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봉스님 { 안면암 일기 } : 초파일 연등과 벚꽃의 앙상블, <인간의 완성> 23 해탈한 사람의 시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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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4건 조회 509회 작성일 22-04-10 07:27본문
< 사십이장경 四十二章經 >
제 14 장
ㅡ 착한 것과 큰 것의 뜻을 밝힘.
사문이 부처님께 물었다.
"어떤 것이 착한 것이며 어떤 것이 가장 큰 것입니까?"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도를 행해서 참(眞: 眞如)을 지키는 것이 착한 것이요,
뜻이 도(道)와 합하는 것이 큰 것이다."

23
해탈한 사람의 시간
(소승 열반경 1)
시간의 줄을 타고 시간의 줄 위에서
영원을 얻으려고 하지 않고 한 순간의 일념에서
영원을 찾으려고 한다.
해탈한 사람에게는 시간이 어떻게 존재할까? 밀린다 왕이 나가세나 비구에게 시간이 존재하느냐고 묻는다. 비구는 “존재하는 시간도 있고 존재하지 않는 시간도 있습니다.”라고 대답한다. 그러자 다시 왕은 “어떤 시간은 존재하고 어떤 시간은 존재하지 않느냐?”고 묻는다.
비구는 존재하는 시간과 존재하지 않는 시간에 대해서 설명한다.
지나가 버렸거나 없어져 버린 과거에 대해서 시간은 존재하지 않습
니다. 그러나 시간은 결과를 낳거나 결과를 낳을 가능성을 갖거나 딴 곳에
다시 태어날 것에 대해서는 존재합니다.죽어서 딴 곳에 다시 태어나게 될
사람에게는 시간이 존재하며 죽어서 다시 딴 곳에 태어나지 않을 사람에
게는 시간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완전히 자유롭게 해탈한 이, 완전한 열반
에 이른 사람에게는 시간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해탈과 열반을 얻은 이들
은 시간을 벗어났기 때문입니다.
나가세나 비구는 시간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고 한다. 어떤 사람에게는 시간이 있고 어떤 사람에게는 시간이 없다는 말이다. 시간이 있는 사람은 ‘결과를 낳거나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라고 한다. 즉 업을 지어서 그 업에 따라 과보를 받을 사람을 말한다. 업에 따른 과보를 금생에만 받는 그런 사람뿐만 아니라 금생에 업을 짓고 죽어 다음 생에 자기가 지은 없을 받을 사람에게도 분명히 시간은 있다. 그러나 업을 짓지 않고 수행을 하는 사람, 수행해서 윤회로부터 해탈하고 열반을 얻은 사람에게는 시간이 없다고 한다. 해탈한 사람은 시간의 구속과 시간의 범주로부터 벗어났다는 것이다.
밀린다 왕이 나가세나 비구에게 시간의 근거를 물었을 때 비구는 십이연기를 외웠다. ‘무명으로부터 업을 짓고 업을 지음으로써 개념적 분별이 생기고 개념적 분별로부터 정신과 육체가 생기고 등등’으로 이어지는 내용이다. 우주의 최초 문제, 시간의 기점 문제를 이야기하다 보니 이 십이연기에 나오는 미혹무명의 뜻에 따라서 시간은 순환적이므로 우주 최초라든지 시간 기점은 정할 수가 없다는 관점에서 시간의 시작과 끝을 알 수 없는 것으로 해석했다. 그러나 시간이 있느냐 없느냐를 생각하게 되면 시간과 관련한 십이연기의 해석이 달라져야 한다. 이때에는 무명 · 행 · 식 · 명색 등의 윤회적 연기로 인해 시간이 있게 된다고 보아야 한다. 십이연기를 혹(惑) · 업(業) · 고(苦) 삼도로 줄인다면 미혹과 악업과 고통이 있기 때문에 시간이 있다는 것이다. 이 혹 업 고 삼도를 뒤집으면 법신(法身)과 반야지혜(般若智慧)와 해탈수행(解脫修行)의 삼덕이 된다. 이 삼덕에서는 시간이 없어진다. 미혹의 세계에 시간이 있는 것이지 깨달음의 세계에서는 시간이 없어진다.
미혹의 세계에 시간이 있다고 해도 그 시간이 실체적으로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마음에 따라서 있다. 이 시간의 주관성을 생각해 보기 위해서 강원도 속초 낙산사에 계시던 조신(調信)대사의 수행시절 이야기를 끌어와야 하겠다.
조신이라는 동자승이 17살 때 1,000일 관음기도를 하게 되었다.
100일 기도가 두 번쯤 지났을 때 강릉목사의 사모님이 딸을 데리고 낙산사에 와서 3일 기도를 했다. 동자승은 여자아이와 한 번도 직접 대면하거나 이야기할 기휘가 없었다. 다만 먼발치에서 지나가는 것을 몇 번 보았을 뿐이다. 그런데 강릉목사의 딸이 절을 다녀간 다음부터 동자승은 갑자기 입맛이 떨어졌다, 세상이 다 빈 것 같았다. 빈 세상에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연했다. 여자아이를 생각하면 숨이 막혔다. 몇 번 본 여자아이를 혼자서 무작정 그리워하던 동자승은 어느 날 자신에게 악마의 장애가 찾아왔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입으로 아무리 관세음보살을 불러도 떠오르는 것은 관세음보살이 아니라 그 여자아이였기 때문이다.
여자아이가 생각나면 날수록 동자승은 더 마음을 집중해서 기도했다. 관세음보살도 더 크게 불렀다. 그런데 더 열심히 기도하면 할수록 그 여자아이가 더욱 선명하게 떠오르는 것이었다. 그러면 동자승은 자신의 업력을 한탄하며 자신의 몸과 목청이 부서져 가루가 되어도 좋다는 듯 기도를 했다.
어느 날 밤늦게까지 열심히 기도하면서 그 여자아이 생각을 물리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그 여자아이가 법당 문을 열고 기도하는 동자승에게 다가왔다. 동자승은 꿈인지 생시인지 정신이 없었다. 여자아이는 선녀처엄 동자승에게 다가와서 동자승의 손을 끌었다. 여자아이가 끄는 대로 계속 달렸다.
여자아이는 아내가 되고 동자승은 남편이 되었다. 아이들을 다섯 낳았다. 세월은 빨리 흘렀다. 이제는 세상이 무덤덤해졌다. 아내가 사랑스럽지 않다고 생각해 본적은 한 번도 없으나 이제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일 정도가 되었다. 아이들을 키우기 위해서는 힘들게 일해야 했다.
어느 날, 건장한 사람이 이 동자승이 사는 마을에 왔다. 그 남자는 칼을 품고 왔다. 자기 약혼녀를 데리고 도망친 사람을 찾아서 죽여야겠다는 것이다. 동자승은 떨었다. 건장한 사내는 동자승이 자기가 찾던 사람임을 알고 칼을 들이대었다. 칼을 맞으며 ‘이제 죽었구나.’고 모든 것을 포기하는 순간 대종소리가 울리고 있었다.
동자승은 꿈에서 깨어났다. 새벽 3시 예불 중, 대종이 울리는 짧은 시간에 동자승은 절을 하기 위해 엎드렸다가 잠깐 꿈을 꾼 것이었다. 동자승은 약 1분여 사이에 일생을 산 것이다. 동자승은 이제 그 여자아이로부터 자유롭게 되었다. 동자승은 나중에 훌륭하고 유명한 고승 조신대사가 되었다.
ㅡ 죄송합니다만, 내일 또 이어 게시봉사하겠습니다.
★ 초파일 연등과 벚꽃의 앙상블



< 벚꽃 > / 박인걸
벚꽃나무의 영혼이
꽃으로 부활하여
가지 위를 맴돌다
홀연히 사라진다
꽃다움의 극치는
원죄가 없어서일까
흠도 티도 없는
꽃의 원조로구나
탐욕과 이기를 버리면
얼굴과 꽃이 피고
미움만 버려도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우리.
해맑음과 눈부심이
강하게 자극할 때
꽃과 마주한 나는
큰 부끄러움을 느낀다.
< 벚꽃 > / 이재기 1938~
백설이 떡잎 같은 눈
봄날 4월 나뭇가지에
온 세상의 나무를 네가 덮었구나
선녀 날개옷 자태인 양
우아한 은빛 날개 펼치며
송이송이 아름드리 얹혀 있구나
희지 못해 눈부심이
휑한 마음 눈을 뜨게 하고
꽃잎에 아롱진 너의 신심
아침 이슬처럼 청롱하구나
사랑하련다
백옥 같이 밝고
선녀 같이 고은 듯
희망 가득 찬 4월의 꽃이기에.










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 오늘의 부처님 말씀 >
"수행은 집착하지 않고 동요하지 않는 지혜의 연마이다."
ㅡ < 잡아함경 >
< 환희 > / 신달자
꽃잎이
완전히 문을 여는
그런 절정의 순간에는
시간의 흰 이마가 보인다
올 때가 드디어 왔다는
두려움 희열
다디단 아쉬움이
몇 억 광년에 감싸인
비밀을 드러내 보이는 것이다
손을 대면
"톡"하고 되울림하는
시간의 탄력성
똑 똑 떨어지는
맑은 물소리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정광월 합장님의 댓글
정광월 합장 작성일
나무에도 신이 있다고
조계사 회화나무
삼청동 칠보사 느티나무에 손 대며 기도 하시는 보살님
그곳 안면암
꽃
한창 화사하게 만개 하겠네요
지장대원 탑
점안식 기다려 집니다
건강하셔요
정광월 합장
ybr님의 댓글의 댓글
ybr 작성일
참 좋은 도반, 정광월보살님 !~
시방삼세
삼라만상에 모두 불성이 있다고 배웠으니 당연히 신이 있겠지요.
깊고 깊은
인연으로
50년 전에 뵈었던
조계사 회화나무는
불보살님들 가호와 가피 은덕으로
신비한 영험이 매우 크실 것 같습니다.
우리들 안면암을
초파일 전에 꼭 참배하고 나서
며칠 지나면
회화나무 신목에
52년 전의 철없던 여고생 불자를 기억하시느냐고 당돌하게 여쭙겠습니다.
아마도 저의 머리를 다정히 쓰다듬으시면서
"이제야 제대로 철이 드는 모습이구나.
많이 컸다.진정 오로지 불보살님의 가피로다."
하실 것 같습니다.
우리 안면암 꽃대궐 상춘하러 함께 가실래요?
지장대원탑 점안식 학수고대하시는
큰스님과
설봉스님
봉사자님들
신도님들
그때까지 언제나 늘 건안하십시오.
소중한 댓글
감사 감사드립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정광월 합장님의 댓글
정광월 합장 작성일
허허 지명 대종사님
동국대 재학시절 조계사 수위실서 공부 하셨다고
정각월 노보살 님께서
과천 옮기기전
대종사님의 처소를 보시고...
조계사 진관스님께서
40대 노보살님께서
하얀 모시 한복 입으시고
조계사 법당에...
고 남성화 회장님 생각이
효자동 사시고
김지미 당대 배우들이 노보살님 집에
최초의 에밀레종 영화 감독 이시었다고
거사님께서
조카가 노보살님 댁에서 공부
헌법 재판관
김희옥 전 동국대 총장님과 같이 헌법 재판관
정광월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