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봉스님 { 안면암 일기 } : 5 뱀의 허물과 무소의 뿔 ( 2 ) 2022년 3월 6일 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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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6건 조회 954회 작성일 22-03-06 07:01본문
{ 법구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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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한 것이나 강한 것이나
모든 생명을 놓아 살려 주고,
해치거나 괴롭힐 마음이 없는
그를 나는 '바라문'이라 한다.
모든 인간성을 무시하는 곳에서
참된 인간성이 발휘되는 수도 있다.
전장의 인정.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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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의 허물과 무소의 뿔 ( 2 )
( 숫타니파타 1 )
진정한 큰 사랑을 위해서는 출가수행자는 물론이거니와 재가불자도 자기중심의 애착을 끊어야 한다. 보통 사람이 가진 애정이라는 것은 욕망의 충족이거나 보답이거나 의무다. 아울러 그 애정의 밑바닥에는 자기중심적인 생각이 깔려 있다.
혼자 자는 사람이 인형이나 베개를 껴안고 자면 든든하다. 혼자 있는 사람의 마음은 외로움을 느끼기 마련이다. 외로움을 채워줄 사람이 필요하다. 사람들이 다 그런 식으로 사랑하니까 허물이 되지는 않지만 인간이 짊어지고 나온 욕망이라는 짐을 채운다는 점은 부정할 수가 없다. 부모님에 대한 사랑도 내가 은혜를 입은 것을 생각하며 보답하는 것은 조건적인 사랑이다. 그 조건 밑에는 자기중심이 깔려 있다.
남편이 아내를, 아내가 남편을 사랑하는 데 있어서는 의무의 마음이 깔려 있다. 인간은 권태를 느끼게 되어 있어 변화를 추구한다. 한 가지 냄새를 계속 맡으면 나중에 그 냄새를 느끼지 못하게 되어 있다. 한 사람과 계속 살다보면 그 사람에 대한 사랑이라는 것이 무덤덤하게 되어 있다. 그때부터의 사랑은 의무적인 사랑이 된다. 보통 사람의 사랑은 이기적인 본능을 기본으로 해서 본능 충족적이거나 보답적이거나 의무적이 될 수밖에 없다.
부처님은 큰 사랑을 요구한다. 젊음과 늙음에 관계없는 사랑을 말하고자 한다. 상대가 중풍으로 10년을 누워있어도 교통사고에 의한 뇌사상태로 50년을 누워있어도 의식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 조금도 덜하거나 흔들림이 없는 사랑을 펴고자 한다. 억지로 댐을 막아서 물을 고이게 하는 식의 사랑이 아니라 물을 펴내면 펴낼수록 더욱 힘차게 솟아오르는 지하수 같은 사랑을 가르치고자 한다. 자기를 완전히 지운 것을 전제로 해서 아이에게 젖을 먹이거나 짜내지 않으면 유방이 불어서 아프게 되는 그런 숭고한 사랑을 알리고자 한다.
다음에 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내용을 보면 부처님의 사랑이 어떤 것인가를 한층 더 분명히 알 수가 있다.
서로 사귀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는 사랑과 그리움이 생긴다.
사랑과 그리움에는 괴로움이 따르는 법.
연정에서 근심 걱정이 생기는 줄 알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물속의 고기가 그물을 찢듯이
한번 불타 버린 곳에는 다시 불이 붙지 않듯이
모든 번뇌의 매듭을 끊어버리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자비와 고요와 동정과 해탈과 기쁨을
적당한 때를 따라 익히고
모든 세상을 져버림이 없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계속해서 반복되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중에서 몇 개만 보았다. 여기에 있는 내용만 보아도 그 의미가 서로 상충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있다.
한편으로 그리움은 괴로움을 만들게 되니까 사랑과 연정을 피하라고 한다. 불타 버린 곳에 다시 불이 붙지 않는 법이니까 사랑의 연료를 다 태워버려서 다시는 애착의 불이 붙지 않게 하라고 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세상을 저버림이 없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고 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앞뒤가 어긋난다.
그러나 어긋날 것이 없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말을 혼자 도치해 버리라는 말로 해석하지 말고 상대적인 사랑을 하지 말고 절대적인 사랑을 하라는 말로 해석하면 문제는 풀리게 된다. 상대에 따라서 상대의 변화에 따라서 또는 상대에 대한 자신 쪽 감정의 변화에 따라서 반응을 보이는 사랑은 상대적인 사랑이다.
그 사랑은 환경과 조건에 따라서 얼마든지 줄어들거나 없어질 수 있다. 그러나 상대가 어떻게 변하든지 상관없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돌진해, 혼자서 사랑을 해버리면 그것은 절대적인 것이 된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를 상대적인, 비교적인 사랑으로 이해하지 말고 절대적인, 그리고 주기만 하는 사랑을 하라는 뜻으로 이해하게 되면 우리는 상대를 의식한 사랑이 아니라 나 스스로 좋아하는 사랑을 하게 된다. 여기에는 권태도 질투도 있을 수 없다. 지침도 있을 수 없다. 집착과 미움도 있을 수 없다. 만남이나 이별이 그의 사랑을 변하게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괴로움을 여의는 사랑이 된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는 사랑은 부모자식이나 남녀 간의 사랑에서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의 사랑으로 확산될 수가 있다. 중생의 사랑이 아니라 보살의 사랑이 되는 것이다. 여기에는 이기적 욕망적 보답적 의무적인 사랑이 있을 수가 없다.
부처님은 사랑을 하려면 좀 제대로 하라는 것이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나아가라는 말이다.






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 오늘의 부처님 말씀 >
작은 쾌락이
온갖 고통을 동반한다.
그래도 세상 사람들의 욕망은
마치 하늘에서 황금이
소나기처럼 쏟아질지라도
결코 모두 채워지지 않는다.
- 법구경 -
< 물물교환 > / 세러 티즈데일
삶은 아주 멋진 것들을 팝니다.
한결같이 아름답고 훌륭한 것들을.
벼랑에 하얗게 부서지는 푸른 파도
잔처럼 경이로움을 가득 담고
쳐다보는 아이들의 얼굴.
금빛으로 휘어지는 음악소리
비에 젖은 솔 내음
당신을 사랑하는 눈매, 보듬어 안는 팔,
전 재산을 털어 아름다움을 사세요.
한순간의 환희를 위해
당신의 모든 것을 바치세요.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ㅇㄷ님의 댓글
ㅇㄷ 작성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는 사랑은 부모자식이나 남녀 간의 사랑에서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의 사랑으로 확산☆될 수가 있다. 중생의 사랑이 아니라 보살의 사랑이 되는 것이다.
여기에는 이기적 욕망적 보답적 의무적인 사랑이 있을 수가 없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나아가라는 말이다.
ybr님의 댓글의 댓글
ybr 작성일
ㅇㄷ님!~
저는 예전에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뜻을 막연히 제멋대로 생각했었지요.
이제사 겨우 그 심오한 부처님의 가르침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소중한 댓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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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정광월 합장님의 댓글
정광월 합장 작성일
하늘이 구름 한점 없이 푸른색
파계사의 하늘 빛.
청계사의 하늘 색
모든분들 건강하셔요
ybr님의 댓글의 댓글
ybr 작성일
참 좋은 도반, 정광월보살님!~
저는 청계사의 하늘 색을 모르니 운이 그다지 좋은 사람이 아니네요
파계사 하늘 빛은 더욱 모르고요.
소중한 댓글 감사드립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원만행님의 댓글
원만행 작성일삶과죽음의문턱에서 해결할 물음은? 왜도는구해야하나? 모든 얼섞음벗어나는 것이수행이다 과학 철학 종교도 아니지만 은 .... 와냐? 뭐냐? 줘요다 . 근러나 수행은 다아닌 머물지않고 종교이상의 수행의 나를찿는 깨달음이다 . ㅇㄷ님의 멋진 댓글에 합장 합니다 . 나무아미타불 감사합니다 건강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