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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봉스님 { 안면암 일기 } : <인간의 완성> 15 눈을 뽑아 물리친 유혹 (2) 2022년 3월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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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5건 조회 529회 작성일 22-03-26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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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구경 >

423

전생을 알고, 내생을 알고

생사의 수레바퀴 끝난 곳 알아

신통이 원만하고 할 일을 마친 사람,

그를 나는 '바라문'이라 한다.


불의(佛意) 신력(神力)을 완전히 이해하고 파악한 곳에 기적이란 아무런 의미도 가질 수 없다.

거기에는 일체가 상사(常事)요, 아니면 일체가 기적이기 때문이다.

기적이란 언제나 제한된 힘의 범위, 인간의 근시안에서만 성립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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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눈을 뽑아 물리친 유혹 (2)

(장로니게 1)

 

     자태가 아름답고 마음에 집착을 여읜 여승은 아무 거리낌 없이 눈알을 뽑아냈다. “자, 이 눈을 가지고 가십시오.”라고 말하고 눈알을 청년에게 건네주었다. 청년의 애욕은 흔적도 없이 싸늘하게 식어 버렸다. 그는 여승에게 용서를 빌었다.

     “타오르는 불길을 끌어안은 것처럼 나는 그러한 사람을 해치려 하였습니다. 나는 말하자면 독서를 거머쥔 셈입니다. 부디 나를 용서하십시오.”

     그 여승은 청년으로부터 벗어나 신묘하신 부처님 곁으로 갔다. 부처님의 거룩한 모습을 보고 여승의 눈은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여승이 청년의 유혹을 물리치는 장면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 청년의 유혹도 만만치 않다. 청년은 먼저 흩날리는 꽃가루와 내뿜는 향기를 상기시키녀 분위기로 사람의 마음을 흔들려고 한다.

     그리고 혼자 가는 수행길의 고독과 고난을 말한다. 갖가지 보석과 좋은 환경, 좋은 조건을 내세우며 여성의 허영심을 부추긴다. 눈을 들먹이며 타오르는 애욕을 훈김으로 내보인다.

     그러나 여승의 마음은 확고하다. 부정한 것에는 일체 오염되지 않았다. 부처님 법을 모르는 좀 멍청한 여인들도 많을 것이라고 말해 준다. 자신은 꿈자리에서 본 황금나무나 그림자놀이에 나타나는 헛된 것이라고 타이른다. 눈의 아름다움과 애욕을 관련시키자 여승은 눈알을 뽑아서 청년에게 주어 버린다.

     필자가 이 이야기를 택한 것은 눈알을 갑자기 뽑아버리는 충격적인 지혜와 신심과 용맹심에 감동을 느꼈기 때문이다. 이 여승의 이야기 첫 부분을 보면서 유혹의 시와 그것을 뿌리치는 응답이 아름답게 느껴지기만 했다. 여승이 그 청년의 유혹을 뿌리칠 줄은 짐작했지만 자신의 눈을 뽑아 내줄 것은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

     이 세상의 수행자들이 어떤 유혹이 있을 때에 이 여승처럼 눈을 뽑아서 주거나 팔을 잘라서 주거나 , 혀나 입술을 잘라 준다면, 그럴 정도의 견고한 신심과 의지라면 어떠한 욕망도 싸늘하게 식히고 말 것이다.

     사람들은 처음 발심해서 수행을 시작한다. 그러나 인간의 마음은 한 번 결심한 생각이 계속되도록 되어 있지 않다. 마음에 흔들림이 없이 항상 여일하도록 되어 있지 않다. 마음은 내적 외적 샹황에 따라 흔들리게 되어 있다.

     수행자는 한 번 발심으로 끝나지 않고 끊임없이 재발심을 해야 한다. 이 초발심이 바로 정각을 이루게 한다는 말도 있지만 그 초발심은 숫자상으로서의 하나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초심이 흔들리거나 변질되지 않는 한결같은 자세를 뜻한다. 초심을 끊임없이 상기하는, 끝없는 초심의 재발심에 의해서 정각을 이룰 수가 있다.

     한 비구니스님이 청년의 유혹을 극복한 이야기이지만 유혹을 극복하는 이 이야기는 출가자에게 뿐만 아니라 모든 구도자에게 똑같이 필요하다.

     청년과 여승은 애욕을 기본적인 것으로 드러내 놓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것은 우리 인간이 가진 뿌리를 찾을 수 없는 허전함과 고독 그리고 무엇인가를 잡기 위한 허우적거림을 이해하기 쉽게 상징적으로 나타낸 것이 아니겠는가.

     밖에서 나를 유혹하는 사람이 없다면 안으로부터 유혹을 꾸며낸다. 사람은 스스로 유혹하고 스스로 유혹을 당한다. 불도의 길을 가는 것은 인간의 허점인 빈 마음의 고독을 들먹이며 그것을 환희로 채워 줄 수 있다고 자신하는 유혹들의 숲을 헤치고 나아가는 것이다.


     온갖 종류의 유혹들이 우리들의 표면의식 또는 심층의식 속에 항상 자리하고 있다. 우리는 그 유혹들을 완전히 지울 수가 없다. 그것들은 인간존재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파도를 다 퍼내고 나면 남는 물이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이야기의 여승이 눈을 뽑아 버림으로써 자신의 내면에 폭발물처럼 숨어있는 업력과 상대의 애욕을 동시에 식히듯이, 우리도 그런 정진의 마음과 불퇴전의 원력을 가지고 있느냐는 것이다.

 

<  수선화에게  >    /   정호승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 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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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  오늘의 부처님 말씀  >


"사람은 누구나 본래 깨달으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사실을 자각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자각한 사람은 영원히 흔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 대승기신론>


<  꽃과 나  >    /  이해인 수녀님


예쁘다고

예쁘다고

내가 꽃들에게

말을 하는 동안

꽃들은 더 예뻐지고


고맙다고

고맙다고

꽃들이 나에게

인사하는 동안

나는 더 착해지고


꽃물이 든 마음으로

환히 웃어 보는

우리는 고운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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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탈심 합장

정광월 합장님의 댓글

정광월 합장 작성일

어제 청재설헌의  수선화를 보며
지금 생각하니 수심화 이사장님 모습이 떠 오는것 같아요
거사님  49재 지금 소식 접했어요
죄송합니다
저는  몰랐습니다
안면도 방생 참여한적 없고
과천 포교당도 자주 가지 못하고

거사님의
극락 왕생을 발원 합니다

이사장님
감사드립니다
항상 따뜻한 배려와 도움
죄송합니다

          정광월 합장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참 좋은 도반, 정광월 보살님!~

맞습니다.
수선화를 보면 고아하신 수심화 보살님이 떠오르지요.

비가 계속  많이 왔는데도
신도님들께서
49재에 적극 동참해 주셨습니다.

공개적으로 알렸거나,
코로나 19 재난 중이 아니였으면
거의 모든 안면암 신도님들이 참석하셨을 것입니다.

49재에 지극한 마음으로 기도를 올려 주신
큰스님과
설정스님께 깊이 감사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봉사하신 분들과
기도에 동참하신 모든 분들께도
정중히 감사드립니다.

우리 모두 건강한 몸으로
신도님들을  기쁘게 다시 뵙기를 간절히 기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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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약사여래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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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탈심 합장

원만행님의 댓글

원만행 작성일

서산대사  님의  천계만사랑    호로일점  설    니우수상행하니  대지허공렬  이로다  나무아미타불  .  진흙소가  물위를달 린다  .    일심작위    아뇩다라  삼먁삼보리  .감사합니다 건강하십시요  .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생기발랄하신 큰보살, 원만행보살님!~

'진흙소가 물위를 달린다' 라는 명구를 인터넷에서 찾아 봤습니다.

#진흙소가 물 위를 걸어간다 ㅡ 2006년에 발간한 무비스님이 가려뽑은 명구 100선이 있네요

머지않아 꼭 필독해 보겠습니다.

소중한 댓글 감사 감사드립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