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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봉스님 { 안면암 일기 } : <인간의 완성> 27 무심과 자비 (2) 2022년 4월 19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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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3건 조회 301회 작성일 22-04-19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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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십이장경 }

제23장

            ㅡ 처자나 가옥의 번뇌를 밝힘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사람이 처자나 사택(舍宅: 가정)에 얽매이는 것은 감옥에 갇히는 것보다 더하니, 감옥을 사람을 풀어 놓을 기한이 있지만, 처자는 멀리 떠날 생각조차 없는 것이다. 정과 사랑은 색에 있어서 그 허덕임을 꺼릴 줄 모르니, 비록 호랑이 큰입의 걱정이 있더라도 거기에 마음을 두어 즐거이 엎드려서 스스로 진흙에 몸을 던져 빠지는구나. 그러므로 범부라고 이르니, 만일 이 문(門: 처자와 가정)을 뚫고 나올 수 있다면 그는 티끌을 뛰어넘은 나한(羅漢: 아라한)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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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

무심과 자비 (2)

(밀린다판하  10)


부처님의 자비는 기계적으로 베풀어지는 것이 아니라

중생의 근기에 응해서 중생에게 가장 이익이 되는

조치를 방편의 자비이다.


     아주 쉬운 비유로 부처님의 입장을 설명해 준다. 바다가 시체와 같이 있지 못하는 것은 바다의 특성이다. 시체가 생기면 바다는 그 시체를 바닷가로 밀어낼 뿐이다. 바다에서 헤엄치지 못하고 죽어서 시체가 되는 것은 바다의 책임이 아니다. 바다가 어떤 시테는 밖으로 밀어내고 어떤 시체는 밖으로 밀어내지 않는 것 같은 차별적인 선택을 하지 않기 때문에 바다에서 밀려나는 것은 사람의 문제이다. 시체가 된 사람의 문제라는 말이다.

     부처님에 의해서 사리불존자와 목건련존자가 설법장에서 퇴장당한 사실을 선생님에 의해서 말썽을 피운 학생들이 교실 밖에 나가 손을 들고 있는 정도의 벌과 같다. 어떻게 보면 사소한 일이지만 밀린다 왕에게는 이상하게 생각되었다.

     이 글을 읽는 분 중에도 '부처님에게도 그런 일도 있었나?"하고 의아하게 생각하는 분이 있을 것이다. 부처님은 항상 고요한 얼굴과 마음을 가지시고 자비로만 중생을 대하는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처님의 자비는 기계적으로 베풀어지는 것이 아니라 중생의 근기에 응해서 중생에게 가장 이익이 되는 조치를 내리는 방편의 자비이다. 그 방편의 자비는 보통 자비의 형태로 나타내기도 하지만 때에 따라서는 위엄의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절집에서는 이 교화방편이 '혹자혹위(或慈或威)'라는 전문적인 술어로 표현된다.

     여러분은 이 이야기를 알고 있을 것이다. 한 제자가 있었는데 너무도 머리가 나빠서 자기 이름자도 제대로 기억할 수 없었다. 성을 외우면 이름을 잊어버리고 이름을 외우면 성을 잊어버리는 것이었다. 부처님은 그처럼 멍청하고 답답한 제자를 혼내는 일이 없었다. 아무리 어리석은 일을 해도 내버려 두었다.

     어느날, 부처님은 그 머리 나쁜 제자에게 일체의 다른 일을 그만두고 오직 마당을 쓰는 일만 하도록 지시하였다.  그 제자는 매일 마당을 쓰는 가운데 차츰 정신이 맑아졌다. 마침내는 열심히 수행해서 아라한과를 얻게 되었다. 근기가 약한 제자에 대해서도 부처님은 무한한 인내심과 이해심과 방편력이 있었다.

     하지만 사리불존자는 지혜제일이요, 목건련존자는 신통제일인 제자이다. 모두 부처님이 아낀 수제자들인 것이다. 부처님은 근기가 수승한 제자들을 지도하는 데 보다 높은 기준을 쓰시는 것이다. 위엄의 방편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신 것이다. 그래서 부처님이 어떤 기회에 두 수제자를 설법장에서 퇴장시킨 일이 있었던 것이다. 그것은 부처님 자비의 표현이었다.

     부처님이 어떠한 자비의 교화방편을 쓴다고 하더라도 그 내용이 불교의 기본원칙을 벗어날 수는 없다. 부처님이 기분 내키는 대로 상을 주거나 벌을 주는 일은 없다는 것이다. 어떤 경우에 상을 주거나 벌을 주는 일이 있다면 그것은 대지가 하는 일과 같고 바다가 하는 일과 같다고 할 것이다. 대지는 특별히 좋아하는 씨앗과 싫어하는 씨앗이 없다. 자신의 몸에 뿌려지는 씨앗은 씨앗의 성질 그대로 싹을 틔우게 할 뿐이다. 대지를 걷는 사람이 자신의 힘에 의해서 달려갈 수도 있고 천천히 걸어갈 수도 있다. 또 돌에 걸려서 넘어질 수도 있다.

     그것은 순전히 사람의 문제이지 대지의 문제가 아니다. 부처님도 마찬가지이다. 부처님이 사람에 따라서 차별적으로 규율을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우주질서의 원칙은 항상 그대로 있고 사람이 그것에 순응하느냐 어긋나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부처님은 하나의 거울로서 웃는 얼굴이 오면 웃는 얼굴을 비춰주고, 찡그린 그 표정 그대로 비춰줄 뿐이다. 그러면서도 중생을 향한 자비심과 선교방편(善巧方便)이 항상 베풀어지고 있는 것이다.


<  내 사월에는 향기를  >   /   윤보영

내 4월은 향기가 났으면 좋겠습니다

3월에 피었던 꽃향기와

4월에 피게 될 꽃향기

고스란이 내 안으로 스며들어

눈 빛에도 향기가 났으면 좋겠습니다


꽃향기를 나누며

향기를 즐기며 아름다운 4월을 만들고

싱그런 5월을 맞을 수 있게 마음을 열어 두어야겠지요


4월에는

한달 내내 향기속의 나 처럼

당신에게도 향기가 났으면

더 좋겠습니다


마주 보며 웃을 수 있게

그 웃음이 내 행복이 될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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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오늘의 부처님 말씀}


"전쟁에서 백만 대군을 정복하는 것보다

하나의 자신을 정복하는 사람이야말로

그는 참으로 전쟁의 가장 큰 승리자이다."

                                                    ㅡ  담마빠다


< 사랑의 철학 >  /  퍼시 B. 셀리


샘물은 강물과 하나 되고

강물은 다시 바다와 섞인다

이 세상에 혼자인 것은 없다.

만물이 원래 신성하고

하나의 영혼 속에서 섞이는데

내가 왜 당신과 하나 되지 못할까

보라, 산이 높은 하늘과 입맞추고

파도가 서로 껴안는 것을

햇빛은 대지를 끌어안고

달빛은 바다에 입맞춘다.

허나 이 모든 달콤함이 무슨 소용인가

그대가 내게 키스하지 않는다면.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원만행님의 댓글

원만행 작성일

정법만남이 제일복이라고  탄허스님께서    요  거기다 해탈증득하면 최고의  복락이래요  .  코로나가풀리면  짖푸른산속  중대사자암    적멸보궁  자장율사님 이진신사리모신  건축  예술적  오대산  보물로  지정 되곳이랍니다  . 그어떤곳에도  욕심이끈어진자리  고요의세계에빠져드는곳  마음한자락  에  극락  지옥이만  눈앞에불보살  오대산 거인  한암대종사님  두손모읍니다    문수보살  나투신곳  무심히흘러가는  세월  모두함께 부처이루오리다    발원  !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감사합니다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생기발랄하신 큰보살, 원만행 보살님!~

계정혜 삼학을 겸비하신 혜정 대종사님은 먼 거리에서 잠시 뵈온 적 있습니다만,
다행히도 탄허 대종사님 강의는 직접 몇 번 들어 봤으니 이 또한 복일 것입니다.
불교방송에서 가끔 대도인이신 탄허 대종사님 육성을 시청하면 대단히 반갑습니다.

다겁생래의 업장 때문에 여태
오대산 월정사 중대사자암 적멸보궁 상원사 등 한 번도 참배하지 못했지만,
코로나19에서 해방되면 그 어느 사찰보다도
지체없이 먼저 날아가 경건히 참배하겠습니다.

소중한 댓글 감사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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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