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봉스님 {안면암 일기} : [ 인간의 완성 ] 37 허공의 공 (1) 2022년 5월 11일 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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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6건 조회 203회 작성일 22-05-11 06:55본문
{ (聖人(성인) }
대한불교조계종 초대종정 한암 대종사님 평전 에세이

머리말 (2)
코로나19가 나타난 것은 2019년 말이었습니다. 이 책을 준비한 것은 2018년 가을이었습니다. 늦어도 2019년 말쯤엔 분명 출간되리라 믿었는데, 이렇게 늦어지고 말았습니다. 코로나 19와 꼬박 2년을 함께 사느라 모두가 경황이 없었습니다. 전 세계인이 백신 접종을 하고 있지만 아직도 그 기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코로나19는 이 '지구 시계'를 더 앞당길 것으로 전망합니다. 이번 코로나 사태는 각국 정부와 국제기구들이 위기를 준비가 전혀 안 돼 있다는 것을 생생하게 보여 줬기 때문이지요. 어떤 이는 이를 '역사적인 경종'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19의 창궐은 우리 인류가 얼마나 정치적일 수밖에 없는가를 일깨워 줬습니다. 인간은 어쩔 수 없는 정치적 동물입니다. 집단으로 살아가야 하고 서로가 서로의 울타리가 되고 문이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감염성이 강한 이 괴질에 전 세계가 놀라 집단적으로 대응했음에도 그 허술한 틈새가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국경은 닫히고 물류마저 멈추어도 이 작은 생명체는 어느 틈으로 빠져나가 지구상의 모든 인류를 위협했습니다. 그것이 우리에게 진정으로 건강한 정치의 필요성을 절감케 한 것입니다.
팬데믹으로 치달은 지구촌은 전쟁 상황이나 다름없었습니다. 그걸 겪어내면서 정치의 변화가 없으면 지구의 변화도 없다는 것을 각자의 자리에서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정치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대체로 뜬구름만 잡고 소모적 대결만 한다는 인식이 팽배하지요. 그렇다고 정치를 외면하거나 혐오해선 안 됩니다. 그것은 우리 사회를 더 큰 혼란으로 몰아넣을 뿐입니다. 나라도 세계도 따지고 보면 우리의 가정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앞장서 살림살이를 잘 하는 사람이 꼭 필요합니다. 앞장 서는 사람의 기본적 정신의 바탕은 철저한 봉사인데 막상 그 자리에 서면 너나없이 눈앞의 정치적 이익에 매몰되다 보니 현실 감각을 잃는 경우를 흔히 목도합니다. 본래 정치는 모두가 함께 상생홍익의 길을 찾아가는 것입니다. 누구도 소외되거나 도태되지 않도록 생명권의 존중과 약자에 대한 배려를 우선하는 것이 건강한 정치입니다.
탄허 대선사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정치만을 위한 정치는 백해무익한 것이다. 백성을 위한 정치일 때만 그 나라의 기강이 바로 세워진다. 정치가 도(道)를 잃으면 덕(德)이라도 갖춰야 하고, 그 의마저 잃으면 예(禮)라도 차릴 줄 알아야 한다."
우리나라는 최근 몇 년 간 여러 분야에서 놀라운 성과를 보여줬습니다. 코로나 방역 모범국으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을 비롯해 방탄소년단, 영화 <기생충>과 <미나리> 등 대중문화에서도 세계인을 놀라게 했지요. 물론 우리 자신도 놀랐습니다. 한편에선 코로나가 세계인을 놀라게 했지요. 물론 우리 자신도 놀랐습니다. 한편에선 코로나가 또 한편에선 문화의 축제가 각기 다른 양상으로 우리 삶 속으로 들어와 우리 생의 한 부분을 이루면서 역사의 한 페이지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포스트 코로나는 엄청난 격변의 시대로의 진입일 것임에 틀림없습니다.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변화의 봇물을 어찌 대응하며 감당할 수 있을까요?
한암(漢巖) 스님의 <세여출세도불식(世與出世都不識)이란 이 선어가 더욱 절절하게 와 닿는 이유입니다.
이제 이분화, 실체화를 견고히 하는 이데올로기의 시대는 끝났습니다. '참나'를 찾는 시대입니다. 시대의 흐름은 이미 바뀌었습니다. 종교의 본질이 무엇인가 다시 생각합니다. 종교가 '빛'이 되어야지 '빚'이 되어서는 아니 됩니다. 인류의 최대 격동기였던 근대의 혼란과 난세에 오대산으로 들어오신 한암 스님께선 이 깊은 산골에서 두문불출하심으로써 외려 국내외의 철학자와 지성인들을 긴장시켰고 깨웠습니다.
이제 우리는 다시 거대한 격변의 시대와 마주하였습니다. 한암 스님의 선어와 법문이 새로운 지혜를 열어주시길 기대하며 이 책을 모든 독자께 바칩니다.
2021년 동지
오대산인 원행 합장
37
허공의 공 (1)
(대품반야경 5)
아무것도 가지지 않음으로써 모든 것을 다 가지는 허공,
가졌다는 생각도 없으므로 잃을 것도 없는 저 허공이 부럽지 않은가.
우리는 지금 <대품반야경>의 여기저기를 산책하는 중이다. 공사상을 허공의 비유에 의해서 살펴보자.
부처님은 반야바라밀을 허공의 비어 있는 상태, 또는 아무것도 없는 청정한 상태에 비유하고 있다. 반야바라밀은 바로 공의 완성이므로 공을 허공에 비유한다. <반야경>의 공사상과 허공의 특징 가운데는 어떤 유사점이 있는지 궁금하다.
부처님과 조사스님들은 허공의 비유를 많이 쓰고 있다. 공사상을 말할 때도 허공의 비유를 쓰지만 마음을 나타낼 때도 허공의 비유를 쓴다. 불자들이 허공의 비유를 쓰지 않더라도 허공은 좋다. 아무것도 가지지 않음으로써 모든 것을 다 가지는 허공, 가졌다는 생각도 없으므로 잃을 것도 없는 허공이 부럽지 않는가.
먼저 부처님의 말씀을 들어 보자.
수보리야, 허공이 청정한 까닭에 반야바라밀이 청정하느니라. 허공은
생기지도 않고 없어지지 않는 까닭에 청정하느니라. 반야바라밀도 마찬
가지이다. 허공은 취할 수 없는 까닭에 청정하고 반야바라밀도 마찬가지
로 청정하느니라. 허공은 붙잡을 수 없고 모양이 없고 더럽지도 깨끗하지
도 않은 까닭에 청정하느니라. 반야바라밀도 허공과 마찬가지로 청정하
느니라.
허공의 청정한 특징은 반야바라밀의 특징이라고 한다. 즉 완성된 공의 지혜로 볼 때, 모든 존재가 불생불멸(不生不滅)이다. 완전히 비어서 아무것도 없고 그래서 그 허공을 통해서 무엇이든지 볼 수 있다. 완전히 마음을 비우고 완전히 집착을 쉴 때 사물이 있는 그대로 보인다. 앞의 모양도 보이고 뒤의 모양도 보인다. 술도 보이고 술이 변해버린 식초도 보인다. 우유도 보이고 우유가 변해진 요구르트도 보인다. 완전히 비어서 붙잡을 것도 모양도 없다. 특정한 모양이 없기 때문에 무한한 모양으로 변화할 수 있다. 모양이 없으면서 동시에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모양을 잠재적으로 가지고 있어서, 항상 비어 있고 항상 차 있다. 공의 상태가 바로 이와 같다는 것이다.
반야바라밀은 이와 같은 공의 지혜를 체득하고 공의 지혜로 사물을 보는 것이다.
공사상의 전문가인 용수보살이 저술했다고 하는 <석마하연론(釋摩하衍論>에는 허공에서 열 가지 특징을 끌어내고 있다.
천태종에 입문해서 뒤에 선종의 대가가 된 영명연수선사도 그 저술인 <종경록(宗鏡錄>에서 허공의 열 가지 비유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그러면 용수보살이 말하는 허공의 열 가지 뜻을 살펴보자.
ㅡ 죄송합니다만, 내일 또 이어 게시봉사하겠습니다.

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 오늘의 부처님 말씀 >
일체 모든 세간이 항상 어리석어 어둠에 은폐되어 있을 때
여래는 세간의 등불이 되어 능히 이 어리석음을 없애 주시네.
< 화엄경 >
< 야생화 > / 하옥이
이름 없어도
사는 게 사소하지 않구나
시린 바람에
목을 내민 풀꽃아
한 곳에 붙박고 바람 다독이네
참 용케도 살아가는 구나
우리 사는 것도
꽃을 피우려 울고 웃는 것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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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정광월 합장님의 댓글
정광월 합장 작성일
통광스님 가시기전 탄허학 박사학위 문광스님
법제자 삼으시고 인사동 자주 뵈었는데
병원 오셨는가 봐요
무비 큰스님께선
승가대 교수님 자현스님 법제자로
정광월 합장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참 좋은 도반, 정광월 보살님!~
몸도 부실하고 재능이 없어 이제 겨우 게시봉사했습니다.
답글 안 한 것들이 있어 죄송합니다.
문광스님의 # 선문염송 법문 자주 듣는 셈이지요.
소중한 댓글 감사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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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탈심 합장
원만행님의 댓글
원만행 작성일오늘새벽공기속에 아카시아향기 가너무나도 사무치게 깁었읍니다 .고ㆍ목의하얀꽃들의인사가 감사했읍니다 .세월의 자연히 싱그러운초록속의하얀 고목의 두그루의 향기 속으로 나는걸었읍니다.오늘지금의나는 ? 무슨 호소당면휘로 의. 진여자성에서 원을세운다 .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감사합니다 모두성불하세요 . 건강을기원합니다 .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생기발랄하신 큰보살, 원만행 보살님!~
안면암 포교당 갈 때마다 끼니 따뜻하게 챙겨 주셔 매우 감사드려요.
우리집 주변에서는 아카시아 향기를 전혀 맡을 수 없네요.
향기도 꿀도아주 좋아하는데. . .
소중한 댓글 감사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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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탈심 합장
ㅇㄷ님의 댓글
ㅇㄷ 작성일
본래 정치는 모두가 함께 상생홍익의 길을 찾아가는 것입니다.
누구도 소외되거나 도태되지 않도록
생명권의 존중과 약자에 대한 배려를 우선하는 것이 건강한 정치입니다.
고금의 정치는 대체로 위와는 달리 행해졌죠 ㅜㅜ
상생홍익의 그날이 오기를 기다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