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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봉스님 { 안면암 일기 } : <인간의 완성> 16 물빠진 가죽자루 (1) 2022년 3월 27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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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6건 조회 607회 작성일 22-03-27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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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십이장경 四十二章經 >

총론(總論)

ㅡ 책을 지은 이의 서문

 

세존(世尊께)서 도(道)를 이루어 마치시고 이렇게 생각하셨다. ‘모든 욕심을 떠나 고요하고 고요한 것(寂靜)이 가장 좋은 일’이라고 . 그래서 큰 선정(禪定)에 머물러 모든 악마의 도를 항복받고, 녹야원 가운데서 사제(四諦)의 법륜(法輪)을 굴러, 교진여들 다섯 사람을 구제하여 도의 과(果)를 확실히 깨닫게 하셨다. 그리고 다시 다른 비구들이 있어 부처님께 그들의 의심하는 바에 대해 옳고 그름을 물으므로, 세존께서는 가르치고 타일러 낱낱이 깨닫게 하시니,그들은 모두 삼가 합장(合掌)하고 심복하여 세존의 가르침을 따랐다.

 

제1장

ㅡ 중이 속가를 떠나 수행함으로 말미암아 얻는, 깨달음의 네 가지를 밝힘. 그러나 이것은 소승 불교에 지나지 않는다.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어버이를 하직하고 집을 나와 마음밖에 다른 법이 없는 것과 마음이 알맹이가 없는 것을 알아서, 무위법(無爲法)을 깨달아야 사문(沙門)이라 이름할 수 있으니, 항상 250계(戒)를 행해서 그 행동이 깨끗해 맑고, 사제의 도를 행해서 아라한(阿羅漢)을 이룬다. 아라한은 능히 날아다니면서 이리저리 변하고 자기 원대로 오래 살며, 그가 머무는 곳에는 천지가 모두 진동한다. 다음으로는 아나함(阿那含)이 되니, 아나함은 목숨이 마치면 그 영혼는 19천(天)으로 올라가서 아라한이 된다.다음에는 사타함(斯陀含)이 되니, 사타함은 한 번 욕계(欲界)의 6천에 오르고 한 번 인간에 돌아왔다가 곧 아라한이 된다. 다음으로는 수타원(須陀洹)이 되니, 수타원은 일곱 번 죽었다가 일곱 번 나서 곧 아라한이 된다. 이렇게 애욕을 끊은 사람은 마치 사지를 끊어 다시는 쓰지 않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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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물 빠진 가죽자루

(장로니게 2)

여승은 무상을 보면서 영원히 시들지 않는 아름다움을 얻는 길은 불도뿐이라고 생각한다.

 

    《장로니계》에는 출가해서 모든 세속적 욕망을 쉬고 과거를 회상하며 부처님의 가르침을 확인하는 한 여승의 독백이 들어 있다.

    늙은 여승은 먼저 검은 머리가 파뿌리처럼 흰 색깔이 된 것을 확인하며 부처님의 말씀대로 ‘틀림없이 인생은 무상하다.’는 것을 되풀이해서 말한다.

 

    옛날 저의 머리카락은 옻칠처럼 새까만 꿀벌 빛깔과 같았고, 머리끝

은 곱슬곱슬했습니다. 지금은 늙어서 머리카락은 삼나무껍질이 되었습니

다. 옛날 저의 머리는 향기를 머금은 상자처럼 좋았으며 온통 꽃으

로 단장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늙어서 토끼털 같은 냄새가 납니

다. 잘 옮겨 심어 무성하게 우거진 숲과 같이 저의 머리는 빗과 핀으로 아

름답게 다듬어져 있었지만 지금은 늙어서 드문드문 쥐가 파먹은 형상입

니다. 금붙이로 장식한 부드러운 향기의 흑발은 꼼꼼하게 땋아내려 아름

다웠지만 지금은 늙어서 몽땅 벗겨졌습니다. 진리를 가르치신 부처님의

말씀에는 거짓이 없습니다.

 

    검은 머리가 흰 머리로 된 것, 향기가 나던 머리에서 토끼털 냄새가 나는 것, 머리가 빠지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여승 자신이 젊어서 젊음을 뽐냈을 때 부처님은 ‘그것은 얼마 있지 않아 변하게 된다.’고 말씀하시곤 했는데 정말로 부처님의 말씀 대로 늙어 버린 것을 회상하고 있다.

    불자들과 설악산 봉정암을 참배한 적이 있다. 높은 산에 오르니 뽑혀진 나무뿌리들이 하얀 색깔로 변해 있었다. 그래서 한 중년의 불자를 불러 “보살님의 흰머리가 저기에 있네.”라고 농담을 했다. 그런데 그 불자는 갑자기 심각해지는 것이었다. 나는 속으로 걱정했다. 공연히 흰머리를 상기시켜서 늙음을 생각하게 했다고 후회했다.

    나는 머리를 자주 깎기 때문에 흰머리를 볼 기회가 별로 없지만 조금 머리가 길어지면 보는 사람마다 “요즘에 많이 늙었어.”라고 인사한다.그렇다. 늙었다. 세수하고 머리를 감을 때마다 많은 머리카락이 빠진다. 전에는 음식 속에 섞인 머리카락을 보고 좋지 않게 생각했는데 요즘에는 그런 머리카락을 보면 ‘공양주 보살님도 이제 머리가 빠지는구나.’하고 되뇌이곤 한다. 머리를 아무리 감아도 근지럽기에 병원을 찾은 적이 있다. 의사선생님께 “예전에는 1주일 이상을 감지 않아도 가렵지 않았는데 요즘에는 날마다 머리를 감는데도 비듬 같은 것이 생기는 것은 웬 까닭인가요?”하고 물었다. 의사선생님은 “노화 현상입니다. 늙은 몸은 젊었을 때와 다릅니다.”라고 대답했다.

    여승은 늙음을 보면서 부처님의 말씀이 틀림없다고 생각한다. 여승의 회상은 계속된다.

 

    옛날 저의 눈은 화가가 그려낸 그림처럼 아름다웠지만 지금은 늙어서

주름도 지고 아래로 축 처졌습니다. 저의 눈은 보석과 같이 윤기 도는 검

은 검청색으로 맑고 길쭉했지만 지금은 늙어서 희멀거니 빛이 바래 흉하

기만 합니다. 청춘시절 저의 코는 유연한 봉우리같이 아름다웠지만 지금

은 늙어서 말라 비틀어졌습니다. 옛날 저의귓볼은 잘 만들어진 팔찌와 같

이 아름다웠지만 지금은 늙어서 쭈글쭈글하고 축 늘어졌습니다. 저의 이

는 마치 갓 돋아난 파초 빛깔처럼 아름다웠지만 지금은 늙어서 부스러지

고 더러는 보릿대같이 누렇게 변했습니다. 진리를 가르치신 부처님의 말

씀에는 거짓이 없습니다.

 

    청춘의 회상이 머리로부터 눈썹 눈 코 귓불 이의 순서로 내려온다. 여승의 눈썹은 그림처럼 아름다웠고 눈은 보석과 같이 윤기가 돌고 맑았다. 코는 부드러운 산봉우리 같았고 귓불은 팔찌처럼 아름다웠다. 그리고 이는 갓 돋아난 파초와 같았다. 그러나 이제는 모두 시들어져 버려 추함만 남았다. 무상하다고 하신 부처님의 가르침이 틀림없다. 여승은 이 무상을 보면서 영원히 시들지 않는 아름다움을 얻는 길은 불도뿐이라고 생각한다.

    여승이 회상하는 몸을 따라 더 아래로 내려가 보자.

 

    우거진 숲속을 나는 새처럼 저는 달콤한 목소리를 가지고 있었지만 이

제는 늙어서 가래소리를 내고 더듬거립니다. 옛날 저의 목은 잘 갈고 닦은

소라고둥처럼 아름다웠지만 지금은 늙어서 구부정합니다. 옛날 저의 손

은 매끄럽고 부드러웠지만 지금은 늙어서 무뿌리와 양파뿌리처럼 오그라

들었습니다. 옛날 저의 가슴은 풍만하고 균형이 잡혀 위로 봉긋했습니

다. 그러나 이제는 늙어 물이 빠진 가죽자루처럼 축 늘어져 있습니다. 진

리를 가르친 부처님의 말씀에는 거짓이 없습니다.

 

    옛날에 여승의 목소리는 새소리와 같았고 은방울을 굴리는 듯했다. 목은 학처럼 길었고 소라고둥처럼 아름다웠다. 손은 뜨겁고 매끄러워서 손가락 끝만 스쳐도 사람들을 감전시키듯이 떨게 만들었다. 풍만한 가슴의 봉우리는 위를 향해 꼿꼿이 있었다. 여승 자신이 자신의 아름다움에 도취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사막에 있는 가는 모래와 바람결을 따라 능선과 계곡을 이루는 경치가 바로 이 몸, 이 가슴에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제는 모두 다 시들어버려 모든 것이 물 빠진 가죽자루와 같이 축 늘어졌다. 여승은 부처님의 무상법문이 틀림없음을 확인한다.

    여승의 회상을 계속 쫒아가 보자.

 

                               ㅡ 죄송합니다만, 내일 이어 또 게시하겠습니다.



<  매화 사랑  >   /    김남조

새봄의 전령

매화가 피었습니다.

매화는 첫새벽 샘물 위에

이슬 설픗 얹히듯이

고요히 피어납니다


매화는 

꽃이면서 정신입니다

눈 그치면 꽃 피자 꽃 피자고

스스로 기운 돋우는

용맹한 분발입니다

가장 오래 머무는 꽃도 

마음속 날마다의 매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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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  오늘의 부처님 말씀  >

하나를 채우면

또 다른 하나가 욕심나는 것이

세상 이치인즉

무엇을 바라고

무엇을 기다리는가.


한 번 가면 다시 못올 인생이니

무엇에 번민하고 누구를 탓하랴.


탓하지도 말고

바라지도 말 것이며

기다리지 말며

미워하지도 마라


인생은

바람같은 것이 아니겠는가.


                            ㅡ  < 법구경 >


<  꽃망울  >  /  이해인 수녀님

너를 향한 내 그리움의 꽃망울도

봄비에 젖어 터지려 한다

진달래처럼 아프게 부어 오른

나의 꽃망울

이제는 울면서 터지려 한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영원한 진리의 말씀인
<법구경>
게시봉사가 끝나
오늘부터는 뒷 부분인
<사십이장경>을 게시봉사하게 되었습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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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탈심 합장

정광월 합장님의 댓글

정광월 합장 작성일

동네 교보  나태주  이해인 수녀님 시집 신간있던데요
조금전 중 교과서 사러 시내 교보에 중 교과서  있다고
여기 바람  세어요

건강하셔요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참 좋은 도반 , 정광월 보살님!~

저는 나태주 시인님 명성을 들은 지 몇년이 되지 않았으며,
이해인 수녀님도 타종교인이므로 관심을 두지 않았던 무지한 사람입니다.

어리석기 짝이 없었습니다.
광화문 교보문고에는
옛적에 조계사 참배할 때 자주 들렀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소중한 댓글 감사 감사드립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원만행님의 댓글

원만행 작성일

목련이  흐드러지게피었네요?  공 무상  근본문수보살자리    상이없는비상    아뇩사라삼먁삼보리  정법교의  종지로  지금  완벽한  부처다  .  법성원융  무이상    항상  부처와  중생  지혜 자비  원력은  하나다  .  모든존재는  원래  고요하고  청정히다  .  증지소지비여경      믿는자  만자기 것이다  .  우리가  완전  최험자는아니다  .  이봄에 만든  꽃의  주인은  누구인가  ?  공부의  근본을  바로안다  !  중도의연기적  현상이며  기도를  열심히    무릎에피가나도록  ...또 경도보고  내가  체험으로  경험으로    확실히  1000번  100번  들어야한다  .  중생이불변이고  실체가없다는  정견과  불자선을 한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감사합니다 건강하십시요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생기발랄하신 큰보살, 원만행 보살님!~

#법성게(法性偈)의 첫 귀절
법성원융무이상(法性圓融無二相)ㅡ  그대로의 성품인 법성은 모가 나거나 편협하지 않아 둥글고 어떤 특별한 곳에만 있는 게 아니라 어느 곳에나 있다는 말.

증지소지비여경(證智所知非餘境)ㅡ 깨친 지혜로 알 뿐 다른 경계로는 알 수가 없다는 말

저같은 범부중생에게
불법은 너무나 어렵고, 그 가르침을 실천하기는 더욱 더 어렵습니다.

소중한 댓글 감사 감사드립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