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봉스님 { 안면암 일기 } : < 인간의 완성 > 6 비가오나 눈이 오나 (2) 2022년 3월 8일 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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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5건 조회 765회 작성일 22-03-08 07:23본문
{ 법구경 }
407
탐냄과 성냄과 어리석음과
또 교만 · 질투들 모든 악 버리기를
뱀이 껍질을 벗듯 하는 사람,
나는 그를 '바라문'이라 한다.
조그마한 기쁨!
참으로 순수하고, 깨끗하고, 알뜰한 행복이란 커다란 영화에보다
이러한 조그마한 기쁨에 있다.
시샘도 없고 겁도 없는 조그마한 기쁨에.

6
비가 오나 눈이 오나 ( 2 )
(숫타니파타 2)
무상의 세월의 변화가 내가 가진 것을 다 앗아가더라도
가지고 있을 때와 다름없이
평화롭고 든든하게 살 수 있어야 한다.
다시 소치는 사람이 말한다.
아직 길들지 않는 송아지도 있고 젖을 먹는 어린 소도 있습니다.
새끼 밴 어미 소도 있고 암내 낸 암소도 있습니다.
그리고 암소의 짝인 황소도 있습니다.
그러니 하늘이여, 비를 뿌리려거든 비를 뿌리소서.
이의 대구로 부처님이 말씀하신다.
아직 길들이지 않은 어린 소도 없고 젖을 먹는 송아지도 없다.
새끼 밴 어미 소도 없으며 암내 낸 암소도 없다.
그리고 암소의 짝인 황소도 없다.
그러니 하늘이여, 비를 뿌리려거든 비를 뿌리소서.
소치는 사람은 행복해 보이는 정경을 말한다. 송아지 · 어린 소 · 어미 소 · 황소 등이 평화롭게 있다. 그 소치는 사람에게는 이제 어떤 일이 있어도 무서울 것이 없다. 그는 소유에 의해서 안심을 느낀다. 이에 비해서 부처님은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음을 강조한다. 가진 것이 아무 것도 없다. 이때 갑자기 하늘에 검은 구름이 덮이고 사방이 어두워지더니 억수같은 비가 내렸다. 곧바로 골짜기와 언덕에 물이 넘치고 송아지와 움막이 떠내려갔다. 그러자 소치는 사람이 부처님께 엎드려서 말했다.
우리는 거룩한 스승을 만나 배운 바가 참으로 큽니다. 아내와 함께 귀의
해서 해가 뜨는 날이나 비오는 날이나 관계없이 행복 속에 있는
스승 곁에서 마음을 항복받고 순종시키면서 살겠습니다.
소치는 사람이 부처님께 귀의하자 이를 샘낸 악마가 말했다.
자녀가 있는 이는 자녀로 인해 기뻐하고, 소를 가진 이는 소로 인해 기뻐한다.
사람들은 집착으로 기쁨을 삼아 집착할 데가 없는 사람은 기뻐할 건더기도 없으리라.
이 악마의 말에 대해서 부처님은 응답하신다.
자녀가 있는 이는 자녀로 인해 근심하고 소를 가진 이는 소 때문에 걱정한다.
사람들이 집착하는 것은 마침내 근심이 된다. 집착할 것이 없는 사람은 근심할 것도 없다.
악마는 소유와 집착이 가져다주는 작은 기쁨을 말하고 부처님은 소유와 집착이 결과적으로 가져올 근심과 실망을 말한다.
출가수행자은 무소유의 가르침에 대해서 아무런 해석이 필요 없이 그대로 실천해야 할 것이다. 출가수행자가 여기에 해석을 붙이면 무소유를 범하는 데 대한 자기합리화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속세에서 직장을 가지고 생활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무소유의 생활을 해야 하느냐가 문제이다. 이 문제는 앞에서 살펴본 대로 현대의 우리가 국가 사회 가정이라는 조직 속에 살면서 남을 돕고 남의 도움을 받으면서도 어떻게 하면 누구에 의해서도 고용되지 않는 자유인이 될 수 있느냐와 관계가 있다.
소유와 집착으로부처의 자유가 가지고 있는 것을 모두 내다버리라는 뜻은 아닐 것이다. 일도 않고 놀면서 소비만 하라는 뜻도 아닐 것이다. 소유하기는 하되 거기에 집착하지 말고 나보다 더 필요한 이에게 줄 수도 있어야 한다는 뜻일 것이다. 또 무상한 세월의 변화가 내가 가진 것을 다 앗아간다고 하더라도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이 없어도 가지고 있을 때와 다름없이 평화롭고 든든하게 살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내가 가진 것은 본래 내 것이 아니었고 머지않아 나에게서 떠날 것이라고 확실하게 깨닫는 이가 있다면 그에게는 소유와 무소유가 아무런 차이가 없을 것이다. 열심히 일해서 재물을 모아야 하지만 그것을 남에게 줄 수도 있고 그것 없이도 잘 살 수 있다는 각오가 필요한 것이다. 내가 가진 금덩이를 아들이 가진다고 해서 크게 억울할 일이 아니다. 아들이 가진 금덩이를 아들의 부인 즉 며느리고 가진다고 해도 좋다. 며느리가 가진 금덩이를 남동생 부인의 이모부, 또는 이모부의 사돈의 팔촌이 가진다고 해도 속상하지 않을 수 있어야 한다.
부처님은 지금 금덩이가 누구의 품에 있느냐에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인간이 어떻게 소유를 해야만 재물의 소유 무소유에 상관없이 평화와 행복을 얻을 수 있느냐에 관심이 있는 것이다. 소유와 무소유에 자유로우면 세간의 소유와 관계 속에서도 고용의 얽매임과 집착의 근심을 여읠 수 있다.
그는 집에 있으면서도 마히 강변에서 모든 탐욕의 불을 끄고 별빛을 등불로 삼아 하룻밤을 편히 쉬는 부처님과 같이 될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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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 오늘의 부처님 말씀 >
행동이 항상
몹시 거칠고 난폭하며,
그리고 험담을 좋아하고
친구를 배신하며,
성품이 자비가 없고
오만하며 인색하여
남에게 자선을 베풀지 않는
사람들이야말로 비린 것이지,
고기를 먹는 것이
결코 비린 것은 아니다.
ㅡ 숫타니파타
<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 / 김종삼 (1921~ 1984 현대시학 작품상 수상)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시가 뭐냐고
나는 시인이 못 됨으로 잘 모른다고 대답하였다.
무교동과 종로와 명동과 남산과 서울역 앞을 걸었다.
저물녘 남대문 시장 안에서
빈대떡을 먹을 때 생각나고 있었다.
그런 사람들이
엄청난 고생 되어도
순하고 명랑하고 맘 좋고 인정이
있으므로 슬기롭게 사는 사람들이
그런 사람들이
이 세상에서 알파이고
고귀한 인류이고
영원한 광명이고
다름아닌 시인이라고.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원만행님의 댓글
원만행 작성일해가길어졌읍니다. 석양에지는해가 발코 평화릅습니다 세상이 누구나 불없는 자애로운 따뜨싼 빛이되어살아갔음해봅니다 .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감사합니다 건강하십시요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생기발랄하신 큰보살, 원만행 보살님!~
아침 노을보다 저녁 석양의 노을이 더 아름답다고 합니다.
우리들의 서서히 지는 삶도
마냥 밝고 평화롭다면 그 얼마나 보람이 있을까요?
소중한 댓글 항상 감사 감사드립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ㅇㄷ님의 댓글
ㅇㄷ 작성일
악마는 소유와 집착이 가져다주는
작은 기쁨을 말하고
부처님은 소유와 집착이 결과적으로 가져올
근심과 실망을 말한다.
크게 공감합니다
ybr님의 댓글의 댓글
ybr 작성일
ㅇㄷ님!~
세밀히 정독하시고
크게 공감해 주시는 착한 선근에 감사드립니다.
소중한 댓글 감사합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