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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봉스님 { 안면암 일기 } : < 인간의 완성 > 3 분노를 다스리는 마부 (법구경3) (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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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탈심게시봉사 댓글 5건 조회 871회 작성일 22-03-02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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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구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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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잎의 물방울처럼, 바늘 끝의 겨자 알처럼,

뱀이 껍질을 벗는 것처럼,

세상의 즐거움을 마음에 버린 사람,

나는 그를 불러 '바라문'이라 한다.


지상은 유혹의 시장이다. 생 자체가 하나의 약속된 유혹이다.

사람은 누구나, 어떤 형식으로나, 언제든지 어떤 무엇에 유혹되어 있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어떤 무엇에 유혹되지 않고는 너무 고독하여 살 수 없는 것이 우리 인간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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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서 나무귀신은 비구를 죽이려다 말고 두 가지 생각을 한다. 일을 저지르면 지옥에 가서 고생할 것이 두렵다는 생각과 비구를 해치면 그것이 선례가 되어 다른 이들도 자신을 본받게 되리라는 생각이다. 나무귀신이 인과를 생각해서 비구를 죽이지 않은 것도 고마운 일이지만 더욱 고마운 것은 계행이 청정한 비구를 걱정하는 태도이다.

     계행이 나무귀신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 만큼 중요하기는 한데 현대 산업사회의 환경 속에서 스님들의 계행 지키기가 옛날만큼 쉽지 않다. 그래서 큰스님들은 설하기를 이 말세에 청정한 계율을 지키는 것은 시장바닥에서 범이 사는 것과 같다. 그러나 설사 계율이 충분치 못한 스님이 있다 하더라도 달이 뜨기 전에는 등불을 의지해야 하고 마니주가 없는 곳에서는 금 은이라도 보배로 삼아야 하듯이 스님들을 의지하고 따라야 한다고 가르친다. 또 수행자가 깨달음과 계행이 부족하더라도 염불 · 참선 · 독경을 하거든 무조건 보호하라고 한다. 주머니가 더럽다고 해서 황금을 버릴 수는 없고 시궁창을 피하고서는 연꽃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나무귀신이 선례를 걱정하는 것도 훌륭한 자세이다. 김구 선생이 쓴 글 중에서 이런 내용을 읽은 적이 있다.

‘깊은 밤에 눈이 덮인 산길을 걸어가더라도 함부로 아무렇게나 걸어가지 말고 발자국 표시를 분명히 하면서 또박또박 걸어가라.’

      뒤에 오는 사람은 앞서 지나간 사람의 발자국을 따를 것이기 때문이다. 앞에 걸어간 사람이 산의 눈길을 흩어 놓으면 뒤에 오는 사람은 혼란을 일으키게 된다. 인생도 마찬가지가 아니겠는가. 발자국마다 바르게 표시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나라의 부패개혁 작업에 있어서 발자국을 분명하게 찍지 않은 이들은 걱정해야 하고 분명한 걸음을 걸어온 이는 편안하다. 언제나 바른걸음은 편안할 것이다. 아울러 뒤에 따라오는 이에게 바른길을 제시해 주는 이중의 공덕을 쌓게 된다.

     나무귀신이 분노를 참고 부처님께 고했을 때 부처님은 진심이 일어났을 경우 그것을 잘 다스리는 사람이 진실한 마부이고 다른 이는 단지 고삐만 쥐고 있는 상태라고 한다. 그렇다. 우리 중에는 고삐만 쥐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즐거운 마음이 들면 거기에 끌리고 성내는 마음이 들면 거기에 끌린다. 나를 움직이는 것은 내가 아니라 환경의 상황이다. 우리는 그저 마음의 고삐를 잡고 있는 척만 할 뿐 우리 마음을 제대로 이끌어 가지 못한다. 그래서 부처님은 진짜 마부는 분노가 일어났을 때 그 마음을 자신이 쥐고 있는 고삐로 잘 조절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분노를 다스리는 이야기와 게송은 계속된다. 비구들에게 공양하기를 좋아하던 한 처녀가 결혼을 했다. 그러나 남편은 신심이 없어 스님들에게 공양을 올릴 수 없게 되자 친정의 도움을 받아서 기생 한 명에게 급료를 주고 남편을 시중하게 했다. 남편은 부인이 데리고 온 기생의 용모가 아름다웠으므로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신심이 없는 남편은 부인이 스님의 공양을 준비하는 것을 보고 생각했다.

‘참으로 어리석은 부인이로구나. 아무 이익도 없이 무엇 때문에 비구들에게 공양을 대접하겠다고 저 고생을 하는가.’

이런 생각을 하며 피식 웃었다. 남편이 자기 본부인을 사랑해서 웃는 것으로 착각한 기생은 강한 질투심이 생겼다. 본부인의 머리에 뜨거운 기름을 부으려고 하자 본부인은 기생의 악심을 알아차렸다. 그러나 그 기생이 얼마동안 남편의 여자가 되어서 자신이 스님들께 공양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을 고맙게 생각해서 기생에 대한 자비심으로 태연하게 행동했다. 갑자기 기생이 본부인에게 기름을 퍼붓는 것을 보고 사람들은 기생을 두들겨 팼다. 본부인은 자신의 아픔을 돌보지 않고 사람들을 말려 기생을 구해냈다. 기생은 뉘우치고 부처님께 잘못을 빌었다. 사정을 들은 부처님은 본부인을 칭찬하며 게송을 읊으셨다.

 

분노를 정복하는 것은 겸손과 자비

사악을 정복하는 것은 선과 지혜

인색을 정복하는 것은 관용과 베품

거짓말을 정복하는 것은 진실을 말하는 것이다.

 

     여기서 본부인의 신심이 돋보인다. 기생을 자신의 자리에 앉혀 놓고 스님을 공양할 정도라면 그 마음은 중생의 마음이 아니고 이미 보살의 마음이다. 여기서 육바라밀이라는 말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보시 · 지계 · 인욕 · 정진 · 선정 · 지혜라는 말은 없어도 스님들께 공양하는 마음, 자신을 청정하게 간수하는 마음, 기생의 공격도 인욕하는 마음이 있다. 본부인은 끊임없이 노력하고 마음을 집중하며 일을 지혜롭게 처리한다. 그 행동 속에 육바라밀은 그대로 나타난다. 부처님은 분노 사악 인색 등을 정복하는 것이 겸손 자비 선 지혜 관용 베품이라고 말한다.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행하기는 어려운 가르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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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모르는 새 친구  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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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내 살아 남은 은목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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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길 수 없는 봄 ㅡ  수선화 새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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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 오늘의  부처님 말씀 >

"사람의 마음을 덮어 어리석게 하는 것은 애착과 탐욕이다."

                                                            ㅡ    < 사십이장경>

<    통한다는 말  >      /  손세실리아


통한다는 말, 이 말처럼

사람을 단박에 기분 좋게 만드는 말도 드물지

두고두고 가슴 설레게 하는 말 또한 드물지


그속엔

어디로든 막힘없이 들고나는 자유로운 영혼에

흐르는 눈물 닦아주는 위로의 손길이 담겨있지


혈관을 타고 흐르는 붉은 피도 통한다 하고

물고 바람과 공기의 순환도 통한다 하지 않던가


거기 깃든 순정한 마음으로

살아가야지 사랑해야지


통한다는 말, 이 말처럼

늑골이 통채로 무지근해지는 연민의 말도 드물지

갑갑한 숨통 터 모두를 살려내는 말 또한 드물지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정광월 합장님의 댓글

정광월 합장 작성일

동백이...
정호승 시인의
수선화에게

코로나 조심하셔요
건강
과천  포교당
안면암  모든 불자님
건강하셔요
초기 감기 코로나로 간데요
경험한 친구가
따뜻하게 지내셔요

            정광월 합장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참 좋은 도반, 정광월보살님!~

정호승 시인의 수선화에게  읽은 적이 있습니다.

코로나 조심하며 항상  따뜻하게 지낼게요.

소중한 댓글 감사 감사드립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

원만행님의 댓글

원만행 작성일

우리가 마음을 안믿는다  .너무너무 안믿는다 .  마음법문에대한  믿음    심지 법문    자기가듣는대로  이해하는것이  인과다 .  마음하나깨달으면다  풀린다  .작 기마음찿고중요한 내마음죽지않는내마음 극락도  내마음  지혜로울적 간다 .행복도  마음대한  믿음이철저해야한다  .내마음  건강하고 밝고중요한  닦음이  화실해야한다  . 시작이 바로결과다  .  마음근원으로돌아가는것이 예불이다  중요한기환심원  !  예불이다 .  제불예경하고    절복 무명하고  공경진성함이다  .  서산대사님께서  하신마씀!  인생수행  화엄법화  금강 경3가지중요한  수행경지 집착만없으면도는저절로 이룬다인연이  무상하고  생명이순간이다    여기서도를 깨달아라  .  인명  여전광하니  강력 개귀사  로다  나무아미 타불    중생심은 살에대한집착이다 .  결과는 죽음이요슬픔이다  .항상지혜로게 극락을 즐깁시다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나무아미타불

해탈심게시봉사님의 댓글

해탈심게시봉사 작성일

생기발랄하신 큰보살, 원만행 보살님!~

마음 근원으로 돌아가는 것이 예불임을 잘 배웠습니다.
내일은 음력 2월 초하루 법회일이니
모든 부처님께 예경하러
많은 불자님들께서 포교당을 참배하실 것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코로나19 때문에 여의치 못해 안타깝고 섭섭한 현실입니다.

삶에 대한 집착을 여의고 중생심 없이 살아가는 인간이 그 얼마나 있을까요???

소중한 댓글 감사 감사드립니다.

나무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나무약사여래불

                                                        해탈심 합장