 간사 감사드립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석원영님의 댓글

석원영 작성일

경인  미술관 속상한거 친구에게 전화하니
성당  수녀님도...
비구니 스님  얘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